'대한항공 에이스'이은혜 귀화11년만에 첫 종합선수권 女단식 우승 감격

사진제공=월간탁구 안성호 기자

'대한항공 귀화 에이스' 이은혜(28)가 제75회 픽셀스코프 전국남녀종합탁구선수권 여자단식 정상에 우뚝 섰다.

이은혜는 대회 마지막 날인 23일 오전 제천체육관에서 치러진 여자단식 결승전에서 8년 만의 정상 탈환을 노리던 양하은(포스코에너지)에게 3대 1(11-4, 11-9, 9-11, 16-14)로 승리했다.

이은혜가 1-2게임을 가져오며 기선을 제압했다. 양하은이 3게임을 가져오며 반전을 노렸으나 마지막 4게임, 이은혜가 팽팽한 듀스 접전을 이겨내며 종합선수권 첫 우승을 완성했다. 2016년 실업챔피언전 우승 이후 이번 대회 생애 두 번째 단식 정상에 올랐다.

사진제공=안성호 월간탁구 기자

이은혜는 내몽골 태생으로 '1988년 서울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양영자 전 후보선수단 감독의 수제자다. 2011년 일찌감치 한국으로 귀화해 여고부 최강 단원고 주전으로 뛰다가 2014년 대한항공에 입단했다. 강력한 파워 드라이브에 강인한 멘탈, 성실한 자기관리로 인정받아온 '실업 8년차' 이은혜는 소속팀 대한항공이 국내 최강팀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묵묵히 기여해 왔다. 2017년 유니버시아드, 2020 도쿄올림픽 세계예선에선 국가대표로 활약했다.

하지만 올 시즌, 첫 단추는 시련이었다. 1월 초 제천에서 열린 2022 국가대표선발전에서 '대표팀 내 귀화선수는 2명으로 제한한다'는 규정에 따라 11승4패, 전체 3위에 해당하는 좋은 경기력을 보여주고도 태극마크를 달지 못했다. '한솥밥 귀화선수 동료' 김하영(대한항공)과 동률을 기록했지만 '승자승' 규정에 따라 고배를 마셨다. 같은 장소에서 이어진 종합선수권, '대한항공 주장' 이은혜는 낙담하지 않았다. 자신의 탁구에 집중한 채 심기일전했다. '막내온탑' 신유빈이 부상으로 결장한 대한항공을 단체전 결승에 올렸고, 준우승까지 자신이 나선 단 한 경기에서도 지지 않았다. 여자단식에선 압도적 공격력으로 우승하며 종합선수권 우승 계보에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 이은혜는 종합선수권 첫 우승 직후 "감사합니다"라는 인사로 고개 숙였다. "팀이 어려운 상황에서 선수들이 단합했다. 주장으로서 선수로서 최선을 다하자는 생각뿐이었다. 우승할 수 있어 정말 감사하고, 정말 기쁘다"라며 미소 지었다.

종합선수권 여자단식 우승자가 국가대표가 될 수 없는 아이러니에도 이은혜는 탁구를 향한 진심과 팀에 대한 애정, 단단한 각오를 내비쳤다. "아쉽지만 다시 해야 한다. 이번 대회가 그 계기가 되면 좋겠다. 팀과 함께 다시 출발하겠다"는 강한 다짐을 전했다.

제천=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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