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 10시면 닫는 동네 병원, 어떻게 확진자 받나요..불안한 의사들

오진영 기자, 조성준 기자 2022. 1. 23. 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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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이른바 '동네병원'까지 코로나19 관리병원으로 확대할 수 있다고 발표하면서 현장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인력·자원이 부족한 중소 병원이 확진자를 전담 관리하게 되면 코로나19 대응 역량이 떨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전문가들은 동네병원의 코로나19 대응체계 참여는 불가피하지만 현장 역량을 고려한 체계 전환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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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동대문구 답십리역 인근 병원이 다수 입주한 빌딩 모습. /사진=조성준 기자


# 서울 종로구에서 이비인후과를 운영하는 의사 A씨(42)는 직원들과 코로나19 확진자 수를 매일 들여다본다. 정부가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 급증 지역에 대해 동네 병·의원 중심의 치료체계를 적용하겠다고 밝히면서다. A씨는 "밤 10시면 건물 전체 불이 꺼지는데 병원이 24시간 당직을 서야 한다고 들었다"라며 "직원 4명이 어떻게 대응하라는 건지 막막하다"고 한숨을 쉬었다.

정부가 이른바 '동네병원'까지 코로나19 관리병원으로 확대할 수 있다고 발표하면서 현장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인력·자원이 부족한 중소 병원이 확진자를 전담 관리하게 되면 코로나19 대응 역량이 떨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의료계는 충분한 대비 없이 범위를 확대한다면 혼란이 가중될 것으로 예상했다.

"우리 병원은 그럴 능력이 안 돼요"…코로나19 확진자 못 받겠다는 의사들
서울 광진구의 한 병원에 코로나19 관련 안내가 붙어 있다. / 사진 = 오진영 기자

김부겸 국무총리는 지난 21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주재한 코로나19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회의에서 오미크론 변이가 급증하고 있는 일부 지역을 대상으로 동네 병·의원 중심의 검사 치료체계를 우선 적용하겠다고 밝혔다. 서울시는 이날부터 구로구, 서초구, 노원구, 동대문구 등 일부 지역에서 시범사업에 들어갔고 의원 100여곳이 참여 의사를 보였다고 전해진다.

이같은 조치는 오미크론 확진자 급증으로 응급실이 있는 병원급 의료기관에 한정됐던 관리 부담을 동네 병원으로 나누려는 취지다. 신속항원검사 도입으로 확진 여부를 판단하고 재택치료자의 비대면 진료도 동네 병원이 수행한다.

그러나 현장에서는 아직 확정된 세부지침이 없고 인력이 부족한 동네 병원의 역량에 한계가 있다고 토로한다. 또 대부분 동네 병원은 야간에 문을 닫아 24시간 대응이 어렵다. 일반 환자와 확진자 구분이 어려워 자칫 병원에서 감염이 일어날 수도 있다는 점도 고민거리다.

이달 20~21일 서울 종로·광진·노원·중랑구 일대 병원 7곳에서 만난 의사들은 대부분 자신이 근무하는 병원은 대응 역량이 부족하다고 했다. 노원구의 이비인후과 전문의 송모씨(72)는 "재택 치료 관리 등을 동네 병원이 맡으면 최소 근무시간이 하루 3~4시간 늘어난다"라며 "개원의 1~2명이 근무하는 동네병원 특성상 체력이 회복되지 않은 상태에서 치료하다 의료사고 위험도 있다"고 말했다.

노원구에서 병원을 운영 중인 개원의 B씨(30)는 "확진자가 병원에 방문하면 동선이 분리돼야 할 텐데 동네병원은 물리적인 한계가 있다"라며 "무턱대고 동네병원이 전담하라는 것은 실제 의료 현장을 정확히 이해하지 못한 것"이라고 했다.

1인당 8만860원으로 책정된 코로나19 환자 의료수가를 노리고 전문 지식을 갖추지 못한 병원이 참여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중랑구의 한 개원의는 "재택치료만 하는 경우에는 전화 몇 차례나 메신저 보내는 것이 다인데 이걸로 1일 8만원씩 받는 건 노다지"라며 "항문외과나 정신과 등 호흡기와 관계없는 동네병원이 참여하는 것은 의사들 입장에서도 신뢰도를 떨어트릴 수 있다"고 했다.

"의료진 의견이 우선"…단계적 대책 마련돼야
21일 오전 광주 북구보건소 선별진료소에서 의료진이 검체 채취를 하고 있다. /사진 = 광주 북구 제공

전문가들은 동네병원의 코로나19 대응체계 참여는 불가피하지만 현장 역량을 고려한 체계 전환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김남중 서울대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동네 병원이 경증 환자 치료하는 방안의 취지 자체에는 찬성한다"면서도 "동네 병원이 코로나 환자를 받을 수 있는지, 현장 의료진이 동의하는지는 의문"이라고 했다.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도 "동네 병원에서 진료는 할 수 있지만 당장 코로나 환자를 받을 수는 없다"며 "인구 5만~10만명당 한 병원을 지정해서 감염환자만 보는 등 단계적으로 범위를 확대하는 방식의 대응책이 먼저"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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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진영 기자 jahiyoun23@mt.co.kr, 조성준 기자 develop6@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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