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이 담임 몰라봐"..교사들이 본 '코로나 2년' 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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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 달라진 학교에서 교사와 학생, 학부모들은 각기 어떤 고민을 안고 지난 2년을 지내왔을까.
경기도교육청은 코로나19가 학교에 가져온 변화를 학교 구성원들의 생생한 목소리로 풀어 쓴 '코로나19 교육으로 다시 보기'를 발간했다고 23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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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절·학력 격차 등 우려.."학교 소중함 깨닫는 계기 되기도"
(수원=연합뉴스) 이영주 기자 = 코로나19로 달라진 학교에서 교사와 학생, 학부모들은 각기 어떤 고민을 안고 지난 2년을 지내왔을까.
경기도교육청은 코로나19가 학교에 가져온 변화를 학교 구성원들의 생생한 목소리로 풀어 쓴 '코로나19 교육으로 다시 보기'를 발간했다고 23일 밝혔다.
총 336페이지 분량의 이 책자는 도내 교원과 교육청 장학사, 학생과 학부모, 지역사회 교육전문가 20여명이 필진으로 참여해 각자가 경험한 팬데믹 속 학교 현장의 어려움과 고민, 문제해결 과정, 앞으로의 과제 등을 풀어냈다.
상당수 교사는 코로나19가 발생한 첫해였던 2020년 초 기약 없이 연기되던 개학 일정으로 겪은 혼란, 학생과의 비대면 장기화로 직면해야 했던 '단절'을 고충으로 꼽았다.
"마트에서 학급의 학생과 마주쳤지만, 학생은 선생님인 나를 전혀 알아보지 못했다. 마스크를 쓰고 마주하는 기간이 길어지다 보니 같은 공간에서 생활하는 사이임에도 서로를 바로 알아볼 수조차 없게 된 것이다. 근본적으로는 초반 비대면-대면 수업이 교차하며 구성원들이 서로에게 익숙해지고 관계를 맺을 시간이 부족했기 때문이란 생각이 들었다."(천일초 정나라 교사의 '관계를 돌아보며 함께 바로서기' 중)
교사들은 하루아침에 달라진 '온라인 원격수업'에 적응해야 했고, 교사 간 협업 시스템을 구축해 '어떻게 가르칠 것인가'를 고민하며 온라인 교수법을 익혀나가야 했다.
"교감 선생님의 요청으로 선생님 중 평소 컴퓨터를 능숙하게 잘 다루는 것으로 알려진 서너 분이 모였다. (중략) 그래서 탄생하게 된 것이 '간신히 디지털'이라는 TF팀(이하 '간디 팀')이다. (중략) 원격수업 도구에 대해 서로 의논하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소통 창구가 마련된 것이다."(동수원중학교 변다영 교사의 '도전과 성장의 시간' 중)
그러나 돌봄이 절실한 가정, 디지털 인프라가 부족한 환경, 학생 간 자기주도학습 역량 차이 등으로 인한 학력 격차가 벌어지는 것을 막기엔 한계가 분명했다.
"자기 관리 능력과 자기주도학습 역량을 갖춘 학생은 자신에게 필요한 공부를 하면서 자율적으로 시간을 활용할 수 있어 원격수업이 효율적이라고 평가했다. 학업에 의욕이 낮은 학생들은 원격수업에서 다룬 내용을 제대로 학습하지 못하고 결손 상태로 남는 경우가 많았고, 이는 등교수업에까지 영향을 미쳐 학생 간 성취 수준의 격차로 이어졌다."(의왕고 나숙진 교사의 '경험이 만드는 지혜, 코로나 교육 한 살 나이테를 더하며' 중)
소통 중요성을 강조한 학부모의 경험담도 눈에 띄었다.
"온라인 수업을 처음 시작할 때 학부모들이 먼저 학교에 구체적 방법을 제안했다. 그 의견이 반영돼 결과적으로 더 빨리 원격수업이 나아진 경우가 있었다. 학교 등 교육 당국이 학부모와 더 적극적으로 머리를 맞댔으면 좋았겠다는 아쉬움이 있다. 학부모의 의견이 민원이 아닌 제안과 협의가 되도록 말이다."(분원초 학부모 안현숙의 '학교, 제일 늦게 닫고 제일 먼저 열기를' 중)
아이러니하게 코로나19 덕분에 '학교의 소중함'을 다시금 깨닫게 됐다는 이야기도 나왔다.
"코로나19로 갑작스럽게 시작된 원격 수업 초기, 사교육 시장의 인터넷 강의와 학교 수업을 비교하던 목소리는 이제 찾아볼 수 없다. 지식 교육만으로 학생들이 자기 자신의 소중함을 깨닫게 할 수 없고 공존, 배려와 같은 삶의 중요한 가치를 전달할 수 없기 때문이며 세상과 단절돼 나 혼자만의 세계 속에 갇힌 채로 행복할 수 없기 때문이다"(동수원중학교 변다영 교사의 '도전과 성장의 시간' 중)
도 교육청은 코로나19를 계기로 바뀐 교육 현장의 생생한 모습을 기록하고자 이 책의 발간을 기획했다.
도 교육청 학교정책과 신혜영 장학사는 "그동안 코로나 외에 이토록 큰 교육 변화의 계기가 된 사건은 없었다. 흔치 않은 일이기 때문에 기록으로 남긴 것"이라며 "외부에서 보기엔 코로나로 학교가 멈췄다고 생각하겠지만, 그 안에선 부단히 움직였다. 이번 기록이 앞으로 다가올 일상 회복에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책은 도내 2천500여 개 학교 및 도교육청 직속기관에 배부됐으며, 도 교육청 홈페이지(www.goe.go.kr) 통합자료실(학교정책과)에서도 볼 수 있다.
young86@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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