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L Discourse] 빌라 디뉴, 원래 에버튼 최고의 칼날이'었'다

이형주 기자 2022. 1. 22. 2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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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스톤 빌라 레프트백 뤼카 디뉴. 사진|뉴시스/AP

[STN스포츠] 이형주 기자 = Discourse, 담론이라는 뜻이다.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에서는 별처럼 많은 이야기가 쏟아진다. 또 그 이야기들을 통해 수많은 담론들이 펼쳐진다. STN스포츠가 EPL Discourse에서 수많은 담론들 중 놓쳐서는 안 될 것들을 정리해 연재물로 전한다.

EPL 담론이 펼쳐진다. 사진|이형주 기자(영국 런던/타워 브릿지)

-[이형주의 EPL Discourse], 291번째 이야기: 빌라 디뉴, 원래 에버튼 최고의 칼날이'었'다

아스톤 빌라 라이트백 뤼카 디뉴(28)는 에버튼 FC 최고의 칼날이'었'다.

빌라는 22일(한국시간) 영국 노스웨스트잉글랜드지역 머지사이드주의 리버풀에 위치한 구디슨 파크에서 열린 2021/22시즌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 23라운드 에버튼과의 경기에서 1-0으로 승리했다. 빌라는 리그 4경기 만에 승리했고 에버튼은 리그 5경기 연속 승리에 실패했다. 

이날 승패를 가른 것은 전반 47분의 장면이었다. 빌라가 오른쪽 측면에서 코너킥을 얻어냈다. 디뉴가 이를 중앙으로 정확히 배달했고 이는 에밀리아노 부엔디아의 헤더골이 됐다. 디뉴의 칼날 크로스가 또 한 번 일을 냈다. 응원하는 팀에 상흔을 내는 디뉴의 모습을 보는 에버튼 팬들의 마음은 복잡했다. 

올 시즌을 시작하기 전만하더라도 디뉴의 칼날 크로스는 에버튼이 가진 가장 날카로운 무기였다. 디뉴의 환상적인 왼발킥은 그간 에버튼을 자주 구했다. 세트 플레이 상황만 아니라 오픈 플레이 상황에서도 왕성한 활동량을 보이며 에버튼을 지탱했던 디뉴다. 

하지만 디뉴와 에버튼 간의 러브 스토리는 라파엘 베니테스 감독이 오면서 깨졌다. 디뉴와 베니테스 감독은 불화를 겪었고, 그는 결국 팀을 떠나게 됐다. 

디뉴가 떠날 당시에도 베니테스호 에버튼은 추락 중이었다. 에버튼 수뇌부가 베니테스를 경질하고, 새로운 감독과 함께 디뉴를 다시 쓰는 것이 베스트였다. 하지만 에버튼 수뇌부들은 자신들이 데려온 베니테스를 해고하면서 실패를 인정하고 싶지 않아했다. 디뉴가 팔린 뒤에도 버티다 노리치 시티전 1-2 패배가 나오자 그제야 그를 경질한 것이 에버튼 수뇌부였다. 

디뉴는 빌라 오피셜이 나오기 직전 자신의 SNS에 "에버토니안(에버튼을 사랑하는 이들)들은 따뜻한 감정으로 저를 받아주셨고, 제게 그 부분은 영원히 감사함으로 남을 것입니다"라며 절절한 편지를 남겼다. 

물론 "때때로 외부에서 오는 단 한 명의 사람이 아름다운 사랑을 파괴하는 경우가 있습니다"라며 베니테스 감독을 향한 저격도 함께였다. 

그리고 다른 팀이 돼 마주한 디뉴는, 그의 위력을 가장 잘 알고 있는 에버튼을 상대로 환상적인 활약을 펼쳤다. 왼쪽 측면에서 준수한 수비를 보여줬고, 앞서 언급됐듯 결승골 어시스트로 승리를 견인했다. 시즌 전만 하더라도 에버튼의 가장 날카로운 창이었던 디뉴가 빌라의 선수가 돼 그들을 찌르게 된 것이다. 수뇌부의 실책이라 하소연할 수도 없는 에버튼 팬들만 복장이 터지는 장면이었다. 

수뇌부의 그릇된 판단으로 디뉴를 다른 팀에서 상대하는 상황이 벌어졌고, 또 그로 인해 패배하는 상황이 만들어졌다. 에버튼 팬들이 만들어지지 않기를 바랐던, 최악의 상황이 벌어졌다.

에버튼 FC 시절 뤼카 디뉴. 사진|뉴시스/AP

◇지난 13일 이적 직전 당시 뤼카 디뉴가 에버튼 FC 팬들에게 전한 편지 전문

에버튼서 보낸 3년 반이라는 시간에 감사하는 마음입니다.

첫 날부터 에버토니안(에버튼을 사랑하는 이들)들은 따뜻한 감정으로 저를 받아주셨고, 제게 그 부분은 영원히 감사함으로 남을 것입니다. 

저는 제가 에버튼 가족의 일원이 돼 좋았습니다. 경기장 안팎에서 팬 분들의 성원에 보답하기 위해 언제나 열심히 노력했습니다. 또 에버튼이 보여주는 팬 분들과 선수들의 결속을 사랑했습니다. 이는 단순히 경기날 구디슨 파크(에버튼의 홈구장)에만 있는 것이 아닌 일상 모든 순간에 있는 것입니다. 

불과 1년 전만 해도 저는 이 클럽에 오래 머물고자, 또 제가 믿는 클럽의 프로젝트, 그리고 에버튼 팬 분들의 성원에 보답하기 위해 모든 것을 바치겠다는 야망으로 재계약을 체결했습니다. 

저의 꿈은 에버튼이 응당 있어야할 위치로 돌아갈 수 있도록 돕는 것이었습니다. 그 과정에서 몇몇 경기서 에버튼의 주장 완장을 차고 경기한 것은 언제나 저를 자랑스럽게 만들었습니다. 

모든 것은 끝이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제 에버튼 생활이) 이렇게 끝날 줄을 몰랐습니다. 

지난달에 있었던 일들과 나에 대해 이야기되는 것들이 저를 매우 슬프게 만들었습니다. 하지만 저는 그 누구와도 언쟁을 벌이지 않을 것입니다. 구단도 그런 대접을 받을 이유가 없고, 팬 분들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저 역시 그런 대접을 받을 이유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에버튼과 그 주변에는 자신만이 아닌 이 클럽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는 훌륭하고 품위있는 분들이 많습니다. 저는 그 분들께 진심으로 부탁드릴 수 있습니다. '계속 에버튼을 위해 최선을 다해주세요'라고요. 

훌륭하시고 자랑스러우시며 열정적이신 진정한 에버토니안 여러분 감사합니다. 클럽은 선수나 감독의 것이 아닌 팬들의 것이기에 당신들을 위해 뛸 수 있어 영광이었고 정말 기뻤습니다. 제가 어느 곳으로 가듯 항상 제 마음 한 켠에서 팬 분들과 함께 할 것입니다. 

때때로 외부에서 오는 단 한 명의 사람이 아름다운 사랑을 파괴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에버튼과 에버토니안들에게 행운만이 가득하길 바랍니다. 

STN스포츠=이형주 기자

total87910@stnsport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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