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니 애플 다 씹어 먹어줄게"..블리자드 인수한 MS의 야심 [추적자 추기자]
마이크로소프트는 2016년 링크트인을 281억달러에 인수했죠. 이번 인수액은 그보다 2배 이상 큰 규모입니다. 마이크로소프트가 이번에 얼마나 큰마음을 먹고 블리자드를 인수했는지를 알 수 있는 대목이죠. 폴아웃 시리즈로 유명한 제니맥스 미디어 역시 2020년 81억달러에 마이크로소프트에 인수됐는데, 그 규모는 8분의 1 수준입니다.
두 번째는 바로 게임업계 역대 최대 규모 M&A 기록을 갈아치운 것입니다. 특히 흥미로운 것은 이 기록이 무려 1주일 만에 갱신된 것이란 사실입니다. 지난 1월 10일 세계 다섯 손가락 안에 꼽히는 게임사 '테이크투인터랙티브'는 모바일 게임사 징가를 127억달러에 인수했습니다. 한화 15조원의 돈을 들여 역대 최대 규모 딜을 성사시킨 지 1주일 만에 새로운 기록이 써진 셈입니다. 테이크투는 문명, GTA로 유명한 게임사입니다. 당시 테이크투는 징가 주식을 9.86달러에 인수했습니다. 프리미엄이 64%나 붙었습니다. 참고로 이번 MS의 블리자드 인수가는 주당 95달러. 14일 종가 대비 45%나 프리미엄이 붙었습니다. 인수사들이 피인수사들의 가치를 매우 높게 인정했다는 의미입니다.
역대 게임업계 M&A 1, 2위가 나란히 2022년에 쓰입니다. 그 규모 역시 기존과는 앞자리 숫자가 하나 추가될 정도로 어마어마합니다. 이러한 마이크로소프트의 블리자드 인수, 묘수일까요 악수일까요
자 이쯤에서 퀴즈, 전 세계 게임업체 매출 순위가 어떻게 되는지 아시나요? newzoo의 자료에 따르면 2021년 2분기 기준 매출액 1위 업체는 중국의 텐센트입니다. 이어 플레이스테이션의 소니, 앱스토어의 최상위 포식자 애플 순입니다. 이어 마이크로소프트가 4위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게임 하나 만들어본 적 없는 애플이 3위인 사실도 놀랍지만 마이크로소프트의 게임 저력이 이 정도였다는 사실도 새삼 놀랍습니다. 그리고 7위에 액티비전블리자드가 위치하고 있습니다. 이번 인수로 마이크로소프트는 단숨에 전 세계 3위 게임업체로 발돋움합니다. 북미 기업 중엔 단연 1위로 올라섭니다.
디아블로뿐 아니라 액티비전의 콜오브듀티 시리즈와 캔디크러쉬사가 등 콘솔·모바일게임 등 플랫폼을 가리지 않고 인기 게임을 보유한 블리자드사와의 합병은 향후 어벤저스급 컬래버가 가능하다는 기대감까지 나오게 합니다. 기존 마이크로소프트가 보유한 폴아웃, 퀘이크, 듐 시리즈와 블리자드 IP 간의 컬래버는 상상만으로도 이미 게이머들의 가슴을 두근두근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특히 이름만 들어도 너무나 유명한 게임들을 품은 마이크로소프트에는 비기가 있습니다. 바로 엑스박스 게임패스입니다. 여기서 바로 두 번째 마이크로소프트의 이득, 게임 플랫폼 구축 완료입니다.
엑스박스 게임패스는 마이크로소프트의 구독형 게임 플랫폼입니다. 한국 기준 7900원을 내면 마이크로소프트가 제공하는 게임을 무제한으로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죠. 쉽게 말해 게임판 넷플릭스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클라우드 기반으로 제공되니 이용 기기가 고사양일 필요도 없습니다.
엑스박스 게임패스로 클라우딩 게임 플랫폼을 장악한다면, 그다음 목표는 무엇일까요. 바로 시장 지배력이 약한 콘솔게임 분야입니다. 아시다시피 콘솔게임업계 1위는 소니의 플레이스테이션입니다. 시장 지배력이 70%가 넘죠. 엑스박스는 이어 약 20% 안팎의 점유율을 가지고 있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 입장에선 소니를 뛰어넘어야 하는 큰 목표가 있습니다. 이번 블리자드와의 시너지 역시 콘솔게임에서도 발휘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PC게임 역시 블리자드가 가장 잘하는 분야 중 하나죠. 이렇다 보니 이번 인수가 바로, 모든 게임 플랫폼 경쟁력 강화라는 키워드로 정리된다는 것입니다.
2022년, 대세 중의 대세, 트렌드 오브 트렌드, 바로 메타버스죠. 이번 인수로 인해 마이크로소프트는 메타버스 콘텐츠 경쟁력을 확보했다고 자평하고 있습니다. 사티아 나델라 MS 최고경영자(CEO)는 이번 인수합병에 대해 "게임은 모든 플랫폼에서 가장 역동적이고 신나는 엔터테인먼트 분야다"며 "향후 메타버스 플랫폼 개발의 핵심 역할을 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CEO가 직접 게임산업이 메타버스의 중심이 될 것이라고 지목한 것인데요.
현재 메타버스 플랫폼 기술은 하드웨어(메타, 애플)와 소프트웨어(게임, 영상)의 두 축을 중심으로 개발되고 있습니다. 메타는 퀘스트 시리즈로 현재 가상현실(VR) 기기 시장을 독점하고 있고 애플은 내년 출시가 점쳐지는 애플VR(가칭) 기기를 선보일 예정입니다. 콘텐츠 분야에선 어떤 산업, 섹터에서 메타버스가 활성화될지를 놓고 다양한 콘텐츠들이 A/B 테스트를 진행 중입니다. 그중에서도 특히 게임 분야는 절대 빼놓을 수 없는 핵심 메타버스 섹터로 분류됩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이번 인수를 통해 향후 더욱 차별화되는 게임 콘텐츠와, 메타버스향 기술을 확보해 해당 분야의 넘버원이 되겠단 포부를 당당하게 밝혔습니다. 이처럼 메타버스의 주인이 되고자 하는 마이크로소프트의 꿈은 실현될 수 있을까요?
이와 관련해서는 평가가 갈리고 있습니다. 지금처럼 기업 가치가 바닥을 칠 때 인수하는 것이 진짜 고수라는 입장과, 그 끝을 모르는 벼랑 끝 상황에서 너무 무리한 베팅을 했다는 입장이죠. 물론 그 결과는 시간이 지나 봐야 알 수 있겠지만요.
마이크로소프트의 블리자드 인수가 발표된 18일, 흥미로운 뉴스가 하나 더 나옵니다. 바로 미국 내 독과점 파괴자 연방거래위원회(FTC)가 합병 독점금지법안의 가이드라인을 재작성한다고 밝힌 것이죠. 다분히 미묘한 타이밍에 발표된 해당 뉴스는 충분히 마이크로소프트를 겨냥한 뉘앙스를 물씬 풍기고 있습니다. 자세한 내용이 공개되진 않았지만, FTC는 향후 인수합병을 통해 독점 기업이 되는 선례에 대해 면밀히 따져보고 평가하겠다는 방침입니다. 마이크로소프트가 이번 인수를 통해 게임업계 1위도 2위도 아닌 3위가 된다는 점은 다행(?)일 수 있겠단 생각마져 드는 일이죠.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공룡 페이스북 역시 FTC와의 혈투 끝에 피바람이 불었던 점을 생각한다면 지금 마이크로소프트의 간담도 서늘해졌을 가능성이 무척이나 높아 보입니다.? 이번 인수와 관련해, FTC의 움직임 역시 충분히 눈여겨볼 만하다는 뜻입니다.
[추동훈 뉴욕특파원(chu.newyork@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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