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워크레인 해체 재차 지연..상층부 수색 늦춰지나(종합)

전남CBS 유대용 기자 입력 2022. 1. 22. 1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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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붕괴]
옹벽 변이 발생해 추가 안정화작업
사고 1시간 전 '균열' 확인..부실 시공 의혹 증폭
피해자 가족·소방노조, 현산 소극적 지원 질타
김한영 기자

광주 신축 아파트 붕괴 사고 발생 12일째, 실종자 매몰 가능성이 큰 상층부 수색을 위한 타워크레인 해체 작업이 또다시 연기됐다.

민성우 HDC현대산업개발 안전경영실장은 22일 오후 정례 브리핑에서 "갱폼(건물 외벽 작업 시 발판용 케이지 즉, 대형 거푸집) 작업을 하다 3시간 가량 지연됐다"며 "작업 중 콘크리트가 붕괴되면서 옹벽에 변이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붕괴 건물 시공사인 현산은 이날 타워크레인 상단부 조종실·턴테이블·마스터 해체와 갱폼 작업 순으로 진행할 계획이지만 크레인 작업자가 갱폼을 먼저 제거하자는 의견을 제시해 작업을 변경했고 이 과정에서 내부 콘크리트가 붕괴해 옹벽 변이가 발생했다.

또한 타워크레인 상부층 무게추 제거와 관련해 쏠림 현상이 발생할 수 있어 안정화작업을 거친 뒤 재개하기로 했다.

이로 인해 작업이 3시간 가량 지연됐다.

붕괴 사고로 인근 주민들이 전부 대피한 금호하이빌 대피명령 해제는 1주일 뒤 안전성이 확보될 때 결정할 방침이다.

구조대원과 인명구조견은 야적장에 쌓인 잔해물에 대한 정밀 재수색과 사고 건물 22층을 중심으로 수색 작업을 벌였다.

타워크레인 해체 작업이 지연되면서 오는 23일까지 붕괴 건물에 대한 긴급안전조치 및 안정화 작업도 미뤄질 전망이다.

이에 따라 실종자가 매몰됐을 가능성이 높은 건물 상층부 정밀 수색은 당초 계획보다 늦어질 것으로 보인다.

사고 발생 1시간 전 균열 '발견'

광주 서구 화정동 신축 아파트 붕괴 건물 상층부. 유대용 기자
사고 발생 1시간 전쯤 건물에 균열이 발견됐던 것으로 파악돼 부실 시공 의혹을 증폭시키고 있다.

광주경찰청 등에 따르면 지난 11일 오후 광주 서구 화정현대아이파크 201동 공사 현장에서 붕괴 사고가 발생하기 1시간 전쯤 균열이 발견됐다.

균열은 성인 손가락보다 짧은 길이의 실금 크기로 당시 현장 작업자가 현대산업개발 측에 보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금이 발견된 지점은 RCS 폼(콘크리트를 타설하는 거푸집 틀을 유압으로 올리는 자동화 방식)과 거푸집을 연결하는 부위로 붕괴지점과는 다소 차이가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또 붕괴사고 발생 전 현장소장이 교체된 것으로 파악된 가운데 관할 지자체에 관련 내용을 신고하지 않은 배경에도 의구심이 제기됐다.

현장소장이 교체될 경우 7일 이내에 신고해야 하지만 시점을 맞추기 위해 1월 초로 교체 시점을 미룬다는 의혹이 제기된 것이다.

"시공사 현산, 책임 있는 자세로 구조 지원해야"

붕괴 피해자 가족협의회는 22일 광주 서구 화정동 아이파크 붕괴 사고 현장 인근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현대산업개발 측의 적극적인 수색 지원 등을 요구했다. 유대용 기자
시공사인 현산이 구조·수색에 소극적이라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붕괴 피해자 가족협의회는 사고 현장 인근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현산은 소방대원들이 안전하게 수색작업을 벌이도록 선제적으로 방안을 찾고 장비를 섭외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이들은 안전하고 신속한 구조를 위한 장비 투입 방법을 제시하면서 현산의 소극적인 자세도 질타했다.

한 피해자 가족은 "소방노조원들이 현대산업개발의 지원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고 지적한 보도를 봤다. 저희도 현산의 지원이 제대로 되지 않아 구조가 지연된다고 생각한다"며 "오늘부터라도 적극적으로 지원해 하루빨리 안에 계신 가족들을 찾아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피해자 가족협의회 대표 안모(45)씨는 "현산은 책임질 거면 제대로 지길 바란다. 돈 아끼려고 결정되면 장비 뒤늦게 섭외하지 말고 미리 장비를 섭외하고 안전대책도 적극적으로 마련하라"며 "국가나 고용노동부에서 수색을 주도하는 상황이 될 수도 있다는데 저희는 괜히 보고 체계나 늘어나는 것보다 실질적으로 구조가 빨리 이뤄졌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소방본부 광주소방지부도 성명을 통해 "후안무치한 현대산업개발에게는 시민의 세금 10원조차 아깝다"라고 지적했다.

노조는 "정몽규 회장은 시공사로서 책임을 지고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했지만 현장에서는 현대산업개발이 구조활동에 비협조적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라며 "붕괴 참사의 당사자인 현대산업개발은 무엇을 하고 있는가. 실종자 수색과 사고 수습보다 부실 공사 해명과 책임 회피 궁리만 하는 것은 아닌가"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번 참사는 탐욕이 부른 인재인 만큼 당사자가 나 몰라라 한 채 시민의 세금으로 복구해야 한다면 단돈 10원조차 아깝다"며 "현대산업개발은 광주시민께 석고대죄하고 사고의 모든 비용을 책임져라"라고 촉구했다.

문재인 대통령 정부 차원 지원 강화 지시

아랍에미리트(UAE), 사우디아라비아, 이집트 등 중동 3개국 순방을 마친 문재인 대통령이 22일 오전 성남 서울공항에 도착,공군 1호기에서 내려 이동하는 모습. 연합뉴스
'중동 3개국 순방'을 마친 문재인 대통령은 이번 사고에 대한 정부 지원 강화를 지시했다.

문 대통령은 "지자체와 업체의 노력과 힘만으로는 실종자 수색, 현장 수습, 피해 지원 등에 한계가 있을 것"이라며 "지자체와 협의해 사고 수습 과정 전반에서 정부가 주도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소방청은 사고 현장에 '전국 소방력 동원령'을 발령하고 크레인 해체작업 이후 안전조치가 마무리되는 오는 24일부터 본격적인 수색·구조 작업을 실시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해외 대형재난 현장에 파견돼 구조 활동을 했던 전문 구조대원 14명이 우선 현장에 동원되며 동원된 대원들은 현장에서 수색·구조활동 중인 중앙119구조본부 및 광주소방안전본부 소속 구조대원들과 함께 현장에 투입될 예정이다.

박요진 기자

전남CBS 유대용 기자 ydy2132@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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