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나도 갭투자라도 할걸.." 후회된다면 리츠로 눈 돌려봐요 [매부리레터]

권한울 2022. 1. 22. 1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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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백화점·주유소·맥도날드, 소액으로 투자 가능
사진=매경DB
[매부리레터] 30대 직장인 김 모씨는 종잣돈 3000만원을 국내 상장 리츠에 투자했습니다. 반기에 90만원씩 1년에 180만원 들어오는데 은행 예·적금보다 수익이 좋기 때문입니다. 마음 같아서는 갭투자로 소형 아파트라도 하나 사고 싶지만 갭투자는 대출 자체가 안되는 데다 아파트값이 너무 올라 간접투자로 눈을 돌린 것입니다. 최근 주식시장은 좋지 않고 또 변동성이 커 보다 안정적이면서도 예·적금 이상의 수익을 거둘 수 있는 상품을 찾고 있었는데 리츠를 알게 된 것입니다.

60대 퇴직한 한 모씨는 퇴직금을 모두 국내 상장 리츠에 투자했습니다. 마이너스 배당을 한 적이 없다는 정보에 은행 예·적금보다 안정적이면서 수익이 좋은 리츠에 현금 자산을 모두 투자한 것입니다. 수십 년에 걸쳐 아파트값이 크게 오른 것을 목격하며 부동산 시장이 투자처로는 유망하다는 것은 잘 알고 있지만, 지금과 같은 세금 정책으로는 다주택자가 되면 세금 폭탄만 맞을 가능성이 높아 간접투자하기로 결심한 것입니다. 다행히 연 5~6%의 배당금을 안정적으로 받고 있습니다.

주택 가격이 천정부지로 오르고 다주택자 세금 부담이 커지면서 간접투자에 눈을 돌리는 투자자들이 많아지고 있습니다. '리츠(Real Estate Investment Trust·부동산투자신탁)가 대표적인데요. 리츠는 여러 투자자에게 자금을 모아 국내외 부동산에 투자한 뒤 임대료나 매각 차익으로 얻은 이익을 정기적으로 배당하는 부동산 간접투자 상품입니다. 한국리츠협회에 따르면 국내 상장 리츠의 평균 배당수익률은 공모가 기준 연 5~6% 수준입니다.

단어가 생소해 막연히 투자 방법이 어려울 것 같은 생각이 들 수 있지만 투자 방법은 의외로 간단합니다. 증권사에서 주식 거래가 가능한 계좌를 만든 후 카카오 주식을 사듯 사면 됩니다. 1주에 5000~7000원가량인데, 소액으로 국내 주유소나 빌딩에 투자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매력적입니다. 증권사 애플리케이션이 있다면 증권사 앱에 들어가 '리츠'를 검색하면 리츠 관련 상품이 나오고 주식을 사듯 매수하면 됩니다. 생각보다 간단하지요?

한국리츠협회 홈페이지 캡처.
어떤 상품을 골라야 할지 모른다면 한국리츠협회 홈페이지에 들어가보면 됩니다. 어떤 리츠가 어디에 투자하고 있는지 상세한 정보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리츠 이름은 다소 생소할 수 있지만 오피스에 투자하는지, 물류에 투자하는지, 주택에 투자하는지, 또 어느 지역에 투자하는지 살펴보면 리츠가 그렇게 어렵지만은 않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SK리츠'를 살펴봅시다. SK리츠라고 하면 당최 어디에 투자하는지 몰라 생소하지만 투자자산 현황을 보면 금세 이해가 됩니다. 이 리츠는 종로구 서린빌딩과 SK의 전국 116개 주유소에 투자하는 상품입니다. 작년 하반기에는 주당 54원, 올해 상반기에는 68원을 지급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주유소는 보통 각 지역 요지에 위치해 있는 데다 SK에너지가 10년 임차를 하니 임대수익은 안정적일 것으로 기대됩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물류센터에만 투자하는 리츠도 있습니다. 요즘 코로나19 확산으로 쿠팡, 마켓컬리 등 신선식품 배송 시장이 크게 늘었는데요. 물류센터를 직접 살 정도의 자산은 없지만 성장 가능성을 보고 투자하고 싶다면 'ESR켄달스퀘어리츠' 상품을 살펴보시는 것도 좋습니다. 2020년 12월 말 상장된 이 리츠는 부천 물류센터, 고양 물류센터 등 12개 물류센터에 투자합니다. 한국리츠협회에 따르면 물류센터에 화재가 날 경우 국내 보험과 영국 재보험을 통해 위험을 헤지한다고 하니 물류센터 성장성을 높게 보는 분들이라면 관심 있게 볼 만합니다.

주유소에 관심이 많으신 분들이라면 '코람코에너지플러스리츠'도 관심 있게 볼 만합니다. 운용자산이 1조원이 넘고 주당 배당금도 작년 5월 말 기준 166원입니다. 배당수익률은 공모가 기준 6.8%입니다. 전국 187개 주유소에 투자하는데, 임차인은 현대오일뱅크, SK네트웍스, 버거킹, 맥도날드, 다이소 등으로 다양합니다.

주택에 투자하는 리츠도 있습니다. '이지스레지던스리츠'인데요. 부천 민간임대주택, 홍대 코리빙 복합시설, 디어스 명동 등에 투자하고 배당수익률은 공모가 기준 5.3%입니다. 롯데백화점과 롯데마트 부동산에 투자하고 싶다면 '롯데리츠'도 관심 있게 볼 만합니다. 전국 롯데백화점 6개와 롯데마트 4개, 롯데 프리미엄 아울렛 1개 등에 투자하며 배당수익률이 공모가 기준 5.7%입니다.

해외 부동산에 간접투자하고 싶다면 제이알글로벌리츠와 미래에셋글로벌리츠를 눈여겨보세요. 국내 18개 상장리츠 중 해외 자산을 담고 있는 리츠는 이 두 개뿐입니다. 제이알글로벌리츠는 벨기에 브뤼셀의 오피스에 투자하는 리츠로, 정부기관이 30년가량 장기 임차 중이라 비교적 안정적인 수익을 거둘 수 있다는 게 장점입니다. 미래에셋글로벌은 미국과 유럽 스페인 소재 물류시설에 투자하는 리츠로, 페덱스, 아마존 등 미국 주요 물류센터 세 곳을 자산으로 담고 있습니다.

부동산은 실물자산으로 인플레이션을 헤지하는 효과가 있는 만큼 리츠 역시 인플레이션을 헤지하는 투자자산 중 하나로 알려져 있습니다. 박현선 리츠협회 연구원은 "국내 상장 리츠는 일반인이 투자하기에 문제없는 부동산인지, 임차인 걱정은 없는지 등 국토교통부에서 까다롭게 인가한 후 직접 관리·감독하기 때문에 오히려 그만큼 안정적이고 투명하다는 장점이 있다"면서 "일단 1~2주 사보면서 공부하면서 주식 수와 상품 수를 넓혀가는 것을 추천한다"고 말했습니다.

[권한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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