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굴의 장군이 먹었던 '땅의 계란'.. 소화불량에 특효 [김셰프의 씨네퀴진]
이순신 장군 평소 위염·배탈 앓아
토란 먹으며 "먹을 수 있어 좋구나"
살아남은 것의 기쁨·동료애 표현
구황작물 토란, 뮤틴 등 영양 가득
신장 튼튼히 하고 노화방지 효과
독성이 있어 사전에 준비 잘해야
# 영화 ‘명량’
영화 ‘명량’은 임진왜란 6년 후인 1597년 정유재란을 바탕으로 만든 이순신 장군의 이야기이다. 영화 첫 장면은 이순신 역을 맡은 최민식의 고통 가득한 절규로 시작한다. 영화의 스토리는 내내 긴장감이 흐르는 전쟁 상황 속에 냉정함을 유지하며 외부의 적들뿐만 아니라 내부의 분열까지 떠맡아야 했던 장군 이순신과 인간 이순신에 대한 연민까지 느낄 수 있다.
이순신 장군에 대한 이야기는 워낙 어릴 적부터 교과서에서 시작해 소설, 드라마까지 널리 알려져 있다. 또 역사의 결말을 알고 있는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영화의 긴장감은 손에 땀을 쥐게 한다. 연출력이 그만큼 훌륭하다. 이순신 장군이 고작 13척의 배로 200여척의 적함을 상대할 수밖에 없는 상황은 가히 절망적이다. 어명을 어겨가면서까지 육군 도원수 권율 장군에게 배속되어야 한다는 제장들의 의견을 묵살하며 그 모든 상황을 오롯이 혼자 짊어지려 하는 것은 장군 이순신의 결정일까, 조선·백성을 생각하는 인간 이순신의 결정일까. 영화 내내 냉정 혹은 무심하다고 생각될 정도의 이순신 장군 표정을 보고 있자면, 저 역할을 맡은 최민식 배우만의 노련함을 한번 더 느낄 수 있다.
1597년 9월 16일, 바로 이순신 장군이 왜 수군을 대파한 명량해전이 일어난 날이다. 더운 여름이 지나고 가을에 접어 들며 쌀쌀해지는 시기다. 바로 민족의 명절 추석 때이다. 그 추석 즈음이 바로 토란이 가장 맛있어지는 계절이다. 노을 지는 바다를 보며 ‘수봉’이 건넨 토란을 먹는 이순신, 추석이 다가오는 그때 토란을 입에 넣으며 고요한 바다를 바라보는 이순신 장군은 무슨 생각을 했을까. “먹을 수 있어 좋구나”라는 대사에는 많은 의미가 함축돼있다. 살아 남은 것에 대한 기쁨, 또 그 토란을 함께할 수 있는 옆자리를 내줄 수 있는 동료에 대한 애환, 미래에 대한 걱정도 느낄 수 있다.
<재료>
토란 줄기 50g, 치킨 스톡 300㎖, 리조또용 쌀 100g, 새송이버섯 30g, 마늘, 생크림 15㎖, 간 그라나 파다노 치즈, 엑스트라 버진 올리브유 15㎖, 소금, 들깨가루, 계란 노른자, 버터
<만들기>
① 팬에 버터를 두르고 다진 토란 줄기와 마늘 버섯을 볶는다. ② 소금 간을 해준 후 향이 올라오면 치킨 스톡을 넣고 한번 더 끓인다. ③ 리조또 쌀을 넣고 끓인 후 생크림과 그라나 파다노 치즈 가루를 넣고 농도와 맛을 낸다. ④ 들깨가루와 엑스트라 버진 올리브유를 버무려준 후 접시에 담고 노른자를 올려 마무리한다.
오스테리아 주연 김동기 오너셰프 paychey@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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