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랩] "스타트업의 정의를 잊지 않아야 합니다" [민명준 리하베스트 대표]

SBSBiz 2022. 1. 22. 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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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부가가치로 부산물이 버려지지 않는 세상을 꿈꿉니다"
푸드 업사이클링 전문 기업 리하베스트

Q. 리하베스트는 어떤 회사인가요?

안녕하세요. 민명준 리하베스트 대표입니다. 리하베스트는 영어로 Re-Harvest라고 표기하고 '재수확하다'라는 의미를 갖고 있습니다. 이러한 이름처럼 저희 회사는 쉽게 버려지거나 저부가가치로 취급받던 식품 제조 부산물을 업사이클링해 대체 식품으로 만들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기능성 대체 밀가루를 만들어 피자 도우나 치킨 튀김가루로 사용하는 식이고요. 분말 대용식, 에너지바 원료로도 쓰고 있습니다.

Q. 식품 제조 부산물은 정확히 어떤 것인가요?

대한민국의 맥주 및 식혜 산업에서는 연간 42만톤의 식품 제조 부산물이 발생합니다. 기업은 그 부산물로 사료나 비료를 만들기도 하지만 50%는 매년 280억원을 들여 폐기하고 있는데요. 그래서 기업 입장에서는 부산물이 골칫덩이일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저는 부산물에 좋은 영양분이 많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저부가가치로 취급받는 게 안타까웠습니다. 그래서 사업 아이템으로 사용하게 됐는데요. 물론 아무 부산물이나 가져다 쓰는 건 아닙니다. 부산물을 가져와 세척, 탈수, 건조, 분쇄, 이물질 및 균 검사 등 꼼꼼한 검수 끝에 대체 원료로 출하하고 있습니다.

Q. 리하베스트는 어떻게 만들어진 회사인가요?

저의 첫 직장은 컨설팅 회사였습니다. 처음에는 직장 생활이 정말 좋았지만 나중에는 야근을 일주일에 4번씩 하는 등 일이 많아졌습니다. 그렇게 바쁜 나날을 보내던 중 몸에 초기 종양이 발견돼 일을 쉬게 됐습니다. 그런데 왜 안 좋은 일은 한꺼번에 생기는지... 이때 가장 친한 친구가 갑작스럽게 하늘나라로 가게 됐습니다. 그 친구가 마지막으로 "너는 너무 바빠, 시간을 할애해 네가 진짜 좋아하는 일을 생각해 봐"라는 말을 했어요. 그 이야기를 듣고 나서부터 삶을 되돌아봤는데 저는 그동안 원하지 않는 일을 하면서 살았더라고요. 그래서 제가 진짜 원하는 일이 무엇인지 고민하기 시작했고, 사회에 떳떳하면서도 좋은 일을 하자는 목표를 갖고 리하베스트를 창업하게 됐습니다.

Q. 창업 과정이 순탄하지는 않으셨을 것 같은데

2019년 말 리하베스트를 창업할 때에는 ESG라는 개념이 잘 알려지지 않았고 친환경 가치에 대한 인식도 크지 않았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국세청의 맥주 부산물 규제를 해결해야 했는데, 사실 스타트업이 떠안기에는 어려운 일이었죠. 그런데 이때 OB맥주가 샌드박스 규제 혁신을 도와줬습니다. 그래서 걱정했던 것보다는 일이 잘 풀렸던 것 같습니다.

또 저희는 창업 초기에 B2C 사업을 우선적으로 진행해 소비자 인식 개선을 이뤄낸 뒤 B2B로 뛰어들 생각이었습니다. 그런데 투자자들이 B2B에 집중하라고 조언해 주시더라고요. 이때 저는 세부사항을 유연하게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왜냐하면 스타트업 대표는 탄탄한 목표 의식이 필요하기는 하지만 세부사항까지 고집을 부리면 안 될 것 같았거든요. 그런 면들을 유연하게 받아들인 점이 사업을 좋은 방향으로 이끌었습니다.

Q. 첫 투자를 받았던 비결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창업 초기 투자 유치가 어려운 건 기업 가치 선정 때문입니다. 아무래도 매출이나 기술이 명확하지 못한 시기이니까요. 그래도 회사의 비전과 사업 모델이 명확하다면 투자를 받는 데 유리합니다.

또한 투자를 이룩하기 위해서는 구매자와 판매자의 입장을 모두 생각해야 합니다. 그래서 저도 매출, 기술력, 브랜드 등 다양한 면에서 고민을 했던 것 같고요. 투자자에게 가서 우리는 향후 이런 브랜드를 만들 거고, 그것을 위해 어떠한 기술력을 갖출 거고, 어떻게 상장을 진행할 거고, 예상보다 매출이 높으면 다시 R&D(연구개발)를 하겠다는 식으로 설명을 했습니다. 그게 투자자에게 회사 성장 기반을 어필하는 계기였던 것 같습니다.

Q. 후배 창업가에게 해주고 싶은 조언이 있다면

무엇보다 '스타트업의 정의를 잊지 말자'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왜냐하면 스타트업의 성공 척도는 우리 회사로 인해 세상이 얼마나 바뀌었는지에 달려있는 것 같거든요. 투자를 받고 여러 가지 리스크를 마주하면 이러한 다짐을 잊어버릴 수도 있고, 외부 유혹도 발생할 수 있지만 그때마다 이러한 문장을 떠올린다면 더욱 세상에 도움이 되는 기업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Q. 리하베스트가 꿈꾸는 미래는 어떤 모습인가요?

리하베스트는 향후에도 다양한 대체 식품을 만들어가면서 저부가가치로 버려지는 부산물이 없는 세상을 꿈꾸고 있습니다. 그러한 성과를 얻기 위해 꾸준한 기술 개발과 사례를 만들어갈 예정입니다. 또 저희가 한발 한발 내딛는 걸음은 후발주자들이 따라오는 길이기도 하잖아요. 앞으로도 푸드 업사이클링 영역에서 좋은 방향을 만들어가고 싶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동영상을 시청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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