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우리금융, 넥타이 던지고 메타버스 실험 '한창'

강한빛 기자 2022. 1. 22. 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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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S리포트-금융권 "변해야 산다"②] 딱딱, 보수적인 분위기는 옛말

[편집자주]보수적인 금융회사가 달라졌다. 딱딱한 직급 호칭을 없애고 통일성 뒤에 가려져 있던 직원의 개성을 위해 복장 자율화를 도입했다. 자유로운 소통이 오고 갈 수 있도록 업무 공간도 뜯어 고치고 있다. 정말 이름 빼고 다 바꾸는 대대적인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변해야 생존할 수 있다”는 위기감이 팽배하다. 유연하고 효율적인 조직문화 없인 변화의 속도가 빠른 디지털 금융 시대에 뒤처질 수 있다는 분위기다. 은행장들은 디지털 역량 강화, 미래 고객 확보를 위해 메타버스(3차원 가상세계)에 몸을 던지는 것도 서슴지 않고 있다. 청바지를 입은 은행원은 과연 혁신을 이끌 수 있을까?

사진=이미지투데이

◆기사 게재 순서

① 유니폼 던지고 거침 없이 호칭 파괴… 신한은 “김 수석~” 부르고 국민은 팀장을 없앴다

② 하나·우리금융, 넥타이 던지고 메타버스 실험 ‘한창’

③ 금융권 ‘권위’ 사라지니 “효과 있다” VS “변화 없다”


#. “은행하면 딱딱하다 관료적이라는 생각을 하기 마련인데 핀테크 업체들과 동일한 방식으로 자유롭게 일하고 있습니다”-하나금융그룹 유튜브 ‘하나TV’ 속 직원 A씨


#. “복장 자율화는 마음의 거리 좁히기가 아닐까요? 요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직원들과도 거리두기를 하고 있는데 복장 자율화가 되니 마음만큼은 예전보다 더 친근해진 것 같아요”-우리은행 유튜브 ‘웃튜브’ 속 직원 B씨


보수적이란 평가를 받던 금융권이 유니폼 폐지, 호칭 파괴 등 변신에 한창이다. 우리금융그룹과 하나금융그룹은 비슷하지만 다른 전략으로 유연한 기업문화 조성을 위해 속도를 내고 있다. 디지털 전환이 핵심과제로 지목되고 빅테크의 공세가 심해지는 가운데 유연하고 효율적인 조직문화가 절실하다는 판단이 변화를 이끈 것으로 보인다.



청바지 입고 출근… “김 과장 대신 피터로 불러 주세요”



우리은행과 하나은행은 불필요한 위계 의식을 탈피하기 위해 옷차림과 호칭을 바꿨다. 넥타이를 벗어 던진 곳엔 자유로움과 개성이, 딱딱한 호칭을 없앤 곳엔 직원 개개인의 존재감이 채워진 모습이다.


우리은행의 변신은 옷차림부터 시작됐다. 여기에는 손태승 우리금융그룹 회장의 의지가 고스란히 반영됐다. 손 회장은 2019년 기자간담회 자리에서 디지털 금융을 강조하며 “사무실 레이아웃, 복장 등 여러 가지를 일반 IT 기업처럼 운영하려고 한다”고 밝힌 바 있다. 혁신을 위해선 창의적이고 유연한 기업문화를 조성해야 하는데 모두가 똑같은 유니폼을 입고선 기존의 문화에서 벗어나기 어렵다는 것이다.


그의 계획은 이듬해 복장 전면 자율화로 실현됐다. 우리은행은 2020년 6월부터 복장 전면 자율화를 시행하며 본점은 물론 전국 지점에서 유니폼을 입고 일했던 행원들도 선택에 따라 자율 복장을 입게 됐다. 권광석 우리은행장은 “단순히 옷을 자유롭게 입는 것에 그칠 것이 아니라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는 혁신적 은행으로 탈바꿈하는 결실로 이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나은행 역시 같은 해 자율복장 자율화를 실시, 한발 더 나아가 직원 간 호칭을 바꿨다. 하나금융그룹은 수평적 조직문화를 위해 2020년 영어 호칭을 도입했는데 이는 주요 금융그룹에서는 첫 시도다. 김정태 하나금융그룹 회장의 역할이 컸다. 그는 자신의 이니셜을 따 ‘JT’로 부르도록 했다.


이외 지성규 부회장은 ‘글로컬’, 박성호 하나은행장은 ‘라울’, 권길주 하나카드 대표이사는 ‘사이먼’을 사용하고 있다. 호칭 실험은 직급체계의 변화도 가져왔다. 하나은행은 지난해 5월 임원 직급체계에서 ‘전무’를 없애고 ‘부행장-상무’로 간소화했다.



MZ세대와 “김치”… 행장님도 ‘메타버스’에 푹


권광석 우리은행장이 메타버스에 접속해 MZ세대 직원들의 실시간 질문을 받고 있다./사진=우리은행

이들이 기존 뿌리 깊게 박힌 호칭, 체계를 손질하고 있는 건 미래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인터넷은행과 빅테크가 금융 영토를 빠르게 확장하자 자유로운 의사소통이 가능한 업무 환경을 구축해 즉각 대응하고 수평적 조직문화를 만들어 권위를 빼고 그 공백을 혁신으로 채우겠다는 포부다.


그러는 사이 젊은 고객층의 위상도 변했다. 은행장들은 MZ세대(밀레니얼+Z세대) 고객을 잡기 위해 아바타로 변신, 가상의 세계에 몸을 던지는 것도 서슴지 않는다. 박성호 하나은행장과 권광석 우리은행장은 모두 메타버스(3차원 가상세계)를 활용한 소통에 주목하고 있다. 메타버스 주 이용자가 10·20세대인 만큼 이들이 경제활동의 주류로 올라설 경우를 대비해 미리 ‘잠재적 고객’ 확보에 나서는 모습이다.


하나은행은 메타버스 전용 플랫폼 ‘제페토’ 속에 ‘하나글로벌캠퍼스’를 만들어 신입 행원을 위한 멘토링 프로그램 수료식을 진행했다. 박성호 하나은행장은 그의 영어 호칭인 ‘라울’이란 이름으로 신입 행원과 만났다. 아울러 MZ세대의 사고방식을 이해하고 적극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지난해 메타버스 전담조직 ‘디지털혁신TFT’도 구축했다.


권광석 우리은행장은 ‘전광석화’란 이름으로 MZ세대 직원들과 소통의 시간을 가졌다. 권 행장은 “메타버스를 활용한 소통 시간은 디지털 트렌드와 세대를 아우르는 새로운 시도로 구성원들이 서로를 한층 더 깊이 이해하는 소중한 기회가 됐다”고 말했다. 우리은행은 MZ세대 고객만을 위한 모바일앱 화면을 따로 만들기도 했다. 아울러 지난해 말 MZ세대로만 구성된 마케팅팀을 구성해 젊은 직원들의 목소리를 적극 반영한 서비스 개발에 돌입했다.


성태윤 연세대학교 경제학부 교수는 “은행들이 호칭 파괴, 복장 자율화 등 다양한 변화에 나서고 있는데 무조건 ‘기존의 격식을 깬다’는 접근 방식보다는 금융업의 신뢰를 유지할 수 있고 업무 효율성 등을 높일 수 있는 것에 집중해야 한다”며 “직원의 수평적이고 자유로운 업무환경을 구축하는 것과 더불어 성과평가 강화도 요구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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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한빛 기자 onelight92@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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