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니폼에 호칭 파괴.. 신한은 "김 수석~" 부르고 국민은 팀장을 없앴다

박슬기 기자 2022. 1. 22.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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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S리포트-금융권 "변해야 산다"①] 자리잡은 호칭파괴 '엉클 조'까지 등장, 임원도 임원실이 없다

[편집자주]보수적인 금융회사가 달라졌다. 딱딱한 직급 호칭을 없애고 통일성 뒤에 가려져 있던 직원의 개성을 위해 복장 자율화를 도입했다. 자유로운 소통이 오고 갈 수 있도록 업무 공간도 뜯어 고치고 있다. 정말 이름 빼고 다 바꾸는 대대적인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변해야 생존할 수 있다”는 위기감이 팽배하다. 유연하고 효율적인 조직문화 없인 변화의 속도가 빠른 디지털 금융 시대에 뒤처질 수 있다는 분위기다. 은행장들은 디지털 역량 강화, 미래 고객 확보를 위해 메타버스(3차원 가상세계)에 몸을 던지는 것도 서슴지 않고 있다. 청바지를 입은 은행원은 과연 혁신을 이끌 수 있을까?

보수적인 금융권에서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신한은행은 직급 호칭을 없애고 국민은행은 팀장 직위를 축소하며 유연한 조직문화로 거듭나기 위해 매진하고 있다./그래픽=김은옥 기자

◆기사 게재 순서

① 유니폼 던지고 거침 없이 호칭 파괴… 신한은 “김 수석~” 부르고 국민은 팀장을 없앴다

② 하나·우리금융, 넥타이 던지고 메타버스 실험 ‘한창’

③ 금융권 ‘권위’ 사라지니 “효과 있다” VS “변화 없다”


“조용병 회장님 말고 편하게 ‘엉클 조’로 불러요.”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은 이달 13일 메타버스 공간에서 열린 ‘2022년 신한금융지주 신년 워크숍’에서 임직원에게 이같이 말했다. 지주 전 임직원이 참석해 올해 회사의 전략 방향을 공유하는 자리에서도 조 회장은 격식없는 소통을 위해 과감한 호칭파괴를 주문했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회장님에게 직접 보고할 일이 없어 사실상 회장님을 ‘엉클 조’라고 부를 일이 거의 없었는데 메타버스에서 직원들이 자유롭게 조 회장을 엉클 조로 불렀다”고 회상했다.

이처럼 보수적인 금융권에서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특히 신한은행은 직급 호칭을 없애고 국민은행은 팀장 직위를 축소하며 유연한 조직문화로 거듭나기 위해 매진하고 있다.


호칭파괴, 팀장 없이 직보… 더이상 낯설지 않아요


신한금융은 지난해 8월부터 직위 체계를 팀장-팀원 체계로 간소화하면서 호칭은 개개인의 개성을 살려 자유롭게 선정했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사내 메신저인 ‘골드윙’에는 직급이 아예 써있지 않고 ‘훈이’, ‘인크레’ 등 자신이 원하는 호칭으로 부르게 돼 있다”며 “다른 부서의 직원과 메신저를 통해 처음으로 대화를 나눌 경우 그 직원의 직급이 과장인지, 차장인지 모를 때가 많다”고 말했다.

신한은행도 지난해 2월 시중은행 가운데 처음으로 호칭문화를 파괴했다. 현재 약 1년동안 시행된 호칭파괴는 조직문화로 완전히 자리잡은 분위기다. 부부장 이하부터 부서별로 ‘수석’, ‘매니저’, ‘프로’ 등 원하는 대로 구성원 호칭을 사용하기 시작한 것이다.
 
그동안 정통 은행권에선 행원-대리-과장-차장-부부장-부장(지점장)-본부장-임원(부행장) 등 수직적인 직급 체계를 고수해왔지만 전사적 호칭파괴라는 파격적인 시도가 지속되고 있다. 다만 신한은행은 부장(지점장)급 이상 직급 호칭은 유지하기로 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지점장 이상의 부서장 급은 은행업의 특징 상 전결권(여신, 부서협의권, 인사권)을 갖고 있어 이들도 호칭을 변경할 시 협업부서에서 다시 전결권자를 찾아야하는 번거로움이 있어 지점장급 이상은 호칭파괴 대상에서 제외됐다”며 “지점이 많고 부서가 많은 은행 특성이 감안된 조치”라고 설명했다.

이러한 호칭파괴로 사내 커뮤니케이션의 효율성이 높아졌다는 후문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나이가 많은데 승진을 못해 직급이 계속 과장인 직원들의 경우 후배들이 과장님이라고 부르면 언짢은 측면도 있지만 직급을 알 수 없게 호칭을 모두 수석으로 통일하면 직급 호칭에서 완전히 자유로워지기도 한다”고 귀띔했다.

신한카드도 지난해 4월부터 모든 사내 호칭을 ‘님’으로 통일했다. 최고경영자(CEO)를 포함한 임원, 부서장 등 ‘장’이 붙은 모든 직책명 대신 ‘님’ 호칭으로 단일화한 것이다. 직원들이 임영진 신한카드 사장을 부를 때도 ‘영진님’이라고 부른다. 핀테크 업체인 토스도 임직원 간에 이름 뒤에 ‘님’을 붙여 부른다. 이승건 대표도 직원들에게 ‘승건님’으로 불린다.

국민은행은 호칭까지 파괴하진 않았지만 조직의 빠른 의사결정을 위해 지난해 초 20명 미만의 부서에선 팀장을 없앴다. 즉 팀원들이 부장에게 직보하는 형식으로 보고체계를 단순화한 것이다. 이는 허인 KB금융 부회장이 국민은행장이었던 지난해 빠른 의사결정 속도를 위해 내놓은 특단의 조치다.
그래픽=김은옥 기자


유니폼도 벗어야 진정 혁신이죠


수평화된 조직을 만들기 위한 변화는 이뿐만이 아니다. 신한은행은 이달부터 남직원의 복장을 전면 자율화했다. 

은행권에선 유니폼을 앞다퉈 폐지하는 추세다. 유니폼을 가장 먼저 없앤 곳은 국민은행으로 2018년 9월부터 ‘통일성 추구’라는 명목 아래 획일적 틀로 작용했던 직원 유니폼을 전면 복장 자율화로 전환했다. 이때는 직원이 원하면 유니폼을 입을 수 있도록 해 사실상 완전 폐지는 아니었다.

이어 2019년 5월 국민은행은 유니폼을 완전 폐지했고 한달 뒤 신한은행도 유니폼 폐지 대열에 합류했다. 여직원 복장은 자율화됐지만 지난해까지 남직원은 정장을 입어야 했다. 이후 신한은행은 지난해 임금·단체협약(임단협)을 타결하면서 이달부터 영업점, 본점 구분 없이 남직원 복장에도 제한을 두지 않기로 했다.

공간의 혁신도 꾀했다. 국민은행의 경우 2018년 6월부터 본부부서는 팀원, 팀장을 동일 라인에 책상을 배치해 수평적인 분위기에서 업무를 할 수 있도록 했다.

KB금융 계열사인 푸르덴셜생명은 지난해 보험사 처음으로 푸르덴셜타워 18층~22층까지 총 5개층 약 1400평 규모로 본사 전체에 스마트오피스를 조성했다. KB금융 관계자는 “푸르덴셜생명 임원들도 임원실이 따로 없고 사무실 입구에 설치된 키오스크를 통해 직원들과 같은 좌석을 이용한다”며 “임직원들 간 소통이 원활히 이뤄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은행권에서 호칭 파괴, 팀장 축소, 유니폼 폐지 등을 실행함으로써 수평적이고 유연한 조직 분위기를 조성하려는 것은 핵심 경영전략인 디지털 전환과 맞닿아있다. 빠른 의사 결정과 실행력이 담보되지 않으면 디지털 금융 시대에 뒤처질 수 있다는 판단이 작용했다.

서지용 상명대 경영학부 교수는 “최근 2년동안 비대면 채널 위주로 은행 영업이 진행됐고 영업점도 많이 축소하고 있어 자율복장이나 호칭 파괴 등 그동안 제조기업 중심으로 많이 이뤄졌던 행태들이 금융권에서도 가능해진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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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슬기 기자 seul6@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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