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佛)효자' 마가 스님 , 90세 노모와 사찰 순례한 사연

신효령 입력 2022. 1. 22. 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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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는 제가 어머니를 위해 여행을 떠난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영화를 다 찍고나니 어머니가 저를 위해 함께 해주셨다는 감사함이 컸어요."

"스님인 제가 어머니와 손잡고 다니는 모습이 사찰을 온 사람들에게 아름답게 보였던 것 같습니다. 눈물을 흘리는 사람도 있어서 저의 이 작은 여행이 세상 사람들에게 교훈을 줄 수 있겠구나 싶었는데, 주변 사람들도 영화로 만들라고 권유했습니다. 동행한 최진규 감독에게 절대 연출하지 말라고 부탁했고, 카메라로 찍든 안 찍든 신경쓰지 않고 저는 어머니와 즐겁게 여행 다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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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마가 스님, 노모 아프다는 소식에 40년 만에 재회
"물질 관계없이 주변 사람들과 사이 좋아야 행복한 삶"
2년간 전국 사찰 여행 담은 다큐…5월8일 개봉

[서울=뉴시스] 다큐멘터리 영화 '불(佛)효자' 속의 마가 스님(오른쪽)과 그의 어머니 박종순 씨. (사진=영화 '佛효자' 제공) 2022.01.21.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신효령 기자 = "처음에는 제가 어머니를 위해 여행을 떠난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영화를 다 찍고나니 어머니가 저를 위해 함께 해주셨다는 감사함이 컸어요."

마가 스님(62)은 자신의 어머니 박종순(92)씨와 영화 '불(佛)효자'를 찍은 소감을 이같이 밝혔다. 이 영화는 40년 전 출가한 스님이 어머니와 전국 사찰을 다니며 촬영한 로드 다큐멘터리로, 효의 진정한 의미를 되새겨보게 만든다. 스님의 절절한 효심과 아름다운 사찰 풍경이 함께 어우러져 먹먹한 감동을 안긴다.

수행자의 길을 걷던 스님은 편지 한 통을 받고, 고향인 전남 고흥으로 가서 출가한 지 40년 만에 어머니를 만난다. 혼자 힘으로 생활하기 힘든 어머니를 절에서 모시기로 결심한 스님은 구부정하게 잠든 어머니 모습을 보며 이제 시간이 얼마남지 않았다는 걸 느낀다.

"어머니가 아프시다는 이야기를 듣고 집에 갔는데, 편찮으신 상황에서도 밥을 해주시는 모습에서 제가 너무 무심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이제는 제가 어머니에게 밥도 해드리고, 다가오는 이별을 준비하는 게 아들의 도리라고 느꼈어요. 구순을 맞이한 어머니에게 선물을 하고 싶었는데, 어머니에게 물질적인 선물이 무슨 의미가 있겠어요. 그래서 함께 여행을 다니기로 결심했습니다."

[서울=뉴시스] 다큐멘터리 영화 '불(佛)효자'에 마가 스님과 그의 어머니 박종순 씨가 출연했다. (사진=영화 '佛효자' 제공) 2022.01.21.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스님이 어머니와 함께 2019년 가을부터 2년간 전국 사찰을 다닌 모습이 꾸밈없이 펼쳐진다. 그는 "연로하신 어머니를 혼자 모실 수 없어 주변 사람들 2~3명과 함께 하기로 했다"며 "그 분들이 내가 어머니와 걸어가거나 등에 엎고 가는 모습들을 카메라로 찍었다"고 말했다.

"스님인 제가 어머니와 손잡고 다니는 모습이 사찰을 온 사람들에게 아름답게 보였던 것 같습니다. 눈물을 흘리는 사람도 있어서 저의 이 작은 여행이 세상 사람들에게 교훈을 줄 수 있겠구나 싶었는데, 주변 사람들도 영화로 만들라고 권유했습니다. 동행한 최진규 감독에게 절대 연출하지 말라고 부탁했고, 카메라로 찍든 안 찍든 신경쓰지 않고 저는 어머니와 즐겁게 여행 다녔습니다."

스님은 어머니와 유네스코 7대 사찰인 마곡사, 법주사, 부석사, 봉정사, 선암사, 대흥사, 통도사를 비롯해 서울 조계사, 경주 불국사, 부산 범어사, 양산 통도사, 합천 해인사 등 전국의 아름다운 사찰을 천천히 걸었다. 어머니가 걷기조차 힘들 때는 스님이 등에 업기도 하고 휠체어를 밀었다. 캠핑카를 개조해 '미고사'('미안해요·고마워요·사랑해요'의 줄임말)라는 이동식 법당을 만들었고 어머니와 함께 기도한다. 이 과정에서 지난 세월의 오해도 풀린다.

"제가 어머니에게 출가를 말한 게 아니라 집에서 몰래 도망쳤습니다. 그래서 어머니는 자식의 생사를 모르고 기다리셨는데요. 월정사에서 행자생활을 하는 걸 누군가 보고서 어머니한테 말했나봐요. 어머니가 여행 도중에 '행자라는 여자를 만나서 어디서 살고 있는 줄 알고 좋아하셨다'고 이야기하시더라구요. 하하."

이 영화는 부처님오신날이자 어버이날인 5월8일 개봉할 예정이다. 그는 "현대인들이 물질만능주의에 빠져 있다보니 인생에서 무엇이 중요한지를 잊어버리고 사는 것 같다"며 "자신과 가까이 있는 사람을 등한시하면 텅빈 마음으로 영원히 허덕거리게 된다. 물질과 관계없이 부모님·배우자 등 주변 사람들과 사이가 좋아야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다는 메시지를 이 영화를 통해 꼭 전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서울=뉴시스] 다큐멘터리 영화 '불(佛)효자'에 마가 스님과 그의 어머니 박종순 씨가 출연했다. (사진=영화 '佛효자' 제공) 2022.01.21.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공감언론 뉴시스 snow@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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