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감 세워주려다 큰일 난다..이것 있는 사람 비아그라 조심 [사이언스라운지]

이새봄 2022. 1. 22. 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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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언스라운지] '푸른 다이아몬드'라고 하면 여성들은 귀금속을 연상할지 모르겠다. 하지만 남성들은 십중팔구 발기부전 치료제 '비아그라'(성분명: 실데나필)를 떠올린다. 푸른 다이아몬드이자 남성들의 자신감을 세워주는 발기부전치료제는 효용에 비해 상대적으로 부작용이 작아 많은 남성들이 활용한다. 과거에는 비아그라를 비롯한 실데나필 제제를 의사처방이 필요없는 일반의약품으로 전환하자는 움직임까지 있었다. 당초 심장 질환 치료를 목적으로 개발된 실데나필은 혈관 확장 기능이 있어 발기부전 치료뿐 아니라 고산병 치료 등에도 쓰인다. 혈관이 확장되는 기능을 하기 때문에 혈류가 더욱 원활하게 공급되고, 결과적으로는 발기를 촉진하는 작용을 하기도 한다.
하지만 최근 실데나필이 복부 대동맥류를 악화시킬 수 있다는 연구가 나와 주의가 요구된다. 특히 대동맥류는 여자보다는 남자에게서 발생률이 높으며 천천히 여러해에 걸쳐 진행되기 때문에 초반에는 증상을 느끼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 실데나필을 처방받을 경우, 자신이 대동맥류가 있는지 여부를 먼저 확인하는 등의 사전 조치가 필요할 수 있다. 미국 심장학회에서 발간하는 미국심장학회저널에는 최근 쥐를 대상으로 한 연구를 통해 실데나필을 장기복용할 경우 복부 대동맥류 발병이 악화됐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연구진들은 실험용 쥐에게 의도적으로 복부 대동맥류를 유발하고, 이 중 절반에게 4주간 매일 물에 물에 희석한 실데나필을 제공했다. 쥐들은 몸무게에 맞춰 1kg당 실데나필 60~100mg을 투여받았다. 나머지 절반의 실험용 쥐에게는 물이 제공됐다.

4주 후 실데나필을 투여받은 쥐들은 그렇지 않은 쥐들에 비해 평균적으로 37% 더 넓은 복부 대동맥류가 발견됐다. 즉 복부 대동맥류가 훨씬 악화됐다는 뜻이다. 또한 복부대동맥류의 탄성이 50% 이상 약화됐다.

대동맥은 심장에서 시작해 위로 올라가 왼쪽으로 아치 모양을 이루며 구부려져 내려가는 형태로, 마치 지팡이와 비슷한 모양이다. 횡격막을 지나서 배 속에 있는 부분을 '복부 대동맥'이라 부른다. 대동맥류는 혈관벽이 부풀어 돌기나 풍선 형태로 변형된다. 이 질환은 흔히 혈관벽에 지방 등이 들러붙은 침전물이 쌓여서 일어날 수도 있고, 혈관벽을 약하게 하는 다른 질병의 합병증으로도 일어난다. 대동맥류가 있으면 시간이 지나면서 혈관벽이 탄력성을 잃고 정상 혈압에도 혈관이 파열될 수 있다.

대동맥은 총 3개의 층으로 구성돼 있다. 혈관 안쪽을 흐르는 혈액과 접촉하는 내피세포로 이루어진 내막과 혈관 바깥 조직인 외막 사이에 있는 중간 막인 '중막'은 막 중에서도 가장 두껍고 평활근 세포로 구성돼 있다. 평활근 세포는 대동맥이 수축·이완되도록 혈류를 적절하게 조절하고, 혈관 자체의 긴장도를 관리하는 역할을 한다.

몸속에서 발견되는 효소 중 하나인 포스포디에스테라제5(PDE5)는 혈관 평활근 세포의 수축 능력을 조절하는 중요한 효소다. PDE5는 혈관을 확장시키는 물질인 cGMP를 필요에따라 분해하면서 혈류를 조절한다.

문제는 실데나필 및 실데나필과 유사한 기전을 가진 약물의 경우 PDE5 효소 활성을 막는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실데나필은 역으로 PDE5효소를 방해해 cGMP라는 물질을 분해시키지 못하게 하고, 이를 통해 혈관을 확장시키는 원리로 발기를 돕는다.

연구 책임자인 첸 옌 로체스터대 의과대학 교수는 "실데나필이 평활근 세포의 수축을 기능을 저하시켜 복부 대동맥류의 진행이 악화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며 "기존에 대동맥류 병변이 있는 환자에게 실데나필과 같은 PDE5 억제제 처방에 대한 주의가 요구된다"고 밝혔다.

특히 대동맥류는 한 번 생기면 저절로 없어지지 않는다. 근본적인 치료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예방이 더 중요할 뿐 아니라 관리도 소홀해서는 안 된다. 대동맥류의 약 80%는 점점 커지고 나머지 20%는 크게 변하지않는다. 특히 복부 대동맥류는 수술로 치료가 가능하지만 하지 마비 등의 수술 부작용이 있을 수 있다. 복부 대동맥류는 폐기종이 있거나 복부 대동맥류의 가족력이 있는 경우, 고혈압, 고콜레스테롤 등의 기저질환이 있는 경우 발생 확률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있다.

[이새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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