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와 첫 라운딩 준비 끝?..초보도 이 점 알아야 봄날 굿샷 [라이프&골프]

정현권 2022. 1. 22. 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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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골프] "아내를 골프에 동참시키려고 클럽을 풀세트로 장만해줬는데 실내연습장에 몇 번 나가다가 요즘엔 영 시원찮아."

종종 함께 골프를 하는 지인이 저녁 자리에서 아내를 골프에 입문시키는 게 쉽지 않다고 토로했다. 도저히 몸을 움직이려 하지 않는 아내에게 한 달만 레슨을 받아 보자며 교습가를 붙였다고 한다.

처음엔 마지못해 나가다가 2주가 지나면서 이런저런 구실로 빠지는 날이 많다고 했다. 300만원 정도 들인 클럽 세트가 아파트 지하 창고 한편에 우두커니 서 있다며 한숨을 쉬었다.

레슨비용도 대줬는데 축나고 있다며 아쉬워했다. 퇴직 후 아내와 골프를 하며 꿈꾸던 여유로운 노후 설계가 맘대로 되지 않는다는 것.

코로나 사태 장기화로 골프장 이용률은 물론 골프인구 자체가 늘고 있다. 특히 20·30대 젊은 층과 여성층의 가세로 골프시장이 활황세다.

문화체육관광부의 국민생활체육조사에 따르면 골프 참여율이 지속적으로 높아진다. 전국 17개 시도 만 10세 이상 9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골프 참여율은 2019년 5%, 2020년 5.5%에 이어 2021년엔 6.8%로 증가했다.

체육동호회 가입에서도 골프는 2020년 대비 7.4% 포인트 상승한 21.8%로 축구/풋살(16.5%)을 제치고 1위를 기록했다. 동호회 가입 최다 종목이 골프라는 게 놀랍다.

하지만 초보들의 골프 입문은 의외로 쉽지 않다. 클럽 구입 비용과 그린피 등 비용 측면에서 상대적인 진입 장벽에다 레슨을 동반하고 룰 준수와 매너도 엄하기 때문이다.

초보에게 전문가 조언은 필수

처음부터 골프클럽을 풀세트로 무장하는 경우도 있지만 서두를 필요는 전혀 없다. 본인 스윙이 안착하지도 않은 상태에서 클럽을 구매하면 스윙에 부작용을 초래하고 몸에 무리도 간다.

골프다이제스트에 나온 가이드 내용을 요약해 소개한다. 겨울 동안 기본 사항을 익혀 봄날 굿샷을 준비할 필요가 있다.

처음엔 연습장에 비치된 클럽으로 가볍게 휘두르면서 스윙 감각을 익혀도 충분하다. 교습가에게 레슨을 받으려면 보통 7번 아이언으로 시작한다. 친한 사람에게 물려받거나 중고 클럽이면 족하다.

드라이버까지 휘두르며 어느 정도 스윙이 형성되면 본인에 맞는 클럽을 준비한다. 교습가나 고수에게 상의하고 중고클럽도 가능하다.

고급스럽고 성능이 좋아 보인다고 상급자 클럽을 덜컥 구입하면 후회한다. 샤프트 재질, 로프트 각도가 본인에게 맞는다는 보장이 없다.

클럽은 14개를 기준으로 하는데 처음부터 완비하지 않아도 된다. 가령 3번, 4번, 5번 아이언 대신 하이브리드로 대체해도 된다.

전문가들은 초보자용으론 클럽의 헤드 솔이 넓은 것을 권한다. 무게 중심이 낮아 높은 탄도를 내고 헤드가 지면에 박히는 일도 드물다.

신발과 장갑도 생각 외로 스윙에 큰 영향을 준다. 신발은 셋업과 어드레스 때 몸을 균형 있게 지탱하도록 발 전체에 편안하게 밀착된 제품을 선택한다. 장갑도 헐렁하지 않고 손에 착 감기는 제품이 좋다.

클럽은 시타 클럽이 구비된 골프숍에서 직접 충분히 스윙을 거친 후 결정한다. 몸에 맞게 피팅도 동시에 해도 된다.

요즘은 짝퉁도 주의해야 한다. 오픈 마켓이나 SNS에 시세보다 훨씬 저렴하면 의심해봐야 한다. 해외 직구 대행업체라도 중국산이면 신중한 선택이 필요하다.

짝퉁도 정품과 비슷하다는 업자들의 말에 현혹되면 곤란하다. 말과는 달리 성능이 전혀 다르고 다칠 수도 있다.

룰과 매너부터 익힌 후 필드로

골프는 미국골프협회(USGA)와 영국왕립골프협회(R&A)가 정한 규칙에 따라 진행된다. 가장 기본적인 원칙은 '있는 그대로의 코스에 놓인 볼 그대로 플레이한다'는 것이다. 예외는 룰로 따로 정해놓는다.

이런 원칙에 따라 골퍼들은 성실하고 진정성 있게 행동한다. 처음부터 룰을 준수하고 위반하면 반드시 페널티를 받아 정직하게 플레이하는 습관을 들인다.

스코어를 정확하게 기록하고 리플레이스와 OB, 페널티 구역에 관한 규정을 엄수한다. 치기 어렵다고 볼을 클럽으로 터치한다든지 벙커에서 클럽으로 모래를 건드리면 안된다.

처음부터 볼을 터치하는 버릇을 들이면 고착화돼 평생 고치기 힘들다. 벙커 모래 터치 규정이 바뀌었다지만 실제 샷에 영향을 주기 위해 클럽으로 모래를 건드리면 규칙 위반이다.

타인을 배려한 것은 골프의 정신이다. 특히 슬로 플레이는 상대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

그렇다고 앞 팀을 압박하려고 성급하게 뒤에서 공을 날리는 것도 비 매너로 자칫 불화로 이어질 수 있다. 간혹 앞 팀의 그린 주변에까지 다가서는 경우도 있는데 지양해야 한다. 민감한 퍼팅에 영향을 준다.

김태영 한국대중골프장협회 부회장은 "멋진 골퍼는 골프장의 코스보호에도 신경 쓴다"며 "골프장이 아니라 동반자들과 뒤 팀, 그리고 다음에 또 방문할 본인을 위해서"라고 밝힌다.

벙커 정리, 디벗 복원, 그린 볼 자국 수리 등이다. 누구도 이를 강요하지 않지만 자발적으로 행한다. 싱글 수준 고수보다 매너 지키는 백돌이가 더 존경받는 게 골프다.

겨울 동안 인내를 갖고 스윙을 익혀 코로나 걷히는 봄날에는 비기너들의 굿샷을 기대한다. 골프 입문 한 달이 평생의 골프를 좌우한다는 골프 명언도 있다.

[정현권 골프칼럼니스트·전 매일경제 스포츠레저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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