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日, 韓 빼고 ‘북핵 CVID 원칙’ 공동성명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화상 정상회담을 가진 21일 미·일 양국은 ‘핵무기 비확산조약(NPT)에 관한 미·일 공동성명’을 통해 북핵과 모든 탄도미사일의 폐기를 요구했다. 미·일은 이 성명에서 “우리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에 따라 북한의 모든 핵무기, 그 외의 대량살상무기, 모든 사거리의 탄도미사일 및 그와 관련된 프로그램 및 설비들의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는 해체(CVID)를 강력히 결의한다”고 했다. 북한이 핵실험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재개를 검토하겠다고 발표한 지 하루 만에 즉각 공동 대응에 나선 것이다.
그동안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란 모호한 표현을 써온 바이든 행정부가 CVID란 강력한 표현을 공식 사용하고 나선 것은 큰 변화다. CVID는 2006년 북한의 1차 핵실험 직후부터 유엔 안보리 결의에 북한 비핵화의 원칙으로 명시돼 왔다. 하지만 북한은 ‘패전국’에나 적용하는 원칙이라며 이에 대해 반발, 트럼프 전 미 행정부에서 잘 사용하지 않았다.
작년 4월 말 대북 정책 검토를 완료한 후부터 최근까지 바이든 행정부는 문재인 정부처럼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란 용어를 써왔다.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는 미국이 한국에 핵우산을 제공하거나 전략 자산을 배치해서는 안 된다는 근거로 쓸 수 있기 때문에 북한이 선호하는 표현이다. 북한에 제안한 ‘전제 조건 없는 대화’를 성사시키기 위해 바이든 행정부가 일부 양보한 것으로 해석됐다. 하지만 북한이 20일 사실상 핵실험, ICBM 발사 재개를 예고하자 미·일 정상회담을 계기로 문재인 정부와는 상의 없이 CVID 정책으로 복귀한 것으로 평가된다.
한편 미국은 북한의 미사일 개발 관련자들을 안보리 제재 대상에 추가하자고 유엔 안보리에 제안했지만, 중국과 러시아가 보류를 요청해 채택이 무산됐다고 로이터통신 등이 보도했다. 20일 오후(미 동부시각)까지 안보리 15개 이사국의 반대가 없다면 자동으로 확정될 예정이었으나, 중국과 러시아가 돌연 “검토할 시간이 더 필요하다”며 보류를 요청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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