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대장동 김만배 "성남은 우리 땅", 이 놀라운 배포 누구 믿고 나온 건가
대장동 사건으로 구속된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가 공범인 정영학 회계사에게 “성남은 우리 땅”이라고 말하는 대화가 담긴 녹취록이 언론에 보도됐다. 김씨는 녹취록에서 “(성남시 분당구) 오리역 사업은 무조건 내가 할 거야”라고 한다. 오리역 인근에 있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 오리 사옥 부지, 하나로마트 부지 등 역세권 금싸라기 땅에 사무실 용도 등의 건물을 세워 또 대규모 수익을 거두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김씨가 성남시 등에 광범위한 로비를 한 정황도 녹취록에 나와 있다. 김씨는 “(성남시) 주택국장과 도시계획국장을 만나 다 계획을 짜고 있다”고 했다. 그는 이어 “밤마다 공무원을 얼마나 많이 만났는데” “주말마다 시청 사람들 데리고 가서 공 치는데”라고 한다. “내가 성남을 떠날 것 같니”라고도 한다. 수천억원의 특혜를 받는 대가로 수백억원의 뇌물을 주는 대장동과 같은 방식의 사업을 추진하려고 한 것이다.
김씨는 재판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뜻의 언급도 했다. 이재명 민주당 대선 후보에 이어 성남시장이 된 은수미 시장이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재판을 받게 되자 자신의 사업에 차질이 생겼다. 김씨는 “조금 힘써서 (은 시장이) 당선 무효형 아닐 정도로만 하면 된다”고 했다. 김씨가 이재명 후보의 선거법 위반 사건에 대한 대법원 재판 전후로 권순일 대법관을 여덟 차례나 찾아간 뒤 무죄 취지 판결이 나왔던 ‘재판 거래’ 의혹을 연상케 한다. 실제로 은 시장은 당선 무효형인 벌금 300만원이 나왔던 항소심 판결이 2020년 7월 대법원에서 파기되면서 시장직을 유지할 수 있게 됐다.
성남시에서 김씨가 추진한 일들은 모두 그가 말한 대로 돼 왔다. 김씨는 대장동 민관 합동 개발을 위한 성남도시개발공사 설립 직전 최윤길 전 성남시의회 의장에게 “의장직을 줄 테니 공사 설립 조례안이 통과되게 해달라”고 했다. 실제 그렇게 됐다. 인터넷 기자로 일개 브로커에 불과한 김씨 혼자 힘으로 가능한 일이라고 믿을 사람은 없을 것이다. 김씨는 녹취록에서 “나의 소스(정보원)가 누구냐, 1번 김용(민주당 선대위 조직부본부장)”이라고 했다. 김 부본부장은 이재명 후보의 최측근이다. 대장동 의혹은 갈수록 커지고 있지만 검찰과 경찰은 손을 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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