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후 일격' 임팩트 순간 견고한 축 유지돼야 멋진 피니시

2022. 1. 22. 0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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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의 챔피언 스윙
매킬로이가 지난해 12월 히어로 월드챌린지 대회 2라운드에서 아이언샷을 치고 있다. [AFP=연합뉴스]
175cm, 73kg의 로리 매킬로이는 영국 북아일랜드에서 외동아들로 태어나 아버지로부터 골프를 배운 1989년생 골퍼이다. 2011년 US오픈에서 첫 메이저 우승을 기록했다. 이후 한 달 만에 열린 메이저대회인 디 오픈에서 강한 바람으로 최악의 성적을 기록한 후 “날씨에 좌우되는 골프대회를 좋아하지 않는다”라는 발언을 했다가 ‘앞으로 바람 불지 않는 날에만 대회에 나오라’는 등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2015년에는 WGC 캐딜락 챔피언십에서 볼을 페널티 구역에 빠뜨리는 실수 후 클럽을 물에 던져버려 구설에 올랐고, 2016 리우 올림픽을 앞두고는 당시 브라질에 만연한 지카 바이러스를 구실로 올림픽 참가를 거부하더니 “올림픽 골프경기를 보느니 차라리 육상경기를 보겠다”는 발언으로 또다시 논란의 중심에 섰었다.

‘약간 스트롱 그립’ 가져야 슬라이스 방지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자신의 행동이나 발언이 잘못된 것이었음을 인정하고 진솔하게 사과하는 모습을 보여준 덕에 그는 여전히 상당히 많은 팬을 거느리고 있다. 매킬로이는 2012년 세계랭킹 1위에 올라 106주 동안 그 자리를 지키며 당시 타이거 우즈의 대를 잇는 세계 최고의 선수로 인정받았다. 사실 25세에 메이저대회 4승을 거둔 선수는 잭 니클라우스, 타이거 우즈, 그리고 매킬로이뿐이다. 팬들은 빠른 스윙 템포로 완벽한 밸런스를 유지하며 한치의 흔들림도 없는 매킬로이의 피니시 모습에 매료된다. 필자도 예외는 아니다. 그럼 어떻게 하면 매킬로이의 멋진 피니시를 내 것으로 만들 수 있을까? 의외로 임팩트 자세에서 그 해답을 찾을 수 있다. 골프 스윙에서 임팩트가 이루어지는 순간을 영어로 결정적 순간(the moment of truth)이라고도 표현한다. 원래 투우사가 ‘최후의 일격’을 가하는 극적인 상황에 비유한 말이다. 골프스윙에 있어서 그 최후의 일격은 다름 아닌 임팩트다. 골프 역사에서 볼 때 최고의 선수들의 경우 임팩트에 이르는 과정은 다를 수 있지만 임팩트 순간의 자세만큼은 매우 비슷하다.

임팩트에 있어서 중요한 사항을 열거하면 아마 셀 수도 없을 것이다. 하지만 정말 세심한 주의가 필요한 부분은 따지고 보면 몇 가지 안 된다. 임팩트 순간에 셋업 때의 자세로 돌아가야 한다고 알고 있는 골퍼들이 의외로 많다. 하지만 절대 그렇지 않다. 수많은 투어 프로 선수들 가운데 실제로 임팩트 순간에 셋업 때의 자세로 돌아가는 경우는 단 한 명도 없다. 셋업 때의 자세로 임팩트를 만들려 하면 힘이 실리지 않는다. 게다가 뒤땅 현상이 발생하고 전혀 효과적이지도 않다. 하체를 쓰고, 상체는 오른팔과 어깨를 적절히 사용해야만 올바른 임팩트를 만들어낼 수 있다. 셋업 때보다 하체는 훨씬 더 타깃 쪽으로 이동하고 회전까지 이루어져야 한다. 따라서, 셋업과 임팩트의 자세는 확연히 다를 수밖에 없다.

우선 그림1에서 두 무릎이 체중 이동을 원활히 해주기 위해 과감히 타깃 쪽으로 나아간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힙이 상체보다 앞서 강력하게 타깃 쪽으로 이동하면서 발생하는 현상이다. 임팩트 순간 힙은 셋업 때보다 왼쪽으로 대략 15센티 정도 이동한다. (물론 클럽, 체형, 신체조건에 따라 약간의 차이는 있다.)

같은 원리로 인해 양손의 위치 또한 셋업 때보다 훨씬 더 타깃 쪽으로 나아간다는 사실에 주목하자. 하지만 그 결과 클럽 페이스가 열리게 되지 않을까? 만약, 뉴트럴(neutral) 그립으로 백스윙을 하면 클럽 페이스는 스퀘어(squared:정방향) 상태로 움직이는 것이 정상이다. 문제는 임팩트 순간 체중 이동이 이루어진다면, 힙과 양손이 타깃 쪽으로 나아가면서 스퀘어 상태이던 클럽 페이스가 완전히 열려버린다. 그 결과 심한 슬라이스가 발생한다. 의식적으로 손목을 써서 클럽 페이스를 닫지 않으면 스퀘어 임팩트를 만들 수 없고, 더구나 엄청나게 빠른 다운스윙을 하며 그렇게 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반면, ‘약간 스트롱(strong) 그립’으로 백스윙을 시작하면 클럽페이스는 살짝 닫혀 움직이게 된다. 체중 이동이 이루어지면서 클럽페이스는 서서히 열리게 되며 임팩트에 도달했을 때 스퀘어 상태가 되며 볼을 똑바로 보낼 수 있게 된다. 다시 말해, 의식적으로 손목을 써서 클럽페이스를 닫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스퀘어 상태로 임팩트를 만들 수 있다. 실제로 셋업 자세에서 그림1의 임팩트 순간처럼 양손을 타깃 쪽으로 밀어보면 클럽 페이스가 열리는 것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물론 뉴트럴 그립이나 위크(weak) 그립이라고 해서 반드시 안되는 것은 아니다. 과거 벤 호건이나 잭 니클라우스는 모두 뉴트럴 그립을 사용했다. 그들은 원래 왼쪽으로 감기는 드로나 훅 샷이었기 때문에 임팩트 순간 클럽페이스가 열리는 그립이 필요했다. 하지만 대부분의 정상적인 프로나 아마추어 골퍼들의 경우에는 그런 문제에 해당되지 않기 때문에 약간 스트롱 그립을 사용해야 한다. 거의 모든 골프 교본들 역시 약간 스트롱 그립을 교과서적인 그립으로 추천하고 있다.

머리 고정시키고 어깨 열리지 않게 해야

그림1 ※파란색이 셋업, 흑백이 임팩트
그림2 ※파란색이 셋업, 흑백이 임팩트
둘째, 다운스윙에서 힙이 그림2처럼 강력한 회전을 하기 때문에 왼쪽 무릎이 오른쪽 무릎보다 볼에서 더 멀어진다. 강력한 회전은 원심력도 유발한다. 그 때문에 양손은 셋업 때보다 살짝 위로 올라가고, 샤프트는 완만한 드루핑(drooping:휘어짐) 현상이 발생한다. 양 무릎 사이에 파란색으로 표시된 공간이 보일 정도로 힙의 회전이 이루어지면, 오른발 뒤꿈치가 지면에서 떨어지는 것이 극히 자연스럽다. 그림1과 그림2에서 오른발 뒤꿈치를 주목하자. 어느 각도에서 보든 관계없이 셋업 때와 비교했을 때 임팩트 순간 오른발 뒤꿈치는 완전히 지면에서 떨어져 있다. 즉 90% 정도의 체중이 왼발에 실리고, 오른발에는 체중이 거의 실려 있지 않다. 이는 강력한 체중 이동을 했다는 증거이다. 만약, 임팩트 순간 오른발이 지면에 그대로 붙어 있다면 체중 이동을 제대로 못 한 것이다. 그 결과 충분한 비거리를 낼 수 없을 뿐만 아니라, 방향에도 문제를 일으킬 수밖에 없다.
그림3 ※파란색이 셋업, 흑백이 임팩트
그림4 ※파란색이 셋업, 흑백이 임팩트
임팩트 때 손, 발, 다리, 힙 등 신체 대부분이 셋업 때와는 완전히 다른 위치에 있다. 하지만, 신체의 두 부분은 어드레스 때와 거의 같은 위치로 되돌아온다. 우선 가장 중요한 부분은 그림3에서 볼 수 있듯이 머리다. 힙의 리드로 인해 머리가 살짝 더 기울어지고 낮아진 것 외에는 셋업 때의 자리를 그대로 지키고 있다. 즉, 머리가 스윙 모든 과정에서 축의 한쪽 끝을 이루고, 신체의 나머지 부분은 머리 축을 중심으로 이동과 회전을 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다운스윙 때 머리를 고정시켜 둠으로써 파워까지 안정적으로 실어줄 수 있다. 그 결과 뒤땅(fat shot)이나 탑볼(topped ball)을 줄이고 일관성 있는 좋은 임팩트를 만들어낼 수 있다. 만약, 다운스윙 때 머리가 셋업 때의 위치보다 타깃 쪽으로 나아가게 되면 파워를 충분히 실을 수 없게 된다. 매킬로이처럼 임팩트까지 머리를 고정하는 것은 축의 정석이며,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셋업 때와 거의 비슷한 위치로 돌아오는 또 다른 것은 어깨이다. 물론, 머리가 고정된 채 힙과 양손이 타깃 쪽으로 나아갔기 때문에 그림3처럼 오른쪽 어깨가 좀 더 아래쪽으로 기울어져 있다. 하지만 그림4를 주목하자. 매킬로이의 어깨가 임팩트 때 여전히 타깃 방향으로 스퀘어 상태를 유지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는 무척 중요한 의미를 담고 있다. 첫째, 비거리 측면에서 보면 하체에 비해 어깨가 뒤쪽에 있음으로써 몸통의 큰 근육이 스트레칭 되며 강한 임팩트를 만든다는 것이다. 둘째, 다운스윙 때 어깨가 닫혀 있다가 임팩트에 이르러 스퀘어가 되면 양손과 클럽도 자연스럽게 인사이드 궤도를 따라 나오게 된다. 임팩트 순간 어깨가 미리 열려 있으면 엎어치는 다운스윙으로 이어질 것은 불 보듯 뻔하다. 위의 모든 내용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보면 다음과 같은 결론을 얻을 수 있다. 파워 넘치는 골프스윙으로 멋진 피니시 동작을 만들기 위해서는 셋업에서 임팩트까지 신체의 모든 부위를 역동적으로 움직이되 중요한 축인 머리를 고정시키고 어깨가 열리지 않도록 해야 한다. 그러면 힘찬 스윙에 이어 밸런스를 잘 잡은 피니시 동작이 만들어진다. ※ 일러스트 : 허영주

■ 벽에 머리 대고 매일 100회 맨손 스윙

「 ◆벽에 머리를 대고 맨손으로 스윙하기
① 가정이나 사무실에서 실제 볼을 칠 때처럼 셋업자세를 만들되 머리가 벽에 닿도록 고정하자.
② 숙여진 상체의 척추 각을 유지하고 머리를 벽에 댄 채로, 실제 볼을 치듯 임팩트까지 연습스윙을 한다.
③ 힙의 체중 이동을 점점 더 늘리며 오른발 뒤꿈치가 바닥에서 떨어지는 것을 확인해 보자.
④ 지속적인 체중 이동을 하되 강한 힙턴까지 추가하면서, 왼쪽 다리가 오른쪽 다리보다 더 뒤쪽에서 버티며 뻗어지는 것을 느껴보자.
⑤ 이때 임팩트 순간 어깨는 머리를 대고 있는 벽과 평행을 이루어야 한다. 오른쪽 어깨가 벽에 가까워지면 엎어치는 것이니, 벽에 가까워지지 않으면서 턱밑으로 내려오도록 하자.
⑥ 최경주는 과거 하루에 볼을 1000개씩 쳤다고 밝힌 바 있다. 이 동작을 매일 100회씩 하면서 몸의 큰 근육 동작을 익히면 어느 순간 필드에서 확연히 달라진 모습을 확인할 수 있게 된다.

박원 JTBC골프 해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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