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집값 상승 멈췄다.. 이젠 '패닉셀링' 올까 걱정
대출규제·금리인상 여파 짙어져 강남 일부 4억낮춘 급매물 거래
영끌·빚투로 '패닉바잉' 2030, 하락 공포에 처분 경쟁 나설수도
대출 규제와 금리 인상 여파로 시작된 집값 조정 분위기가 갈수록 짙어지고 있다. 1월 셋째 주 전국 아파트값 상승률이 2년 3개월 만에 최저 수준인 0.02%로 떨어지며 사실상 상승을 멈췄고, 강남 4구 역시 11주 연속 상승 폭이 줄어들고 있다. 전국 176개 시·군·구 중 집값 하락 지역은 일주일 사이 31개에서 40개로 늘었고 주택 매수 심리도 추락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지난해 ‘패닉바잉(공황구매)’에 나섰던 20~30대들이 집값 하락 공포감에 경쟁적으로 집을 처분하면서 ‘패닉셀링’ 장세가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강남 4구 집값도 꺾이나, 보합권 진입
21일 한국부동산원의 1월 셋째 주(17일 기준) 전국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은 0.02% 오르며 2019년 10월 14일 이후 최저 상승 폭을 기록했다. 서울·경기는 0.01% 오르는 데 그쳤고 지방(0.03%)도 전주 대비 상승 폭이 0.01%포인트 축소됐다.
서울에서는 성북·노원·은평·금천구에서 집값 하락이 지속됐고, 마포·종로·관악 등 8구는 보합(0%)을 기록했다. 15억원 초과 주택의 비중이 높아 최근 강화된 대출 규제를 덜 받는 강남 4구(강남·서초·송파·강동구)도 연초 들어 집값 조정 분위기가 확산하고 있다. 작년 11월 첫 주 0.21%였던 상승률이 이번 주 0.02%로 축소되며 사실상 보합권에 진입했다. 강남권 일부 단지에서는 급매물이 직전 최고가 대비 3억~4억원씩 낮은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
시장 선행 지표로 분류되는 매수 심리 지표도 가격 하락 가능성에 힘을 싣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이 공인중개사 설문과 인터넷 매물 분석을 통해 집계한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91.2로 2019년 8월 5일 이후 2년 5개월 만에 최저로 떨어졌다. 한국부동산원은 “추가 금리 인상, 시중은행의 대출 금리 상승, 전세 가격 하락 등 다양한 변수들이 집값에 하방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패닉바잉’ MZ세대, ‘패닉셀링’ 나서나
집값 조정 국면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뒤늦게 은행 빚을 져가며 주택 매수 행렬에 가세한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았다는 뜻)족들이 경쟁적으로 집을 처분하는 ‘패닉셀링’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집값이 안정되면서 기대 수익은 낮아지는 반면 금리 인상으로 대출 상환 부담이 커지면서 못 버티는 집주인들이 늘어날 것이라는 이야기다.
희림건축·알투코리아·한국갤럽은 최근 발간한 ‘2022 부동산 트렌드 조사’ 보고서에서 “영끌·빚투가 만들어낸 MZ세대의 패닉바잉이 패닉셀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20~30대는 모아둔 돈이 적어 외곽 아파트를 매수한 경우가 많고 대출 의존도도 높아 집값 하락에 특히 취약하다는 게 보고서의 요지다. 알투코리아는 “수도권 외곽, 지방 소형 아파트 위주로 가격 하락이 본격화되면서 ‘패닉셀링’이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작년 1~10월 서울 아파트 매수자의 42.8%, 경기 매수자의 36.7%가 30대 이하였다.
실수요를 반영하는 전세 가격이 동반 하락세를 보이는 점도 집값 하락을 부추기는 요인으로 꼽힌다. 1월 셋째 주 수도권 아파트 전세는 보합 전환했고, 세종(-0.41%), 대구(-0.05%), 대전(-0.03%), 인천(-0.03%) 등에서는 하락이 시작됐다. 전셋값이 떨어지면 전세 끼고 집을 산 갭 투자자들이 집을 급하게 처분하면서 집값 하락이 더욱 가속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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