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순방서 방산·수소 등 힘 준 文대통령, 중동 스킨십 넓혔다
수소분야 협력 강화하는 등 미래 산업에 한국 기업 진출 독려
UAE 왕세제와의 정상회담 불발, 중동 정세 불안 등 곳곳에 돌발 변수도
문재인 대통령의 6박8일간의 중동 3개국 순방이 21일(현지시간) 마무리 된다. 임기 마지막 순방에서 방산 분야와 수소 등 미래 산업 협력에 상당한 성과를 낸 것으로 평가된다. 경제적 잠재력이 높고, 외교적 스킨십을 중시하는 중동 국가들과의 협력 관계를 공고히 하면서 한국 기업들의 진출을 도왔다. 다만, 아랍에미리트(UAE) 왕세자와의 만남이 불발되고 이집트와의 K-9 수출 계약이 완료되지 못한 점은 아쉬움으로 남았다.
천궁2 수출 완료하고 수소 협력 강화, 눈에 띄었던 경제 행보
문 대통령은 지난 15일 UAE 두바이에 도착해 17일까지 실무 방문 일정을 소화했다. 18일부터 19일까지는 사우디아라비아, 20일부터 21일까지는 이집트를 각각 공식방문했다.
첫 순방지인 UAE에서 문 대통령은 한국형 패트리엇으로 불리는 탄도탄 요격미사일 체계 '천궁2'(M-SAM2) 수출을 확정지었다. 수출 계약 규모는 4조원대로, 방산 수출 사상 단일품목으로는 최대 규모다. 또한 양국은 양해각서(MOU)를 체결해 무기체계 공동 연구·개발과 개발 완료된 무기체계에 대한 공동 구매·생산을 하기로 했다.
다만, 이집트에서는 기대를 모았던 국산 자주포 'K9' 수출은 성사되지는 못했다. 당초 순방 기간에 계약서를 체결하는 것을 목표로 했지만, 세부 조건이 맞지 않아 추후 협의를 이어가기로 했다.
강은호 방위사업청장은 순방 마지막날 기자들을 만나 "문 대통령이 이집트에 오셔서 양 정상이 신뢰관계를 형성하고, 협력 사업의 중요성을 공감했기 때문에 머지않은 시일 내에 서로 윈윈하는 계약이 이뤄질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밖에도 사우디아라비아에서도 고위직들을 만나 무기 수출을 논의하는 등 상당한 성과가 있었다는 설명이다.
이번 순방에서 눈에 띄는 점은 수소 분야의 협력 등 미래산업을 집중적으로 논의했다는 것이다.
중동 국가들은 석유 시대 이후의 미래 에너지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으며 잠재력이 큰 것으로 평가된다. 특히, UAE에서는 수소 협력과 관련한 심도있는 논의와 함께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으며, '세계 최대 수소 수출국'을 목표로 하고 있는 사우디와도 총 9개의 MOU가 체결됐다.
문 대통령은 세 나라에서 비즈니스 라운드 테이블 등을 참석하는 등 한국 기업의 진출을 돕기도 했다. 특히 사우디에서는 걸프협력회의(GCC) 사무총장 나예프 알 하즈라프를 접견해 10년 넘게 중단된 걸프지역 6객 국가와의 FTA 협상을 재개했다. 또한 사우디 국부펀드(PIF) 총재이자 세계 최대 에너지 기업인 아람코 회장을 겸임하고 있는 알-루마얀 회장을 만나 한국 기업과의 협력을 당부했다. 이밖에 2030년 부산 엑스포 유치를 위해 중동 국가들의 협조를 구하기도 했다.
이번 순방을 동행한 임종석 대통령 외교안보특별보좌관은 칼둔 칼리파 알 무바라크 아부다비 행정청장을 만나 양국 스킨십을 강화했다. 왕정 국가로 상호 관계를 중시하는 중동 국가들의 특성상 문 대통령의 방문이 상당한 신뢰를 구축할 것으로 기대된다.
UAE 왕세제 만남 불발, 北의 핵실험 시사에 국내 정세 불안
무함마드 빈 자이드 알 나하얀 아부다비 왕세제와의 정상회담이 UAE 측의 갑작스러운 사정으로 인해 취소돼 아쉬움을 남겼다. 코로나19 상황과 관련된 것으로 보이지만, 정확한 취소 이유는 알려지지 않았다. 왕세제는 문 대통령과 전화통화를 해 양해를 구하기도 했다.
문 대통령이 UAE에 머무는 기간에 예맨 반군인 '후티'의 드론 공격으로 아부다비 공항과 석유 저장소가 불타는 등 중동 정세가 불안했던 것도 청와대를 긴장시켰다. 다행히 문 대통령은 두바이에 머물러 안전에는 크게 위험이 없었지만, 문 대통령이 사우디로 이동한 뒤 사우디가 예맨 반군에 보복 공격을 감행하는 등 정세 불안은 이어졌다.
문 대통령이 중동 지역에 머무는 동안 북한이 20일 핵실험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재개를 시사한 점도 국민들의 불안을 키웠다. 북한은 올해 들어 5일, 11일, 14일, 17일까지 총 네 차례 미사일을 발사했다. 문 대통령은 서훈 국가안보실장을 국내에 잔류시키며 "상황을 안정적으로 관리하는데 만전을 기하라"고 따로 지시를 내리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이집트 현지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현 상황을 보았을 때 평화구축은 쉽지 않아 보인다"면서 어려움을 토로하면서도 임기 마지막 순간까지 평화구축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국내에 오미크론 변이가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문 대통령은 20일 "오미크론 변이가 우세종이 되는 게 기정사실화됐다"며 "총리를 중심으로 범부처가 총력 대응하라"며 따로 지시를 내리기도 했다.
한편, 순방 일정을 마무리한 문 대통령은 21일 오후에 공군 1호기를 타고 귀국길에 올라 한국 시간으로 22일 오전에 도착할 예정이다.
카이로=CBS노컷뉴스 조은정 기자 aori@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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