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불 밖은 물론 실내도 위험하긴 마찬가지
[이데일리 이순용 기자] 직장인 A씨는 유난히 추위를 많이 느끼는 탓에 겨울만 되면 흔히 말하는 ‘집돌이’가 된다. ‘집돌이’는 밖에 나가서 활동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고 집에서 혼자 시간을 보내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을 의미하는 신조어다. 이런 트렌드를 반영해 몇 년 전에는 아이돌 강다니엘씨가 출연한 ‘이불 밖은 위험해’라는 예능 프로그램이 생겨날 정도였다. 지난해부터는 코로나19의 여파로 더욱 ‘집돌이’가 증가했다.
하지만 평소 외출을 하거나 다른 사람을 만난 적도 없는 A씨가 며칠 전부터 원인을 알 수 없는 재채기와 콧물 등 감기 증상이 심해졌다. 가까운 약국에서 감기약 처방을 받아 복용했지만 증상이 더욱 심해져 근처 병원을 찾았고 알레르기 비염 진단을 받아 치료 중이다.
추운 겨울철은 ‘이불 밖은 위험해’, ‘집 밖은 위험해’와 같은 말들과 함께 실내 생활이 주를 이루는 계절이다. 더불어 요즘은 코로나19로 인해서 실내 생활이 더욱 증가하였다. 하지만 집 밖이 위험한 것 같아 집 안에서만 생활한다고 반드시 안전하고 건강하다는 것은 아니다.
낮은 온도와 차가운 바람을 피해 문을 닫고 장시간 온열 기구를 사용하는 경우가 많은 반면 제대로 환기를 하지 않아 건조하고 탁한 공기에서 생활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이런 경우 곰팡이나 진드기 등 알레르기 항원에 노출되어 알레르기 비염 증상이 나타나거나 기존에 알레르기 비염을 앓고 있는 사람의 경우 증상이 악화될 수 있다.
알레르기 비염은 맑은 콧물, 발작적인 재채기, 코막힘이 주된 증상이며 심한 경우 두통, 후각 감소, 부비동염, 인두염, 중이염 등이 동반될 수 있다. 실제 건강보험심사평가원 국민관심질병통계의 2020년 비염 환자 현황을 살펴보면 총 821만 5,615명 중 가장 추운 1월에 196만 7,023명으로 전체의 23.9%로 가장 높은 수치를 보였다.
겨울철은 알레르기 비염뿐만 아니라 대기 속 습도가 매우 낮은 상태가 지속되면 실내 공기가 건조해지고 이로 인해 피부 질환이 발생하기 쉽다. 차가운 실외와 따뜻한 실내의 급격한 온도 차로 인해 피부 속 유분과 수분의 균형이 무너져 각종 피부 트러블이 생기거나 주름, 탄력 등의 피부 노화 현상이 발생할 수 있어 충분한 수분 공급 등 관리가 필요하다.
날씨가 춥다보니 실내 온열기기나 전기장판 등을 사용하다 화상을 입는 경우도 주의해야 한다. 특히 잠 잘 때 사용하는 전기장판은 낮은 온도에 지속적으로 노출되어 화상을 입어 피부가 쓰리고 아픈 ‘저온화상’의 위험이 있어 조심할 필요가 있다. 난방용품을 사용할 때는 되도록 신체에 바로 닿지 않도록 주의하고 반드시 시간을 정해두고 사용해야 한다. 당뇨 환자나 수면제를 복용하는 경우라면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
또한 몸속도 건조해지는 탓에 충분히 수분이 섭취되지 않는 경우 소변 내 칼슘, 인산, 요산, 수산염 등이 뭉쳐 결석이 생길 수 있다. 이는 소화 과정에서 수용액 형태로 소변과 함께 배출되어야 하는 성분들이 수분 부족으로 신장에 머무르게 되면서 발생하게 된다. 신장, 방광, 요도 등에 결석이 발생하면 빈뇨, 잔뇨감, 절박뇨 등 배뇨장애나 요로 감염 등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대동병원 종합건강검진센터 황혜림 과장은 “겨울철 특성상 가정에만 머물러 있음에도 잘못된 생활 습관 등으로 우려되는 질환들이 있다”며, “대부분 사소하지만 지키지 못하는 습관들로 조금만 신경 써서 개선한다면 건강한 겨울을 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겨울철 건강한 실내생활을 위해서는 실내 온도를 18∼20도를 유지하는 것이 좋으며 실내외 온도 차이를 줄여 체감온도를 높이도록 한다. 온도뿐만 아니라 습도 역시 관리해야 하는데 40∼60% 습도를 유지하도록 하며 아침, 점심, 저녁, 요리 전후 등 하루에 3∼4회는 반드시 환기를 시키는 것이 좋다.
건조한 계절인 만큼 생각날 때마다 물을 먹어 충분히 수분을 섭취하도록 하며 가벼운 스트레칭이나 운동을 통해 몸을 움직여 주는 것이 좋다. 너무 뜨거운 물보다는 체온과 같은 미지근한 물을 이용해 샤워하도록 하며 샤워 후에는 보습제를 이용해 피부가 건조해지지 않도록 해야 한다. 또한 면역력 강화에 도움을 주는 음식, 비타민, 무기질이 풍부한 음식 등을 통해 영양가 있는 식단을 구성하도록 하며 카페인이나 술은 삼가는 것이 좋다.
이순용 (sylee@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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