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사 뒤 드러나는 '연쇄 하도급 사슬'..현장에 '만연'

김민정 기자 2022. 1. 21. 2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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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는 광주 붕괴사고를 계기로 건설 현장의 오랜 문제점들을 짚어보고 있습니다.

이번 사고 현장에서 콘크리트 타설이 편법적인 재하도급 형태로 이뤄졌다는 의혹이 제기됐는데, 대형 참사 때마다 드러나는 재하도급 문제를 김민정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도급받은 공사를 자격 없는 업체에 넘기는 불법 재하도급 실태가 사고 원인의 한 축으로 경찰 수사에서 드러났습니다.

다른 현장에서는 공사 실무를 총괄하는 현장 소장한테까지 하도급이 이어졌다고 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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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저희는 광주 붕괴사고를 계기로 건설 현장의 오랜 문제점들을 짚어보고 있습니다.

이번 사고 현장에서 콘크리트 타설이 편법적인 재하도급 형태로 이뤄졌다는 의혹이 제기됐는데, 대형 참사 때마다 드러나는 재하도급 문제를 김민정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16명이 숨지고 11명이 다친 2014년 판교 환풍구 붕괴 사고.

9명이 숨지고, 8명이 다친 지난해 광주 학동 붕괴 사고.

도급받은 공사를 자격 없는 업체에 넘기는 불법 재하도급 실태가 사고 원인의 한 축으로 경찰 수사에서 드러났습니다.

이런 불법·편법 재하도급은 아직도 만연합니다.

[B 씨/하도급 업체 노동자 : 100군데면 100군데가 다 그렇게 (불법 하도급) 이뤄지고 있죠, 지금 현재.]

올해 말 완공을 목표로 공사가 한창인 경기도의 한 아파트 건설 현장.

여기서 일하는 제보자 A 씨의 말입니다.

[하도급업체 관계자 A 씨 : (건설사가) 골조 공사는 하도급을 일단 했죠. 그러면 또 XX(하도급 건설사)는, (그 밑에) 팀장이 있어요, 목수 팀장들이요. 거기다 하도를 주죠. 그러면 그 (목수) 팀장이 다시 일하는 사람들 팀장이 있어요. 그 사람한테 다시 주죠.]

다른 현장에서는 공사 실무를 총괄하는 현장 소장한테까지 하도급이 이어졌다고 말합니다.

[하도급업체 관계자 A 씨 : (하도급을 받은) 협력업체 사장이 현장 소장도 심을 거 아니에요. 그 현장 소장한테 실행(하도급)을 주는 경우가 있어요. 니가 얼마에 다 끝낼 수 있으면 그거 해라. 남으면 니가 먹는 거고. 제일 큰 하도급이죠. 굉장히 유행했었죠.]

불법 재하도급의 가장 큰 문제는 시공의 전문성이 떨어지게 된다는 점입니다.

[B 씨 : 하도급을 주잖아요. 그러면은 거기(하도급 업체)에서 공사를 직원을 뽑아서 해야 하는데, 관리하기도 힘들고 자본이 많이 들어가다 보니까 제3자한테 하청을 값싼 외국인을 데리고 있는 외국인 팀장들을 쓰다 보니까….]

또 공사비 상당 부분이 업체 마진으로 빠져나가고, 실제 공사 업체는 헐값에 일을 맡아 수익 내기에 급급하게 됩니다.

[하도급업체 관계자 A 씨 : 우리끼리 하는 얘기죠. 우리 현장은 더 심하게 지은 것 같은데 4일 공정으로도 올라간 거 있어 여기. 불안해서 일 못 하겠는데요, 그렇게.]

전문가들은 불법 재하도급이 관리 사각지대에 놓였다고 진단합니다.

행정처분의 주체도 제각각이고, 감독 인력도 태부족이라는 겁니다.

[전영준/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 : 원도급의 잘못은 광역 지자체가 행정 처분을 하게 돼 있고요. 하도급자의 잘못은 기초 지자체가 (행정 처분을) 하게 돼 있어요. 관리 감독을 하기가 현실적으로 어려워요.]

공사 참여 모든 주체에게 안전 책임을 부과하고, 공사 비용과 기간의 적정성을 별도 심사하는 등 대책이 필요합니다.

[최명기/대한민국산업현장교수단 교수 : 발주자들에게는 어떤 적절한 공사 기간의 선정, 그리고 '공사비를 적절하게 줘라'라는 게 일단 첫째 필요할 것 같고요.]

이런 건설 현장 안전을 위한 제도 개선을 담은 건설안전특별법이 3년 전부터 국회에서 발의되고 있지만, 상임위 문턱조차 넘지 못하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강동철·이찬수, 영상편집 : 하성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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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정 기자compass@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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