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 생전 좋아하신 음식"..횟집사장이 건넨 위로

영업 안하는 이른 아침에 장례식장 달려와
음식값도 받지 않고 따뜻한 위로까지 남겨
"어머니 기분좋게 가셔..참 살기좋은 세상"

A씨가 어머니 장례식장에서 배달 받은 회와 점주와 주고받은 문자메시지 내용./커뮤니티 캡처

[서울경제]

어머니가 생전에 즐겨 드시던 음식을 제사상에 올리고 싶다는 부탁에 단골 횟집 사장이 영업도 하지 않는 아침에 배달해주고 위로까지 전하고 갔다는 사연이 알려져 감동을 주고 있다.

20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단골횟집을 알리고 싶다’는 글이 올라왔다. 서울살이를 하고 있다고 밝힌 작성자 A씨는 본가인 대구에 갈 때마다 어머니가 좋아하는 회를 이곳에서 배달시켜 먹었다고 했다. 그는 “작년 어머니 입맛에 맞는 가게를 하나 찾아 단골이 됐다”며 “지난 주에도 어머니와 함께 먹었다. 그날 따라 매운탕과 회를 참 맛있게 드셨다”고 설명했다.

A씨는 어머니께 설에 보자는 인사를 남긴 뒤 서울에 올라왔는데 지난 17일 어머니가 돌아가셨다고 했다. 그는 “어머니가 평소 몸이 좋지 않았다. 그래도 돌아가시기 이틀 전까지 모자란 아들 생각해 일자리를 구해달라고 하시더라”며 “어머니가 그렇게 좋아하던 회를 상에 올리고 싶었다”고 전했다.

하지만 이른 아침부터 여는 횟집이 없었다. A씨는 혹시나 하는 마음에 어머니와 자주 시켜 먹던 횟집에 연락했다. 다행히 A씨의 사연을 접한 횟집 점주 B씨는 단걸음에 달려왔다.

장례식장을 찾은 횟집 주인은 음식값도 받지 않고 A씨에게 따뜻한 위로까지 남겼다. B씨는 “어머님을 이제 가슴에 간직하시고 아드님이 행복해지셔야 한다”며 “어머님은 아드님의 행복을 늘 빌고 계실 것”이라 했다. 또 “회는 저희 가게를 좋아 해주신 어머니께 드리는 저의 작은 성의라고 생각해달라. 힘내라”는 문자를 남겼다.

감동을 받은 A씨는 그날 밤 장례식장을 찾은 친구들을 위해 회를 또 주문했다. 그는 “친구들이 참 맛있다더라”며 “살기 좋은 세상이다”라고 했다. 그는 리뷰를 통해 감사 인사를 전하기도 했다.

A씨는 “아무리 손님이라지만 얼굴도 모르는 남인데 한걸음에 달려와 주신 사장님 덕분에 엄마가 가기 전에 맛있는 거 먹고 기분 좋게 가실 것 같다”라면서 “이젠 엄마 없이 혼자 시켜 먹을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기회 될 때마다 종종 찾겠다. 정말 감사드린다”라고 글을 마쳤다.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은 “마음이 따뜻해진다”, “돈쭐 내주고 싶다”, “코로나19로 힘든 자영업자들 힘내시라”고 댓글을 달며 응원했다.

조교환 기자 change@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