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새 8명 사망.. 포스코 포항제철소 안전관리 부실 비난 목소리
21일 포스코 등에 따르면 최근 3년 사이 포항제철소에서 사고로 숨진 노동자는 모두 8명에 달한다.
전날 오전 9시 47분쯤 포항제철소 3코크스공장에서 스팀배관 보온작업을 하던 용역사 직원 A(39)씨가 장입차와 충돌해 병원으로 긴급 이송됐으나 숨졌다.
숨진 노동자 A씨는 보온공 신분으로 하청업체에 출근한 지 갓 보름쯤 된 신입직원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이번 근로자 사망사건은 이달 27일 중대재해처벌해법 시행이 임박한 상황에서 발생한 만큼 지역 노동계 등은 재발 방지 대책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거세다.
앞서 2021년 2월 8일 포항제철소 원료부두에서 크레인을 정비하던 협력업체 직원이 설비에 몸이 끼여 숨졌다. 또 같은 해 3월 16일에는 포항제철소 내 포스코케미칼 라임공장(생석회 소성공장)에서 일하던 하청업체 직원이 석회석을 소성대로 보내는 ‘푸셔’ 설비를 수리하다가 기계에 끼여 사망했다.
같은 해 10월 7일에는 포항제철소 내 도로에서 자전거를 타고 가던 포스코플랜텍 소속 직원이 덤프트럭과 충돌해 숨졌다.
2020년 12월 9일에는 3소결공장에서 포스코 협력사 하청업체 직원이 집진기 보강공사를 하던 중 부식된 배관 파손으로 추락해 사망했고, 같은 달 23일에는 하청업체 소속 노동자가 야간근무를 위해 오토바이를 타고 출근하다가 제철소 내 도로에서 덤프트럭과 충돌해 숨졌다.
2019년 2월 2일에는 제철소 신항만 5부두에서 작업하던 직원이 동료 직원이 작동한 크레인에 끼여 숨졌고, 같은 해 7월 11일에는 코크스 원료 보관시설에서 직원이 온몸 뼈가 부서진 채 발견돼 병원으로 옮겼으나 사망했다.
이에 대구지방고용노동청은 포스코 포항제철소에서 잇따라 산재 사망 사고가 발생하자 지난해 2월부터 4월까지 특별 감독을 벌여 법 위반사항 225건을 적발해 4억4000여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했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위원들도 지난해 5월 포항제철소를 찾아 현장 점검을 펼친 가운데 회사 측도 협력사협회와 함께 유해∙위험작업 현장을 찾아 개선 대책을 세우기도 했다.
최정우 포스코 회장은 사고가 자주 발생하자 2021년 1월 시무식에서 “안전을 최우선 핵심 가치로 두고 철저히 실행해 재해 없는 행복한 삶의 터전을 만들자”고 강조 바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같은 사망 사고가 연이어 발생하면서 포스코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높아가고 있다.
한대정 전국금속노조 포스코지회 수석부지회장은 “회사가 안전사고 대책과 관련해 노력을 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며 “하지만 현장 직원들과 소통하면서 필요한 것을 지원해야 하는데 사고가 나면 불필요한 행정 잡무만 늘리고 있다”고 불만을 터트렸다.
최정우 포스코회장은 20일 사과문을 통해 “산업 현장에서 고귀한 목숨이 희생된 데 대해 참담하고 안타까운 마음 금할 길이 없고 회사를 지켜봐 주는 지역사회에도 걱정과 심려를 끼쳐드려 진심으로 죄송한 마음”이라며 “무거운 책임감을 갖고 재발 방지 및 보상 등 후속 조치에 모든 힘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한편 사고당일인 20일 오전 포스코 포항제철소에서 노동자가 사고로 사망한 날에 포스코 측은 계열사 그룹장 등을 대상으로 오는 27일 시행을 앞둔 중대재해처벌법과 관련한 특강을 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포항 포스코인재창조원에서 포스코건설 등 계열사 그룹 조직장 등 안전관리자 20여 명을 대상으로 중대재해처벌법 관련 특강을 진행했다. 포항시 남구 지곡동에 위치한 포스코인재창조원은 그룹 내 신입사원과 경력사원 등 교육을 전담하는 기관으로, 포스코 포항제철소와는 불과 8㎞가량 떨어져 있다.
이날 특강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진행됐다.
포스코 관계자는 “지난해 12월에 공지된 교육으로 중대재해처벌법 시행을 앞두고 고용노동부가 권장한 교육인 만큼 예정데로 진행한 것”이라고 말했다.
포항=이영균 기자 lyg0203@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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