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수원 사장 불출석에..또 미뤄진 '277억원 과징금' 안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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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자력안전위원회(원안위)가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에 부과할 수백억 원대의 과징금 안건 의결을 또다시 미뤘다.
이번 과징금 부과와 직접적으로 연관된 정재훈 한수원 사장이 별다른 사유 없이 예정된 원안위 출석을 회피하면서다.
과징금 부과 예정 액수가 역대 최대 규모인 데다가 원전 관리 실태에 대한 전반적인 점검이 필요하다며 원안위가 정 사장의 출석을 요청했지만, 한수원 측이 '참석 불가'를 통보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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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석 강제성 없어 '망신주기' 시각도
원자력안전위원회(원안위)가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에 부과할 수백억 원대의 과징금 안건 의결을 또다시 미뤘다. 이번 과징금 부과와 직접적으로 연관된 정재훈 한수원 사장이 별다른 사유 없이 예정된 원안위 출석을 회피하면서다. 이에 대해 규제기관인 원안위의 부름을 피규제기관 수장인 정 사장이 사실상 반복적으로 무시하면서 안전에 대한 책임의식이 부족한 게 아니냐는 비판도 나온다. 다른 한편에선 애초부터 직접적인 출석 의무도 없었던 안건인데, 한수원 사장 호출로 '망신주기'를 노린 원안위의 무리한 행보로 보인다는 부정적인 시각도 제기된다.
원안위는 21일 오전 제152회 회의에서 한수원의 원자력안전법 위반에 대한 행정처분안을 논의키로 하고 대외 공지까지 했지만, 회의 개시를 1시간여 앞두고 해당 공지를 철회했다. 과징금 부과 예정 액수가 역대 최대 규모인 데다가 원전 관리 실태에 대한 전반적인 점검이 필요하다며 원안위가 정 사장의 출석을 요청했지만, 한수원 측이 ‘참석 불가’를 통보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10월 15일 원안위에 처음 상정된 이 안건은 정 사장의 잇따른 불출석으로 결정도 미뤄지고 있다.
원안위 사무처 보고에 따르면 한수원의 과징금 부과 대상 위반 건수는 27건으로, 이 중 건설변경허가 위반이 2건, 운영변경허가 위반이 21건, 운영허가기준 위반이 4건이다. 사무처는 이에 대해 277억 원의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다고 판단하고, 여기에 최대 42억5,000만 원의 과징금 가중과 최대 138억 원의 감경이 가능하다고 보고했다. 위반 사항이 모두 인정되고 감경이나 가중이 반영되면 한수원에 대한 과징금은 최소 139억 원에서 최대 319억5,000만 원까지 부과될 수 있다. 어떤 결과가 나오더라도 2011년 원안위 출범 이후 역대 최대 규모의 과징금이 될 전망이다. 지금까지 한수원에 부과된 최대 과징금 기록은 2018년의 58억5,000만 원이다.
원안위원들은 "이번 위반 사항이 고리·한빛·한울 원전 등 한수원이 운영 중인 거의 모든 원전에서 발견됐다"며 "사업 책임자가 공식적 의견을 밝혀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한수원은 “다른 공식 일정으로 인해 위원회 참석이 불가능하다”는 답변으로 일관하면서 원안위 요구를 사실상 무시하고 있다. 원안위 관계자는 “한수원은 회의 전날 특별한 사유를 말하지 않은 채 정 사장의 출석 불가를 통보해 왔다”고 전했다.
이를 두고 정 사장이 원전 안전 관리와 철저한 규제 이행에 대한 책임 의식이 결여됐다는 제대로 된 책임 의식을 느끼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호철 원안위 위원은 지난해 11월에 열린 149회 회의에서 "원자력 발전은 위험의 문제에 있어서 0.000001%의 위험이 실현돼도 국민에게 아주 파괴적인 결과를 초래한다"며 "한수원 사장과 우리 위원 간 진지한 대화와 모색이 필요하다”고 출석 필요성을 언급했다. 다만 업계 일각에선 사장 출석이 의무사항이 아닌 상황에서, 과징금 의결을 논하는 일정에 맞춰 정 사장을 지속적으로 부르는 건 되레 망신을 주기 위한 게 아니냐는 분위기도 흐른다.
원안위 관계자는 ”위원들이 안건 상정 직후부터 최고경영책임자 입장과 재발방지책을 듣고 싶어했던 상황이다”라며 “향후 한수원 측에 정 사장이 출석 가능한 일정을 되묻는 방법 등을 통해 일정을 조율할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김형준 기자 mediabo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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