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리는 MZ 표심..여야, 취향저격 콘텐츠 총동원
2030세대의 표심이 크게 요동치고 있죠. 이념 성향보다는 실익에 따라 투표하는 경향이 있다 보니까 지지 후보를 쉽게 바꾸는 건데요. 주요 대선 후보들 모두 2030을 공략하기 위해서 여러 가지 맞춤형 콘텐츠 제작에 열을 올리고 있습니다. 관련 내용을 '줌 인'에서 짚어봅니다.
[기자]
길을 지나다 누구나 한 번쯤은 봤을 법한 광고판이 있습니다. 시선을 확 잡아끄는 입간판인데요. 바로 이리저리 정신 없이 춤추는 풍선 인형입니다. 정식 명칭은 '스카이댄서' 혹은 '에어댄서'로 불린다고 하는데요. 종잡을 수 없는 움직임에 홀려 마치 불멍 때리듯 한참을 봤던 기억이 있습니다. 지금 '스카이댄서' 마냥 대선판을 종횡무진 누비는 이들이 있죠. 좌충우돌 흔들리는 표심을 무기로 대선판을 쥐락펴락하고 있는 세대인데요. '줌 인'이 선정한 오늘(21일)의 인물, 2030세대입니다.
[JTBC '뉴스룸' (지난해 4월 8일) : 통념상으로는 20대가 주로 진보, 20~30대가 진보 정당을 지지한다고 알고 있는데 한 세대 분석 전문가는 사실 따지고 보면 20대는 보수도, 지금의 20대를 말하는 건데요. '20대는 보수도 진보도 아니다. 누구의 편도 아니다'라고 얘기를 했습니다.]
최근 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윤석열 후보의 20대 지지율은 30.2%를 기록했습니다. 안철수 후보나 이재명 후보보다 높았는데요. 반면 같은 기관에서 지난해 말 실시한 조사에선 윤 후보가 13.3%로 심상정 후보에도 밀렸던 바 있습니다. 불과 보름여만에 순위가 뒤집힌 건데요. 30대 표심도 마찬가지입니다. 윤 후보가 29.4%로 주요 후보들 중에 1위를 기록했는데요. 보름 전에는 이 후보의 30대 지지율이 44.6%로 윤 후보를 더블스코어 이상 격차로 앞섰습니다. 2030의 성향을 한 마디로 정리하면 '이념무상(理念無常)'이라고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임의로 지어낸 말인데 '이념에 구애 받지 않는다' 혹은 '이념이 일정하지 않고 늘 변한다'는 중의적 의미입니다. 특정 정당이나 후보에 충성하지 않는데요.
[윤석열/국민의힘 대선후보 : 저는 사람에 충성하지 않기 때문에…]
공약이나 실익에 따라 지지 후보를 쉽게 바꾸는 편입니다. 특히 페미니즘에 반감이 큰 20대 남성들이 '여성가족부 폐지'라는 윤 후보의 7글자 공약에 크게 호응했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JTBC '뉴스룸' (지난 19일) : 지지율이 가장 높았던 때도 보시는 것처럼 윤 후보 지지율 25%였는데요. 어제 조사에서 47.8% 그러니까 이대남에서 2배 가까운 지지율을 기록한 겁니다.]
그럼 정치권의 2030 공략법을 한 번 살펴볼까요. 기존 정치권의 예측을 벗어난 '스카이댄서'들이기 때문에 한 번 마음을 잡았다고 안심할 수도, 놓쳤다고 낙담하고 있을 수만도 없습니다. 2030 취향에 맞춘 집요하고 꾸준한 구애만이 답인데요. 요새 2030의 취향을 제대로 저격한 콘텐츠가 하나 있죠.
스트릿 우먼 파이터, 줄여서 '스우파'인데요. 우리 신혜원 체커도 광팬 중 한 명입니다. 여성 댄서들의 현란하고 박진감 넘치는 댄스 배틀이 2030의 마음을 사로잡았는데요. 이재명 후보도 '스카이댄서'들의 마음을 잡으려면 댄스가 답이라고 생각한 것 같습니다. 일일 '스맨파'로 변신했습니다.
이 후보, 유명 안무가 '리아킴'을 만났는데요. 평소 볼 수 없었던 새로운 차림으로 스튜디오에 등장했습니다. 오트밀색 세트 추리닝에 형광색 후리스 점퍼를 걸쳐 입었는데요. 연두색 비니 모자는 덤이었습니다. 자신의 이니셜 중 앞글자인 'J'도 새겼는데요. 여기에 흰색 운동화까지 신었죠. Z세대들이 선호하는 '스트리트 패션'을 구현한 겁니다. 댄서들이 준비한 안무를 직접 따라 추기도 했습니다. 이 후보의 후원회장을 맡은 분의 영향이었을까요? 후원회장님도 과거 2030에게 어필하기 위해 무수한 노력을 기울였던 바 있죠.
[정세균/전 총리 (화면출처 : 유튜브 '균플릭스 KYUNFLIX') : (쌤 핵노잼이 뭔지 아세요?) 뭐 어디 우주인들이 쓰는 말이야?]
[홍준표/국민의힘 의원 (지난해 6월 3일) : 요즘 내가 참 딱하게 보는 게, 그 정세균 선배 하는 거 쳐다보면서 이렇게까지 해야 되냐. 코미디도 그런 코미디가 없어요.]
정세균 전 총리가 민주당 대선 경선 당시 선보였던 콘텐츠들입니다. 이 후보에게도 한 수 가르침을 전한 거 같은데요. 가볍게 댄스로 몸을 푼 이 후보, 이어진 간담회에선 댄스 산업을 육성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이재명/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어제) : 안무, 댄스 부분도 소위 K-문화, 한류의 한 부분이 된 것 같아요. 과거에는 일탈하는 사람들이 하는 영역처럼 여기다가 이제는 청소년들의 우상이 돼가고 있어서 (댄스를) 국가 문화의 한 축으로 존중하고 육성하고 지원할 필요가 있겠다…]
이에 질 수 없었던 윤석열 후보, 춤으로 맞불을 놨는데요.
덩실덩실 윤 후보, 춤 받고 하나 더 얹었습니다. 연기까지 손을 뻗친 겁니다.
59초 쇼츠 공약 발표 마지막 부분에 들어갈 컷을 촬영하는 장면입니다. 59초 쇼츠 공약, 윤 후보와 이준석 대표, 그리고 원희룡 정책본부장이 연기를 곁들여 공약 내용을 빠르게 핵심만 설명하는 콘텐츠인데요. 2~3일 단위로 2편씩 유튜브에 공개하는데 조회수도 상당히 높은 편입니다.
자체 제작 예능인 '석열이형네 밥집'도 2030을 겨냥한 영상물인데요. 윤 후보가 2030과 소통하는 모습을 적극 홍보하고 있습니다.
[윤석열/국민의힘 대선후보 : 청년 주거에 대해서는 정부가 재정으로 보조도 좀 해줘야 합니다. 이 상태로는 어렵고…]
두 후보는 가상자산을 두고도 공약 경쟁을 벌이고 있는데요. 가상화폐 투자자의 상당수가 2030이란 점을 노린 겁니다. 윤 후보는 가상자산 투자 수익을 5,000만원까지 비과세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윤석열/국민의힘 대선후보 (지난 19일) : 청년들이, 투자자들이 안심하고 투자할 수 있는 환경을 적극적으로 조성하겠습니다. 첫째, 가상자산 수익 5천만원까지 양도소득세를 면제하겠습니다.]
윤 후보가 춤 받고 연기를 얹었죠? 이 후보도 5,000 비과세 받고 한 가지를 더 얹었습니다.
5,000만원 비과세는 물론, 투자손실액을 감안해 과세하는 '이월공제'도 도입하겠다고 공약한 겁니다. 이월공제 기간은 5년이라고 하는군요. 이렇게 '묻고 더블로 가'는 두 후보 사이에서 고군분투하고 있는 분도 있습니다.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인데요. 넷플릭스에서 착안한 OTT플랫폼 '안플릭스'를 어제 오픈했습니다. 안플릭스는 안 후보 측이 현재 미디어 환경이 거대 양당으로 기울어졌다는 점을 지적하며 직접 만든 플랫폼인데요. 넷플릭스의 사용자환경(UI)을 그대로 빌려왔습니다. 안 후보가 정치 활동을 하며 출연했던 각종 영상들을 한 눈에 보기 쉽게 정리했는데요. 그중에 '뜨는 콘텐츠'를 보니 JTBC 썰전의 한 장면도 있더군요.
안 후보가 호랑이로 등장해 공약 내용을 설명하는 정책 웹툰도 선보였는데요. 본인이 호랑이띠인 점을 감안한 것 같습니다. 지금은 1화까지만 공개된 상태입니다. 오늘은 후보들의 2030 표심 쟁탈전을 살펴봤는데요. 대선 막판까지 2030들의 표심은 흔들리는 스카이댄서처럼 롤러코스터를 탈 거 같습니다. 2030을 잡을 최후의 승자는 누가 될까요?
오늘 '줌 인' 한 마디 정리합니다. < 흔들리는 표심 속에서 MZ향이 느껴진 거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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