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과 홍준표 '원팀' 물건너가나
[경향신문]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 홍준표 의원 사이의 갈등이 이어지고 있다. 홍 의원은 21일 “모처럼 좋은 분위기에서 합의된 중앙선대위 선거 캠프 참여 합의가 무산된 점에 심심한 유감을 표한다”며 선대위 불참 의사를 밝혔다. 윤 후보 측도 이날 “국민에게 사과를 하는 것이 맞다”고 홍 의원 비판을 지속했다. 원팀 구성을 위한 윤 후보와 홍 의원의 회동 이후 두 사람 사이가 더 멀어지는 모습이다. 윤 후보로서는 지난 6일 이준석 대표와의 갈등을 극적 봉합한 뒤 약 2주만에 새로운 당내 갈등이란 리스크에 마주한 셈이다.
홍 의원은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4개의 글을 써서 윤 후보와 그 측근들을 비판했다. 홍 의원은 “문제의 본질은 국정운영 능력 보완 요청과 처갓집 비리 엄단 요구에 대한 불쾌감에 있었다고 해야 할 것”이라며 “윤핵관(윤 후보 측 핵심 관계자)을 앞세워 나를 구태정치인으로 모는 것은 참으로 가증스럽다”고 적었다. 또 “다른 건 몰라도 합의 결렬의 원인에 대해서는 바로 잡아야 한다”며 공천 추천 문제가 주요 원인이 아니었다고 강조했다. 그눈 “이준석 당대표가 윤핵관 문제를 지속적으로 제기할 때 ‘설마 그럴리가’ 하곤 했는데 실제로 당해보니 참 음흉한 사람들”이라고 말했다.
앞서 윤 후보와 홍 의원은 지난 19일 만나 저녁 식사를 함께 했다. 홍 의원은 회동 후 자신이 운영하는 플랫폼인 ‘청년의꿈’에 국정 운영 능력 담보와 처갓집 비리 엄단을 언급하며 “이 두 가지만 해소되면 상임고문으로 선거팀에 참여하겠다”고 적었다. 홍 의원이 저녁 자리에서 3월 9일 국회의원 보궐선거 서울 종로에 최재형 전 감사원장, 대구 중남에 이진훈 전 대구 수성구청장을 추천했다고 전날 알려졌다. 권영세 선대본부장은 전날 “구태정치”이라고 비판했고 홍 의원은 “방자하다”고 발끈했다. 홍 의원은 이날 “이진훈 전 대구 수성구청장이야 내 사람이라고 할 수 있지만 최재형 전 감사원장이 어찌 내 사람이냐”며 “내가 추천한 그 사람들이 부적합한 사람들이냐”고 밝혔다.
윤 후보 측 핵심 관계자는 이날 통화에서 “홍 의원은 공천권 밀실 거래 요구라고 하는, 공정과 상식에 어긋나는 구태정치를 했다”며 “지금 본인의 분노, 변명, 핑계를 주장할 게 아니고 국민에게 사과를 하는 것이 맞다”고 말했다. 처가 문제 때문에 협상이 결렬됐다는 홍 의원 주장에 대해선 “너무 억지스럽다. 윤 후보는 (처가 문제 엄단 등)두 가지 조건에 대해서는 그 자리에서 흔쾌히 오케이를 했다”면서 “방점은 대구에 자기 사람을 공천하고 싶었던 것”이라고 말했다. 김영환 전 국민의힘 선대위 인재영입위원장은 이날 SNS에서 홍 의원이 전날 윤 후보 측이 회동 발언을 공개한 것을 두고 “방자하다”고 비판한 데 대해 “윤석열은 공정과 정의와 원팀해야지 공천담함과 원팀하다가는 훅간다”며 “이제부터 우리는 한국정치를 개혁하기 위해 방자하자”고 말했다.
윤 후보는 이날 대전에서 기자들과 만나 “홍준표 의원님과 나눈 이야기며 저간의 사정에 대해 언급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은 것 같다”면서도 “어쨌든 우리 당이 원팀으로서 정권교체를 해나가는데 필요한 일이라면 어떤 것이라도 마다하지 않고 할 것”이라고 말했다. 홍 의원과 가까운 한 국민의힘 인사는 “오해를 풀려는 노력들이 진행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유설희·조문희 기자 sorr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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