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윤핵관이 날 구태로 몰아, 캠프 참여 무산"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와 홍준표 의원의 원팀 구상, 사실상 무산이 돼가고 있습니다. 홍 의원의 '전략공천' 언급이 갈등의 도화선이 됐는데요. 홍 의원은 이른바 '윤핵관'이 자신을 구태정치인으로 몰고 있다며 불쾌감을 감추지 않았습니다. 지금은 선대본부를 떠난 김종인 전 총괄선대위원장은 "윤 후보에게 원팀에 목맬 필요가 없다" 이런 조언도 했는데, 관련 내용을 톡 쏘는 정치에서 짚어봅니다.
[기자]
이른바 '원팀'이 간절한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 그동안 윤 후보와 거리를 둬왔던 홍준표 의원과 어렵게 저녁 약속을 잡았죠? 2시간 30분간 이어진 만찬,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 끝났나 싶었는데, 하룻밤 사이에 화기애매한 분위기로 급반전됐습니다.
[권영세/국민의힘 선거대책본부장 (어제) : 당의 지도자급 인사라면 대선 국면이라는 이 절체절명의 시기에 마땅히 지도자로서 걸맞은 행동을 해야 합니다. 구태를 보인다면 지도자로서의 자격은 커녕 우리 당원으로서의 자격도 인정받지 못할 것임을 명심해야 합니다.]
두 사람의 회동에서 홍 의원이 재보선 전략공천 문제를 언급했다고 하죠? 최재형 전 감사원장과 이진훈 전 대구 수성구청장을 콕 짚어 이야길 했다고 하는데요. 비공개 회동에서 두 사람이 나눈 대화 내용이 공개적으로 비판을 받자, 홍 의원은 한마디로 '발끈'했습니다.
[홍준표/국민의힘 의원 (어제) : 만약 그게 이견이 있다면 내부적으로 의논을 해서 정리를 했어야지 어떻게 후보하고 이야기한 내용을 가지고 나를 비난하고, 방자하다! 그건 방자하기 이를 데 없다.]
방자하다는 홍 의원의 발언, 윤석열 후보 측에선 별일 아니다, 받아 넘기는 분위기인데요.
[김재원/국민의힘 최고위원 (YTN '황보선의 출발 새아침') : 홍준표 의원은 조금 세게 말씀하시는 분이거든요. 평소에 말씀하시는 들어보면, 그냥 평소 말씀이시고, 별로 그것을 갈등을 유발한 다거나 그 정도의 사안은 전혀 아니라고 봅니다. 자연스럽게 해결될 사안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글쎄요. 정작 홍 의원은 도저히 그냥 넘어갈 수 없었나 봅니다. 오늘(21일) 페이스북에 잇따라 글을 올렸는데요. 캠프 참여가 무산됐다, 직접 선언을 했습니다. 이번 사태의 원인은 전략공천 문제가 아니다, 분명하게 선을 긋기도 했는데요. 자신이 국정 운영 보완과 처가 비리 엄단을 요구하자 그 불쾌감에 공천 추천을 꼬투리 삼은 거다, 날을 세웠습니다. 그리고 이번 사태의 중심으로 '윤핵관'을 지목했습니다.
[홍준표/국민의힘 의원 (음성대역) : 누구나 공천에 대한 의견 제시는 할 수 있는 것이고, 그것은 합리적인 절차에 따라 다뤄지면 되는 것인데 그걸 꼬투리 삼아 후보의 심기 경호에 나선다면 앞으로 남은 기간 선거를 어떻게 할 것인가]
홍 의원의 '윤핵관' 저격에 당내 반응은 엇갈렸는데요. 김재원 최고위원은 또 다시 '도깨비'론을 꺼내들었죠.
[김재원/국민의힘 최고위원 (YTN '황보선의 출발 새아침') : 윤핵관이 진짜 무슨 여름 날 도깨비 만났다고 주장하는 거처럼 무슨 일이 있으면 윤핵관이 나오고요. 홍준표 의원께서 우리당의 윤석열 후보를 돕는 그런 과정에서 나오는 작은 해프닝이라고 보여지고요…]
반면 홍 의원 입장에선 '윤핵관'을 의심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반론도 나옵니다.
[조경태/국민의힘 선대본 직능본부장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 : 일부 윤핵관이란 쪽에서 가로막고 있다 그런 표현 자체가 그렇게 무리한 표현 아니었다고 보고 있거든요. 홍 전 대표의 입장에서는 '2시간 반 동안 이렇게 화기애애하고 분위기 좋게 끝났는데 또 갑자기 왜 갈등으로 비춰지지?']
홍 의원의 '전략공천' 언급이 선대본부 합류를 위한 조건이었느냐, 아니면 조언이었느냐도 주장이 서로 엇갈립니다.
[김재원/국민의힘 최고위원 (YTN '황보선의 출발 새아침') : 언론 보도에 따르면 윤석열 후보는 이게 추천이나 제안이라기보다는 요구한 것 아니겠습니까. 내가 이러이러한 요구를 받아주면 나도 선대본부 상임고문을 맡아서 적극적으로 돕겠다는 취지로 보입니다.]
[조경태/국민의힘 선대본 직능본부장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 : 어떤 내용들을 조언을 해달라 해서 홍준표 전 대표는 이런 사람이 가면 좋겠다라는 그런 취지로 말씀한 거지 이 사람 꼭 해라 이런 게 아니었거든요. (조건이 아니라 조언이었을 뿐이다, 이런 말씀이신 거죠? 그러면?) 물었기 때문에 물음에 대한 답이었다.]
홍 의원은 자신이 추천한 최재형 전 감사원장이 내 사람이냐? 억울함을 호소하기도 했습니다. 또 다시 불거진 국민의힘 내홍, 민주당 입장에선 팝콘각이죠? 불난 집에 열심히 부채질을 했습니다.
[박성준/더불어민주당 선대위 대변인 (CBS '김현정의 뉴스쇼') : 홍준표 후보를 지금 어제 단독으로 만났는데 이 내용이 흘러나왔다라는 것은 뭐냐 하면 이제 배제하겠다, 아웃시키겠다라고 하는 것을 엄연하게 선언한 것이죠.]
[조오섭/더불어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 대변인 (어제) : 경선에서 자신을 지지해 주었다고 공천을 달라는 홍준표 의원도 뻔뻔하지만, 이를 공개적으로 들이받는 권영세 의원이나 이준석 대표도 국민은 신경 쓰지 않는 오만한 태도입니다.]
홍 의원의 '방자'하다는 말과 짝을 이루는 말이어서일까요? '오만'하다는 비판, 귀에 쏙 들어오는데요. 윤 후보 측이 홍 후보를 바라보는 시각도 비슷한 듯 싶습니다.
[김민전/국민의힘 공동선대위원장 (CBS '한판승부' / 어제) : 정치도 참 새옹지마다라는 생각을 많이 하는데요. 그중 하나가 홍 의원님도 최근에 와서 이제 젊은 층의 지지를 받다 보니까 과거에 자신의 모습을 너무 많이 잊고 본인이 도덕적인 정당성을 너무 크게 가졌다라고 조금 생각하시는 것이 아닌가…]
떠나간 책사죠? 김종인 전 총괄선대위원장도 훈수에 나섰는데요. 굳이 원팀에 목을 맬 필요가 없다는 겁니다.
[김종인/전 국민의힘 총괄선대위원장 (KBS '최경영의 최강시사') : 자기 자신의 확신을 갖다가 내가 국민의 지지를 받는다고 얘기를 하는 거지 어느 특정인에 대해서 뭐 의존을 해서 그 사람에게 도움을 받겠다는 이런 생각은 애초에 안 하는 것이 나는 현명하다고 생각해요.]
정치권 일부에선 이준석 대표가 홍준표 의원을 충분히 대체할 수 있다는 주장도 나옵니다.
[진중권/전 동양대 교수 (CBS '한판승부' / 어제) : 사실 홍준표 의원이 청년들 지지를 받고 있기는 하지만은 이준석 대표만으로도 그 지지는 충분히 확보할 수 있기 때문에 홍 의원의 합류가 큰 의미가 없다는 의견이 있거든요.]
실제로 최근 여론조사 추이를 살펴보면, 윤 후보가 이 대표와 손을 잡은 뒤로 20대 청년층 지지율이 크게 뛰었습니다. 홍 의원의 도움, 굳이 필요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겁니다. 김 전 위원장은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와 단일화 문제도 언급했는데요. 역시나 윤 후보에게 자력갱생을 주문했습니다. 1 더하기 1은 2가 아니라, 1.5가 될 수도 있다면서 말입니다. 더욱이 안 후보의 지지율 수준, 아직은 단일화를 논할 때가 아니다, 선을 긋기도 했습니다.
[김종인/전 국민의힘 총괄선대위원장 (KBS '최경영의 최강시사') : 이건 안철수 후보와 소위 윤석열 후보의 단일화 논쟁이 제대로 되려고 할 것 같으면 안철수 후보의 지지도가 나는 18% 이상까지는 올라가지 않으면 단일화 얘기가 그렇게 이루어지기가 힘들지 않겠나 이렇게 봐요.]
안 후보의 지지율, 지난주 한국갤럽 조사에서 17%를 기록했죠. 김 전 위원장, 아마 이 지지율이 고점이었다, 생각한 듯 싶습니다. 이준석 대표의 분석처럼 말입니다.
[이준석/국민의힘 대표 (YTN '이동형의 뉴스 정면승부' / 지난 17일) : 본인의 비전을 보여주는 단계에서는 부족함을 보여주면서 다시 지지율이 하락하는 추세가 보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저는 안철수 후보가 지난주쯤이 고점이라고 할 수 있는 지점이 아니었나…]
그런데 말입니다. 오늘 오후에 한국갤럽의 여론조사 결과가 새롭게 나왔는데요. 안철수 후보, 보시는 것처럼 지난주와 마찬가지로 17% 지지율을 지켜냈습니다. 딱 1%p만 더 얻었다면, 김 전 위원장이 제시한 지지율 18%, 단일화 조건을 맞출 뻔했는데요. 정말 안 후보의 지지율이 18%를 돌파한다면, 그 다음엔 김 전 위원장이 무슨 이야길 꺼낼지, 사뭇 궁금하긴 합니다. 야권 단일화 문제. 안 후보는 '안일화'다, 이 대표는 '간일화'다, 서로 신경전도 펼치고 있죠? 특히 이 대표는 인신공격성 발언도 서슴지 않고 있는데요.
[이준석/국민의힘 대표 (CBS '김현정의 뉴스쇼' / 어제) : 안철수 대표의 특징이 뭐냐면요. 곧 죽어도 자기 손해 보고는 못 배기는 스타일이에요. 옛날에 인터넷에서 자기 좀 공격당했다고 가서 '제가 MB 아바타입니까?' 그랬다가 완전히 웃음거리가 된 거잖아요. 아직까지도 나 때리면 가만 안 둘 거야, 이런 느낌으로 정치하고 계시니까 옹졸한 거죠.]
이 대표의 발언 수위, 과거에 비해선 많이 누그러진 편이란 평가도 나옵니다.
[김민전/국민의힘 공동선대위원장 (CBS '한판승부' / 어제) : 이준석 대표가 과거에 했던 단어들을 제가 굳이 옮기지는 않겠습니다. 그것을 보면 저는 강한 언어라고 들리지 않고요. 그래도 상당히 누그러진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죠.]
하긴 한때는 'ㅂㅅ'이 들어간 단어까지 나오기도 했었죠.
[이준석/국민의힘 대표 (지난해 6월 1일) : 안철수 대표가 그렇게 하면은 'ㅂㅅ' 되는 거지라는 발언을 했습니다. 그런데 거기서 저는 그것이 문제가 될 만한 발언이라고 생각하지 않고요.]
안 후보를 향한 이 대표의 태도, 이 역시 안 후보의 지지율 추이에 따라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지 않나, 싶기도 합니다. 홍 의원과의 원팀은 멀어지고, 안 후보와 단일화는 아직 무르익지 않은 상황. 결국, 윤 후보에게 남은 선택지는 이거 하나밖에 없는 듯 싶습니다.
오늘의 톡쏘는 한마디, 이렇게 정리합니다. "꺼야 꺼야, 할 거야! 혼자서도 잘할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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