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용만 만난 이재명 "어려운 시기, 기업도 구성원 배려 많이 했으면"

"미중 충돌 시 양자택일하지 말아야 한다"
"제3의 선택지 만들어낼 만큼 우리 역량 된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21일 박용만 전 대한상의 회장에게 “소상공인·자영업자를 위해 획기적인 조치가 꼭 필요하다”며 “비상급수가 필요한 상태”라고 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가 지난 14일 서울 박용만 전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이사장으로 있는 재단법인 '같이 걷는 길' 사무실에서 열린 '박용만이 묻고 이재명이 답하다'란 주제로 박 전 회장과 대담에서 악수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선대위 제공

이 후보는 이날 유튜브 채널 ‘이재명TV’에서 공개된 박 전 회장과 대담에서 “경제 생태계의 가장 아래층을 맡고 있는 이들이 회생 불가능할 정도로 타격을 입지 않을까 하는 걱정들이 상당히 많다”며 이같이 말했다. 박 전 회장은 “얼마 전에 명동을 산책했는데 거의 철시(撤市) 상태에 가깝더라. 내방객이 하나도 없는 상황”이라며 공감했다.

이 후보와 박 전 회장은 지난 14일 서울 동대문의 한 사무실에서 만나 아래 코로나19 위기 극복, 사회 양극화, 탄소중립, 미중 갈등 등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이 후보는 코로나19 장기화 대처 방안으로 “제가 정치를 시작한 이유가 공공의료 때문이었는데 의료방역체계를 충분히 갖추는 게 제1의 과제”라며 “이런 일이 자주 생길 것으로 예측되기 때문에 하나의 산업으로 대비하고 기회로 만드는 것이 중요할 것 같다”고 했다.

기업인들을 향해서는 “코로나가 우리 삶의 일부가 된 사회에 적응할 수 있는 체제를 갖추고, 국제 경쟁력을 갖췄으면 좋겠다”며 “어려운 시기일수록 기업도 조직 구성원에 대한 배려를 좀 더 많이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박 전 회장은 “사회 양극화를 해소하겠다는 이야기에 기업들은 걱정부터 한다”고 했다. 이 후보는 “양극화가 심화하면 시장 전체가 위축된다. 파이를 키워야 한다. 그 길을 찾는 것이 정치가 할 일”이라고 답했다.

이 후보는 기업들이 ‘탄소 중립’을 우려한다는 박 전 회장의 이야기에는 “이명박 정부 때부터 탄소 발생을 줄여야 한다고 했는데 실제로는 안 하면서 국제적 부담이 커졌고, 이제 피할 수 없다”고 했다. 대신 탄소부담금 일부를 관련 기업들의 산업 전환에 지원하는 방식 등을 검토할 수 있다고 했다.

외교·안보 분야에 대해서도 대화를 나눴다. 이 후보는 “한미동맹은 가장 기본이며 선택의 여지조차도 거의 없다시피 하다”면서도 “미중 충돌 시 양자택일하지 말아야 한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제3의 선택지를 만들어낼 만큼 우리 역량이 된다”는 것이다. 이어 “국력은 상당 정도 갖췄고, (여기에다) 대통령을 포함한 정치 책임자들의 용기와 현명함, 결단이 제3의 선택을 가능하게 할 것으로 믿는다”고 했다.

박 전 회장은 “외교 현안에 대해 정부가 대처하거나 입장을 천명할 때 항상 걱정이 된다”며 “정부의 정치적, 수사적 표현이 상당한 갈등을 불러오는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 후보는 “그게 제일 문제”라며 “외교·안보 문제에 정략적으로 접근해 불필요한 긴장과 갈등을 유발하거나 공연한 보복을 유발할 필요가 없다. 그런 행위들이 심판받지 않고 이익이 되다 보니 반복되는 측면이 있는 것 같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