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닥이냐 대세하락이냐..13개월째 지킨 '2,800P' 사수에 달렸다
외인·기관 '팔자' 장중 2,817까지
금리인상 압박에 글로벌 증시 약세
"호재보다 악재에 더 민감한 시장
3월까지는 변동성 확대 대비해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발 긴축 공포에 짓눌린 코스피가 미국 기술주의 급락 등의 악재에 반응하며 2,800선까지 추락했다. 1%만 더 내리면 지난 13개월간 지켜온 2,800선까지 무너질 수 있다는 공포 속에서 투자 심리가 위축된 것은 물론 추세 하락에 대한 불안도 싹트는 모습이다. 전문가들은 금리 인상 압박이 시작된 가운데 글로벌 증시를 주도하는 미국 증시의 조정은 당분간 국내 증시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2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28.39포인트(0.99%) 내린 2,834.29에 거래를 마쳤다. 종가 기준으로 2020년 12월 29일(2,820.51) 이후 최저치로 내려앉았다. 장중에는 외국인과 기관의 매도세가 거세지며 2,817.11(-1.59%)까지 급락했다. 코스닥 역시 이날 15.85포인트(1.65%) 내리며 전날의 강한 반등(24.80포인트)의 대부분을 반납했다. 양대 증시는 외국인·기관의 쌍끌이 매도세로 인해 끌어 내려졌다. 코스피에서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2,232억 원, 6,436억 원치를 순매도했고 코스닥에서는 각각 3,214억 원, 635억 원을 팔아치웠다. 개인이 코스피·코스닥 양대 증시에서 각각 8,969억 원, 3,793억 원을 순매수했으며 지수 하락을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전문가들은 코스피의 하락이 국내의 문제가 아니라 미국 연준발 긴축에서 비롯된 글로벌 증시 전반의 투자 심리 약화에서 비롯됐다고 보고 있다. 실제 올 들어서만 미국 나스닥이 9.53% 내린 가운데 일본의 닛케이225(-4.41%), 중국 상하이종합지수(-3.22%), 대만 자취엔지수(-1.75%) 등 글로벌 증시 전반이 약세로 전환했다.
금리 인상 압박이 트리거가 된 증시는 우크라이나를 둘러싼 미국·러시아 갈등 등 지정학적 리스크가 발생하고 미국 빅테크에 대한 반독점 규제가 상원 법제사법위원회를 통과하는 등 다양한 악재들이 겹치며 진폭이 점점 커지고 있다. 실제 투자자들의 위축된 심리 상태를 나타내 일명 ‘공포지수’로 불리는 코스피200변동성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7.62% 오르며 19.36을 기록해 20선 돌파를 눈앞에 뒀다. 지난해 12월 6일 이후 최고치다.
황승택 하나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은 “금리 인상에 대한 우려가 바닥에 있다 보니 호재보다 악재에 민감한 시장이 됐다”며 “넷플릭스만 하더라도 실적이 나쁘지 않지만 가입자 수가 적어졌다는 점이 과도하게 부각되며 시간 외 거래에서 20%가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실제 이날 코스피는 인터넷·게임 등 성장주가 금리 인상 부담으로 휘청이던 가운데 증시 버팀목 역할을 했던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반도체 주가 각각 1.44%, 4.80% 급락하며 부정적 영향을 받았는데 전날 미국 증시에서 마이크론이 5.48% 급락한 것에서 원인을 찾고 있다. 넷플릭스의 폭락도 국내 스튜디오드래곤(-3.72%) 등 콘텐츠 주 약세에 영향을 미쳤다.
증권가에서는 연준이 금리 인상을 단행해 불확실성이 사라지기 전까지는 이 같은 변동성 장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김지산 키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연준이 올 3월 금리를 한 번에 0.5%포인트씩 인상하는 ‘빅스텝’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도 있어 불안은 계속 커지는 모습”이라며 “미국이 실제로 금리 인상을 단행할 것으로 보이는 3월까지는 악재가 과잉 해석되면서 변동성이 커지는 장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변동성이 커질 수 있는 구간이기에 공격적으로 투자에 나서기보다는 조금 더 인내하거나 현금 확보 등을 통한 조정 리스크에 대비할 것을 조언하기도 했다. 김학균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일시적 조정일지 변동성이 더 커질지 불확실하지만 지금 같은 때는 내 자산을 모두 주식으로만 가져가서는 안 될 것”이라며 “현금을 일정 이상 자기 형편에 맞게 높이는 전략을 가져가기를 권한다”고 말했다. 오태동 NH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체감상으로 장이 안 좋은 것처럼 느껴질 수 있지만 현재를 기준으로 보면 주식시장이 과매도 구간에 놓여 있기에 지금은 매도에 나서기보다 좀 더 기다릴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경미 기자 kmkim@sedaily.com정혜진 기자 sunset@sedaily.comCopyright © 서울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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