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조 추경안 의결한 날.. 35조로 늘리자는 여야

이희경 2022. 1. 21. 1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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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6·25 전쟁 이후 첫 '1월 추경'
이재명 "국민의힘 '35조 추경' 공감"
모든 대선후보들에 긴급회동 제안
11조 국채발행.. 국가채무 50.1%
선거 앞두고 돈풀기 경쟁 비판 일어
정부가 사회적 거리두기로 매출이 감소한 소상공인 지원 등을 위한 14조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추경)안을 21일 확정했다. 1951년 1월 6·25전쟁 당시를 제외하면 1월에 추경안이 편성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정부가 71년 만의 1월 추경을 편성한 것은 한계에 다다른 소상공인을 위해 긴급 재정지원이 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정부는 지난해 초과세수가 발생한 데 따른 ‘원포인트 추경’이란 점을 강조하고 있지만, 당장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국민의힘이 제안한 35조원 규모의 추경 편성을 논의하자”며 대선 후보 긴급회동을 제안하고 나섰다. 국민의힘도 신년 추경 증액에 찬성하고 있어 3월 대선을 앞두고 ‘묻고 더블로’식의 돈 풀기 경쟁이 펼쳐지고 있다. 향후 국회 심의·의결 과정에서 난항이 예상된다.

정부는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임시 국무회의를 열고 14조원 규모의 추경안을 의결했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정부는 9조6000억원을 투입해 매출이 감소한 소상공인·소기업 320만곳에 300만원을 지급할 계획이다. 집합금지, 영업시간 제한 등 손실보상 대상 업종뿐 아니라 여행·숙박업 등 손실보상 비대상 업종까지 포함된다. 정부는 아울러 방역조치 장기화로 심각한 손실이 예상되는 영업시간 및 인원·시설 이용제한 업종을 위해 손실보상 손실보상액도 1조9000억원 추가로 늘렸다.

또 코로나19 중증환자 병상을 2만5000개로 늘리고, 먹는 치료제 40만명 추가 구매 등을 위해 1조5000억원이 투입된다. 오미크론 변이 대응 등을 위한 예비비 1조원도 추경안에 반영됐다.
정부는 지난해 예상보다 약 10조원의 초과세수가 추가로 발생해 이번 추경을 추진했다고 밝혔지만, 적자국채 발행이 불가피하다. 지난해 발생한 초과세수는 올해 4월 결산을 거친 후에야 활용할 수 있기 때문에 일단 빚을 내야 한다. 정부는 14조원 중 11조3000억원은 국채를 발행해 조달하고, 나머지 2조7000억원은 공공자금관리기금(공자기금) 여유분으로 충당할 계획이다.
이번 추경으로 국가 재정지표엔 빨간불이 켜졌다. 총수입(553조6000억원)은 그대로인데 추경으로 총지출이 621조7000억원으로 늘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의 통합재정수지 적자는 68조1000억원으로 증가하고,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 비율도 기존 50.0%에서 50.1%로 올라 역대 최고치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시장 혼란을 최소화하기 위해 국채 발행 시기를 최대한 분산할 계획이라고 밝혔지만,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기조에 따라 통화당국과의 ‘정책 엇박자’ 논란도 이어질 전망이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1일 정부서울청사에서 2022년 추가경정예산안에 대해 브리핑을 하고 있다. 왼쪽은 권덕철 보건복지부 장관. 기획재정부 제공
정부가 추경안을 의결하자마자 정치권에서는 “추경 규모를 늘려야 한다”며 증액론이 터져나왔다. 민주당 이 후보는 “국민의힘이 제안한 35조원 규모의 추경 편성에 100% 공감하고 환영한다. 모든 대선 후보에게 긴급회동을 제안한다”며 정부와 야당을 동시에 압박하고 나섰다. 이 후보는 이날 국회에서 당 코로나19 위기대응특위 긴급점검회의를 주재한 뒤 기자회견을 열고 “당이 30조원을 요청했는데 (정부가) 국채 발행 관련한 비용 조달이 어렵고 야당 눈치를 봐서 결국 14조원으로 규모가 줄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후보는 추가 재원 마련 방법에 대해 “차기 정부 담당자가 하게 하면 된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이 추경 증액을 주장하면서도 적자 국채 대신 세출 구조조정으로 재원을 마련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자 중재안을 내놓은 것이다. 국민의힘도 추경 증액을 요구하면서 소상공인·자영업자 손실보상률을 현행 80%에서 100%로 확대하고 손실보상 하한액을 현행 50만원에서 100만원으로 늘려야 한다는 입장이다. 정의당은 이 후보의 긴급회동 제안에 “조건 없이 만나서 토론하길 기대한다”며 환영 입장을 밝혔다.

세종=이희경 기자, 이동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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