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사음식·자녀돌봄은 여성 몫?"..제주 남성 세대 차이 '뚜렷'

홍수영 기자 2022. 1. 21. 1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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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가원, 제주지역 남성문화에 대한 기초 연구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 / 뉴스1 © News1

(제주=뉴스1) 홍수영 기자 = 제주지역의 제사 문화와 ‘궨당 문화’가 지역사회 내 남성의 역할과 문화를 재생산하고 있지만 젊은 세대일수록 성평등 의식이 높아지고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특히 제사문화와 자녀돌봄, 가정 내 의사결정에서의 성 역할에 대한 고정관념은 연령대가 높을수록 확고한 것으로 나타났다.

21일 제주여성가족연구원이 공개한 이해응 연구위원의 ‘제주지역 남성문화에 대한 기초 연구’에 따르면 제주 남성의 성역할에 대한 인식 차이가 세대별로 뚜렷하게 나타났다.

연구진은 2019년 시행된 성평등 의식 실태 설문조사를 2차 분석한 결과 제주 남성 20대와 60대의 인식 차이가 가장 큰 영역은 Δ자녀돌봄 Δ의사결정 Δ제사문화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성 역할에 대한 고정관념을 보면 ‘여성은 자신의 직장생활보다 어린 자녀를 돌보는 것을 더 우선시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아내가 생계를 책임져도 가정의 중요한 결정은 남편에게 맡겨야 하는 것은 아니다’라는 질문에 20대 남성 대다수는 ‘그렇다’(3점 이상)라고 응답했다. 반면 60세 이상 남성은 ‘그렇지 않다’(2점 이하)는 응답이 많았다.

‘제사의례는 주로 남성이 담당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제사음식은 주로 여성이 담당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는 질문에는 60대가 20대보다 0.64~0.75점 낮게 부정적으로 답해 전통적인 성 역할에 대해 고정관념이 확고한 것으로 조사됐다.

사회 내 성역할 인식을 알아보는 ‘남성은 약한 모습을 보일 수 있다’, ‘이성 데이트에서 남성이 주도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는 질문에는 두 문항 모두 남성 인식 점수는 3점(그렇다) 미만인 각각 2.70점, 2.82점을 기록했다.

이에 대한 남성의 세대별 인식 차이도 컸다. 20대 남성 대다수는 ‘약한 모습을 보일 수 있다’(3.02점)고 응답했으나 60세 이상은 ‘보일 수 없다’(2.37점)는 응답이 많았다.

데이트 주도에 대해서도 20대는 ‘남성이 주도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3.19점)라고 답했으나 60세 이상은 이보다 0.67점 낮은 2.52점으로 인식 차이를 보였다.

다만 경제·자녀돌봄 자립에 대해서는 모든 연령층의 남성이 3점(그렇다) 미만으로 나타났다.

‘여성이 경제적으로 자립하는 것은 중요하다’는 질문에는 연령별로 2.89~2.70점을 기록했으며 ‘남성 혼자서 아이를 돌볼 수 있어야 한다’는 질문에 연령별 점수는 2.59~2.79점으로 나타났다.

이는 동일 실태조사 결과 만 9세 이하의 아동을 주로 돌보는 사람이 ‘엄마’가 79.6%로 대부분이고 그 다음으로 외조모·친조모(8.2%)로 나타나 주로 여성인 현실과 맞닿아 있다.

심층면접 조사에서도 가족 내 성역할 교육방식, 제사의례 간소화 필요성에 대해 남성 세대별 인식 차이가 나타났다. 다만 세대를 막론하고 장남과 아들로서의 의미를 강조하는 경험을 하고 장남과 기타 아들의 서열 역할 구분, 집안 대소사 의사결정권한 등에 대한 인식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연구진은 제주 남성문화는 조상의 벌초, 명절 제사 등 제례를 둘러싼 배경에 의해 ‘남성의 성 역할 규범’이 재생산되는 구조를 보인다고 밝혔다.

특히 가부장적 혈연관계를 기반한 친인척 관계인 ‘궨당문화’는 사회적 관계를 형성하고 유지하는 데 남성 중심적 연대와 인적 네트워크에 크게 영향을 미친다고 분석했다.

또 성 평등 문화 정착을 위해서는 남성의 세대별 특성을 고려해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10~20대 중반의 경우 성인지적 교육 환경을 조성하고 프로그램을 통한 성인지감수성을 향상할 수 있는 기회를 갖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30대 이상을 대상으로는 가족 구성원의 성인지 역량을 강화하도록 ‘부모의 자녀 성 인지 벤토역량 강화’ 시범사업 등을 추진할 것으로 제안했다.

40대 이상 사업으로는 전통문화의 대안적 계승과 성인지적 교육을 접목해 성 평등한 명절 제례문화 확산 등을 추진할 것을 제시했다.

gwi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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