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 1644만명 경기 'FM 99.9㎒' 새 주인은

이재철 2022. 1. 21. 1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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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인방송·OBS·경기도 등
민간·공공법인 7파전 양상
고용·일자리 확대 내놓으며
지역 우호여론 만들기 치열
정부, 설 연휴 후 최종 심사
경기도까지 공모 참여하자
민간업체들 촉각 곤두세워
'1644만명을 거느린 경기·인천지역 FM 라디오 사업권이 누구에게 갈 것인가.'

방송통신위원회가 공모 절차를 진행 중인 경기지역 지상파 라디오(FM 99.9㎒) 사업자 선정을 두고 민간과 경기도 등 7개 신청 법인 간 불꽃 튀는 경쟁이 전개되고 있다.

업계는 방통위가 설 명절 연휴가 끝나고 오는 2월에 최종 심사 과정을 거쳐 새 방송사업자를 발표할 것으로 보고 지역민을 상대로 우호적인 여론 조성에 나서고 있다.

특히 7개 신청 법인 중 지방자치단체인 경기도까지 방송 사업권을 가져가겠다고 나서면서 민간사업자들 사이에서는 "순수 배점이 아닌 거대 여당 입김이 작용하는 게 아니냐"며 날 선 반응을 보이고 있다. 새 사업자가 종전처럼 민영이 될지, 아니면 공영으로 전환될지가 핵심 관전 포인트로 부상한 것이다.

방통위는 사업자의 자진 폐업으로 2020년 3월 30일 방송 송출이 중단되자 지난해 새로운 지역방송이 필요하다고 판단하고 새 사업자 공모 절차에 착수했다.

지난해 11월 방통위가 사업자 신청을 받아본 결과, 경인방송·OBS 경인TV·케이방송·뉴경기방송·경기도민방송(민간)과 경기도·도로교통공단(공공) 등 총 7개 법인이 출사표를 냈다. 애초 방통위는 관계기관 의견 조회, 청취자 의견 청취, 심사위원회 심사를 거쳐 올해 1월에 최종 허가 대상 법인을 선정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 감염 확산 여파로 심사위원들이 모처에 모여 합숙 심사를 벌여야 하는 일정이 2월로 순연되는 흐름이다.

7개 법인 중 가장 여론의 주목을 받는 곳은 지자체 자격으로 도전한 경기도다. 경기도는 이번 공모에 외부 법인·단체와 컨소시엄을 구성하지 않고 단독 주주 형태로 신청했다. 사업자로 선정되면 가칭 '경기미디어재단'을 설립해 서울 위주 방송에서 벗어난 지역 밀착형 방송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포부를 밝히고 있다.

이에 맞서 다른 민간 신청 법인은 새 방송사업자 선정 시 관련 일자리 창출과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전환) 등을 앞세워 차별화를 시도하고 있다. 경인방송은 전용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개발과 인공지능(AI) 기반 방송 제작 구축 등을 강조하고 있다. OBS 경인TV는 다음달 최종 심사를 앞두고 종전 사업자(옛 경기방송) 직원들을 전원 고용 승계하겠다는 특단의 계획을 추가로 발표했다.

반면 경기도는 방통위 신청 서류 접수 이후 배점 확대를 위한 추가 계획을 발표하지 않은 상태로, 더불어민주당 소속 인사들이 대언론 기고 등을 통해 여론전을 전개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민주당 정책위원회 부의장 출신 이회수 경기교통공사 상임이사는 최근 기고문에서 "(도민들은) 서울교통방송(TBS)을 부러워하고 있다고 한다. 우리의 소식을 우리가 만들고 우리가 키워가는 경기도형 공영방송을 간절히 원한다"고 홍보전을 벌였다. 경기도의회 민주당 소속 박근철 의원 역시 "경기도의 투자 계획, 지역성, 공영성이 (타 신청 업체 대비) 가장 명확하다는 평가"라는 인터넷 매체 기고문을 냈다. 이재명 민주당 대선후보가 성남시장 재직 시절 성남시 중원구청장으로 발탁된 권석필 현 경기도 자원봉사센터장은 최근 한 경제지 기고에서 "내년 하반기에는 경기공영방송이 (도민들에게) 소식을 들려주길 바란다"고 호소했다.

이에 대해 경쟁 관계에 있는 다른 민간 법인들은 "방송 전문가로 보기 어려운 여당 측 인사들이 논리가 아닌 감성에 호소하는 글로 심사에 부당한 영향력을 끼칠 수도 있다"고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특히 "도가 제출한 것이 가장 명확하다는 평가"라는 검증되지 않은 주장을 펼치는 데 대해 "선을 넘은 언론 플레이"라는 반응이다.

전국언론노조도 최종 심사를 앞두고 잇달아 성명을 내며 저널리즘 복구와 고용 승계, 경영 혁신 등을 강조하며 정부에 공정 심사를 촉구하고 있다. 노조는 지난달 성명에서 "신청 사업자 다수가 지역 행사와 협찬을 통한 수익 전략을 노골적으로 제시했다"며 "(새 사업자는) 달라진 미디어 환경에서 다양한 포맷의 디지털 콘텐츠와 플랫폼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재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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