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님 3500여명 집결 "文 정부가 종교 갈등 부추겨" "국가원수가 교황에 굴욕적인 '알현'"

정은나리 2022. 1. 21. 1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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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의원의 '봉이 김선달' 발언 등에 대한 불교계 반발이 지속하는 가운데, 대한불교 조계종을 비롯한 불교계는 21일 정 의원의 제명과 문재인 대통령의 사과를 요구하는 전국승려대회를 열었다.

승려대회를 주최한 조계종과 참가자들은 결의문에서 현 사태에 대한 문 대통령 사과를 비롯해 정부와 여당의 종교편향·불교왜곡 방지를 위한 차별금지법 제정 등 근본 대책 마련, 전통문화유산 보존·계승을 위한 특단 대책 수립을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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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려대회 찾은 정청래, 조계사 측 거부로 참석 못 해.. 국회서 사과문 발표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 원행스님과 전국에서 모인 승려들이 21일 서울 종로구 조계사 대웅전 앞에서 열린 ‘종교편향 불교왜곡 근절과 한국불교 자주권 수호를 위한 전국승려대회’에 참석해 결의문을 외치고 있다. 뉴시스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의원의 ‘봉이 김선달’ 발언 등에 대한 불교계 반발이 지속하는 가운데, 대한불교 조계종을 비롯한 불교계는 21일 정 의원의 제명과 문재인 대통령의 사과를 요구하는 전국승려대회를 열었다.

이날 오후 2시 서울 종로구 견지동 조계사 경내에서 열린 ‘종교편향 불교왜곡 근절과 한국불교 자주권 수호를 위한 전국승려대회’에는 전국 사찰에서 올라온 승려 3500여명이 참석했다. 대회에서는 현 정부의 종교 편향 주장과 함께 노골적인 불만과 비난이 쏟아졌다.

조계종 원행 총무원장은 “조선조 말 목숨을 내놓고 천주교인들을 보듬어 준 통합과 자비, 포용의 불교는 다종교 국가인 대한민국에 종교 간 분쟁이 없는 모범국가의 토대를 제공해왔으나 지금 어디에도 불교계 헌신의 결과를 찾아볼 수 없다”면서 “온전히 전통문화를 계승 발전하기 위해 문화재 보호법으로 인정받은 문화재구역입장료도 ‘통행세’로 치부 받기에 이르렀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런 과정의 중심에 정부가 있다. 기회는 불평등했고, 과정도 불공정했으며, 결과도 정의롭지 못했다”며 “전통문화를 보존 계승해야 할 정부가 앞장서 종교 간 갈등의 원인을 제공하고 부추기며 책임을 전가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한국불교종단협의회 사무총장 도각 스님은 “대통령이 청와대에서 취임 축복 미사를 드리고, 해외순방길에는 빠짐없이 성당을 방문하며, 국가원수로서는 매우 굴욕적인 ‘알현’이라는 표현까지 써가며 우리 민족의 평화를 교황에 부탁하는 등 특정 종교에 치우친 행보를 해왔다”며 “대통령 개인의 종교적 신념이 공공의 영역에 투영되어 정부와 공공기관의 사업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말했다.

승려대회를 주최한 조계종과 참가자들은 결의문에서 현 사태에 대한 문 대통령 사과를 비롯해 정부와 여당의 종교편향·불교왜곡 방지를 위한 차별금지법 제정 등 근본 대책 마련, 전통문화유산 보존·계승을 위한 특단 대책 수립을 요구했다.

조계종 승려들이 전국승려대회라는 이름으로 한자리에 모인 것은 1994년 종단개혁과 불교자주화를 요구사항으로 했던 승려대회 이후 28년 만이다.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의원이 21일 오후 서울 종로구 조계사 후문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연합뉴스
이번 승려대회는 정 의원의 ‘봉이 김선달’ 발언에 불교계가 반발하면서 촉발했다. 정 의원은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해인사 ‘문화재구역입장료’를 ‘통행세’로 지칭하고 이를 징수하는 전통사찰을 ‘봉이 김선달’이라고 표현해 불교계의 거센 반발을 불렀다.

불교계는 이 발언을 문제 삼으며 정 의원의 제명을 요구하는 상황이다. 여기에 불교계는 지난해 성탄절을 앞두고 문화체육관광부가 천주교의 캐럴 캠페인에 예산을 지원한 것을 두고도 비판을 이어가고 있다. 천주교는 문재인 대통령과 황희 문체부 장관의 개인적 종교라 종교 편향이라는 불만 목소리가 높다.

정 의원은 이날 3시30분쯤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해당 발언에 대해 불교계에 공개 사과하며 머리를 숙였다. 정 의원은 같은 날 2시 송영길 민주당 대표 등과 승려대회 현장을 찾았으나 조계사 측의 거부로 참석하지 못하고 입구에서 발길을 돌려야 했다. 이후 정 의원은 다시 차량에 올라타 국회로 이동해 사과 기자회견을 했다.

정 의원은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불교계와 갈등을 빚은 3개월여 기간에 대해 “한국 문화의 근간을 이루고 있는 불교 문화재 보존과 찬란한 수행전통을 이어온 불교계 노력과 헌신을 더 깊게 이해한 귀중한 시간이었다”며 “입법 기관의 구성원으로서 불교계 애로점을 경청하고 보다 적극적으로 소통하는 모습을 보이겠다”고 사과했다.

그는 “서로의 오해와 불신이 조금이나마 종식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이 자리에 섰다”면서 “이번 일을 계기로 보다 신중한 의정활동으로 국민께 신뢰받는 국회의원이 되겠다”고 거듭 사과의 뜻을 밝혔다.

정은나리 기자 jenr3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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