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테크 다음 일자리는 '인성'과 '바이오'에서 나온다..'혁신 투자=고수익' 공식 여전히 유효"

이승윤 2022. 1. 21. 16:48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10번째 책 '빅테크 수업' 낸 조원경 울산부시장

"요즘 대선공약이 많이 나오지만 개인도 살고, 기업도 살고, 국가도 살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혁신'에 투자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세계경제포럼(World Economic Forum)이 온라인으로 '다보스 어젠다 2022' 세션을 진행하는 기간에 '혁신'을 주제로 한 책이 또 새로 나왔다. 책 제목은 '앞으로 10년 빅테크 수업'이다.

저자는 지난해 7월 그린테크와 탈탄소 기술들을 소재로 '넥스트 그린 레볼루션'이라는 책을 내 화제가 됐던 조원경 울산시 경제부시장이다. 그는 늘 울산을 "세계경제포럼이 2020년에 아시아 최초, 세계 9번째 제조혁신 도시로 선정한 대한민국 산업 메카"라고 소개한다. 지난해 말 COP26(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 이후 탈탄소 기술이 올해 한층 본격적으로 논의되고 있는 가운데 그에게 다시금 '혁신'을 화두로 책을 낸 이유를 묻자 그는 '개인의 행복'이 중요하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책에서 디지털 아바타, 구독경제, 우주산업, 바이오 산업을 다루는데 모든 주제를 관통하는 키워드가 '나(Me)’인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지난해 출간한 ‘넥스트 그린 레볼루션’이 상당히 트렌드를 앞서간 책이었고, 지금은 온통 탄소중립, 그린프리미엄을 얘기하는 시대가 됐다. 이번에 다음 주제로 '앞으로 10년 빅테크 수업'이라는 책을 내게 된 배경은 무엇인가?

=넥스트 그린 레볼루션은 세계적인 화두인 탄소중립에 관한 이야기다. 대한민국 산업 일번지에서 발생하는 그린 혁명 이야기였는데 이 역시 빅테크 이야기였다. 빅테크(Big Tech)는 미국 정보 기술 산업에서 가장 크고 지배적인 기업, 예를 들어 아마존, 애플, 구글(알파벳), 메타, 마이크로소프트, 테슬라 같은 기업이다. 이 회사들은 전 세계적으로 가장 가치 있는 상장 기업이다. 애플 시가총액이 언제 우리나라 시가 총액을 넘어섰나? 2020년 8월이었다. 2021년 새해 첫 거래에서 애플이 달성한 시가총액 3조 달러는 세계 5위 경제대국 영국의 GDP 보다 많고, 한국의 GDP의 2배수준을 조금 하회한다. 이게 얼마나 달릴지 모른다. 이런 빅테크 기업 몇 개가 세상을 지배하는 시대에 우리가 살고 있다.

우리는 왜 이런 빅테크 기업이 없을까? 과연 우리는 지속가능한 성장의 역사를 쓸 수 있을까? 질문은 여기에서 출발한다. 우리나라 주식 시장에서 바이오기업이 팬데믹으로 엄청 올랐다 죽을 쑤고 있다. 왜 그럴까? 미국은 개방형 혁신을 대표적인 바이오 클러스터를 통해 달성하고 있다. 미국 보스턴과 샌디에이고, 샌프란시스코에 조성된 바이오 클러스터가 주축인데, 이런 문화가 빅 바이오 테크가 번성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고 있다. 앞으로 세상은 한 국가보다도 이런 빅 테크 기업의 영향력이 더 클 것이다. 요즈음 대선을 앞두고 여러 공약이 나오는데 가장 중요한 것은 공정한 혁신 생태계를 만들어 미래 산업 분야에서 빅테크 기업을 만들어야 한다. 그래야 기업도 살고 개인도 살고 국가도 산다.

앞으로 전 세계의 모든 자본과 힘이 어디로 쏠릴 것인가? 이는 그 나라 산업의 경쟁력을 좌우할 것이다. 부의 대이동이란 투자의 관점에서는 어디로 돈이 몰릴 지를 알아야 할 것이다. 개인이 직업을 선택할 때도 자신의 가치를 극대화할 수 있는 분야가 중요하다. 이 책은 '혁신'이란 키워드를 가지고 기업과 개인의 미래를 변화시킬 수 있는 통찰력을 키우고 변화 속에서 기회를 잡도록 도와줄 것이다. 우리나라는 민간의 역동성을 되찾아야 한다. GDP에서 차지하는 정부부문의 크기는 증가하는데 기업 투자나 민간 소비의 역할이 예전만 못하다. 그런데 빅테크가 넘치는 미국의 저력은 무엇일까? 그건 혁신에 기반한 역동성이 사회 변혁을 이끌고 있기 때문이다.

-책에서 혁신을 상당히 강조한다. 어떻게 보면 당연한 말, 자주 사용되는 말이지만, 실제로 혁신하기가 말처럼 쉽지는 않다. 개인에게 의미있는 혁신이란 어떤 방향이어야 한다고 생각하나?

=2021년 블룸버그 혁신지수에서 우리나라는 90.49점으로 60개국 중 1위를 차지하며 전년보다 한 단계 순위가 상승했다. 박근혜 정부 시절도 1위였다. 그러면 우리나라는 혁신적인 기업이 많은가? 4차 산업혁명에서 그렇지 않다고 생각하는 게 일반적이다. 블룸버그 혁신지수는 정부가 GDP에서 얼마나 돈을 쏟아 붓느냐, 특허의 질이 아닌 특허 양, 교육의 효율성을 따진 개념이다. 혁신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인가에 대해 이 책은 생각하고 있다.

'변화에 대한 대중의 수용성'이 혁신 강국이 되기 위한 제 1요소이다. 4차 산업혁명을 맞이하는 정부와 우리 사회의 수용성과 적응능력은 미흡하다. 혁신 생태계를 만들어 주고 비료만 많이 줄게 아니라 꽃을 피우는 토양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기업과 개인이 그런 변화의 주체가 되어야 한다. 혁신기업이 잉태되고 성장할 수 있는 생태계가 마련되지 않은 상황에서의 개별산업 육성을 위한 산업정책은 무의미하다. 정부는 게임의 룰을 정하고 이를 운영하는 심판자 역할에 중심을 두고, 혁신의 주체는 민간이어야 한다. 창의적 역량을 시장경쟁의 토대 위에 배치해야 한다.

이 시대가 필요로 하는 혁신 역량은 개인과 조직의 문제해결 능력, 독창성과 창의에 기반한 개인 간의 협력과 소통, 공감 능력과 풍부한 감성이다. 이 책에서는 그걸 디지털 세상의 연결의 힘(메타버스, 디지털 트윈, NFT(대체불가능토큰) 등), 나와 타인에 대한 공감의 힘(구독경제), 무한 상상의 힘(양자컴퓨터와 우주산업), 뿌리의 힘(유전자 가위, 바이오테크)으로 설명하고 있다. 우리가 나 자신의 문제에 더 근원적으로 접근하고 예측할 수 있는 시대가 되었다. 데이터를 거울이라 생각하고 개개인의 유전자를 비추어 볼 수 있고, 창의력과 독창성으로 뭉칠 때 더 큰 강점을 보여줄 수 있다. 이 모든 것은 모든 게 연결된 디지털 세상에서 그 힘이 배가 된다. 그 4가지 힘이 혁신의 원천이 될 것이다.

-NFT, 웹3.0 열풍이 또 한창이기도 하다. 개인들이 만드는 뉴스레터도 더욱 늘고 있다. 다들 구독경제로 고객을 끌어들이고 싶어한다. 이 같은 크리에이터 이코노미에 참여하고자 하는 개인과 기업들에게 책이 어떤 도움을 줄 것으로 전망하는가?

=3세대 인터넷을 의미하는 웹 3.0은 이른바 '탈중앙화' 기반의 상호 연결된 가상공간이다. 메타버스는 나의 아바타가 활동하는 공간이다. 디지털 트윈은 나와 또 같은 가상 쌍둥이이다. NFT는 진품이라는 현실을 복제하여 블록체인 기술과 결합해 가상현실에서 만든 메타버스의 활동연료이다. 이 책은 네 가지 나를 경영하는 작은 혁신의 이야기라고 생각한다.

서브스택에서 많은 톱 작가들은 그들이 월급을 받고 했던 일들보다 많은 돈을 번다. 낮은 수수료와 열광적인 팬덤의 경제학은 놀라운 일을 한다. NFT는 크리에이터들이 그들의 팬들과 직접 수익화하는 트렌드를 가속화시킬 수 있다. 크리에이터들은 돈을 벌기 위해 NFT와 크립토 기반 경제를 포함해 점점 다른 방법들에 의존하고 있다. NFT는 블록체인 기반 기록으로 미디어 조각을 공유하고 있다. 예술, 비디오, 음악, GIF, 게임, 텍스트, 밈, 코드를 포함해 미디어는 어떤 것도 디지털이 될 수 있다. 암호화폐는 거품이 일고 터지는 사이클의 역사를 갖고 있다. NFT도 오르내릴 가능성이 매우 높다. 블록체인 기반 오너십은 힘을 크리에이터들과 사용자들로 되돌려 준다. 이제 글로벌하게 연결된 사용자와 크리에이터들은 중개인에 의해 구속받지 않는 아이디어로 경제적 가치를 높일 수 있다. NFT와 암호화페는 크리에이터가 돈을 버는 새로운 방식을 제공한다. 이 책은 연결된 세상에서 그런 크리에이터 이코노미를 실현하는데 기반이 되는 원리를 잘 설명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우주개발과 양자, 바이오테크에 대한 챕터가 3번과 4번으로 배치된 것이 특이하다. 각각 어떤 맥락에서 배치된 것인가?

=지구가 닥친 위기와 그 속에 사는 인간의 희망을 생각해 보았다. 우리는 왜 우주로 가려고 하는가. 일론 머스크 같은 사람은 기후 변화에 대한 대응을 이야기 한다. 여하튼 인간의 인식과 도전이 지구에만 갇히지 않아 다행이다. 달과 화성, 더 먼 태양계 밖으로 은하계까지 뻗어 나가는 것은 오래전부터 발생한 인간의 호기심과 욕망에서 비롯되었다. 인간이 삶의 영역을 확장하고, 존재에 대한 답을 스스로 찾아가는 과정이라 하겠다. 이는 험난한 우리 인생 여정을 닮은 것이 아닐까? 상상력의 빈곤은 경제에 활력을 저해한다. 세상과 우주에 대한 인식 수준과 자부심은 상상력으로 무장한 인간이 내적으로 성장할 기회를 말해 준다.

100세 시대다. 누구는 이를 축복이고 누구는 이를 저주라 생각한다. 나아지는 바이오 테크 기술로 삶은 길어지지만 노인빈곤률을 생각하면 가슴이 저며 온다. 바이오산업은 오래전부터 이야기 되고 100세 시대를 맞이하여 발전해야할 유망산업이다. 지금 바이오 신약의 시대를 넘어 유전자 편집의 신약으로 혁명적 변화가 발생하고 있는 시기다. 개인 유전자에 맞게 맞춤형 의약 산업의 발전이 예상된다. 제약·바이오 산업은 2024년 반도체와 자동차를 뛰어넘는 수준으로 확대될 것으로 보이지만 우리나라의 위상은 미약하다. 전통적 제약회사가 의약품 판매를 통해 수익을 창출한다면, 혁신적 치료제 개발에 초점을 두고 있는 바이오테크는 그 성장성이 상상 이상이다. 앞으로 의학은 인간 유전자를 중심으로 발전할 것이다. 유전자는 내 뿌리다. 그 뿌리를 과학적 데이터에 비춰 내게 맞는 예방적 의학과 치료제 개발이 급선무라 하겠다.

-경제학자 펠프스를 인용한 구절도 인상깊다. 식탁위의 경제학자들로 대중들의 사랑을 많이 받기도 했다. 경제학이 대중과 많이 멀어진 시기인것 같기도 하지만, 지금 시기에 의미있는 메시지를 줄 만한 경제학자는 누구라고 생각하나? 펠프스나 다른 경제학자일텐데, 특히 어떤 부분에서 우리 현재시대에 울림을 준다고 생각하나?

=청년들에게 많은 꿈을 주는 경제학자들이다. 강한 역동성과 관련해 에드먼드 펠프스는 경제성장의 역동성을 되찾을 수 있는 방법에 대한 색다른 시각을 보였다. 세계경제에서 공급주의자의 감세도, 케인스주의자의 복지지출도 근본적 해결책이 되지는 못한다고 따끔하게 꼬집었다. 침체를 끝내려면 '대중의 희망과 꿈의 정신'을 회복시키는 혁신의 꿈을 마음속에 심어주는 게 답이라고 주장했다.

포용성과 관련해 인도 출신 아마르티아 센은 불평등과 빈곤 연구의 대가다. 센지수(Sen Index)라고 불리는 지표를 통해 빈곤을 측정한 연구로 주목받았다. 그는 굶주림과 빈곤은 생산 부족보다 잘못된 분배 탓이라고 주장했다. 발전을 논할 때 소득이나 부의 증대가 아닌 자유의 증대를 궁극적인 목적으로 다뤘다. 사람들이 제도적으로 지원을 받아 하고 싶은 사업을 할 수 있고, 그 사업이 성공해 이윤으로 더 많은 사람에게 자신이 원하는 일을 할 수 있는 자유를 주는 것이 지속 가능한 발전이라 생각했다. 그는 이런 것이 가능하려면 당연히 시장의 자율성과 민주주의가 보장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책의 예상독자는 2030인가? 4050인가? 미래세대에게 추가로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관점에 따라서 둘 다다. 4050은 새로운 기술이 무엇인지를 알고 그 미래 세대와 이야기할 준비를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2030은 그들의 이야기이기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나이든 사람들이 젊은 사람들의 생각을 꼭 들여다보아야 할 이유가 있다. 이 책은 그런 생각을 말해 준다. 미래에 뭐가 필요한지 말하는 건 언제나 젊은이들이다. 내 또래 기성세대뿐만 아니라 2030 세대들과도 소통하고 싶다. 한 시대를 이끄는 힘이라 할 수 있는 청년들의 시대정신이 무너지면 더 이상 성숙한 문화, 성숙한 국가는 없다. 이 책애는 청년의 시대정신이라 할 4가지 힘을 이야기 하고 있다. 청년들의 시대정신이 활짝 꽃피워지는 그런 미래를 생각해본다.

-앞으로의 행보가 궁금하다. 기획재정부에 이어 울산시에서도 경제부시장으로서 많은 활약을 했고 책도 많이 냈다. 책을 쓰는 저자로서, 또는 공무원 등 직장인으로서 앞으로 어떤 계획을 가지고 있나.

=일을 하는데 가장 중요한 것은 문제 해결능력이다. 기획재정부에서든 울산시에서든 마찬가지였다. 소소한 소비자피해보상 규정을 개정하든, 한 EU FTA 서비스 협상이나 G20 국제금융체제 분과장을 하든, 문제를 직시하고 풀어나가는 길에 매진했다. 울산에서는 많은 기업을 만나 건설적 협의를 했다. 기억에 남는 국책 사업도 있지만 부유식 해상풍력, 1월 18일 착공한 울산 강동리조트, 지난해 유치한 현대모비스 연료전지 시스템 처럼 실제 울산 주민이나 지역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는 프로젝트는 자부심을 가지게 한다. 앞으로는 미래세대를 위해 학계든 공공섹터든 작가든 상관없이 제대로된 역할을 하고 싶다.

[이승윤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