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종 이방원' 말 논란으로 드러난 제작진의 안전 불감증 [ST현장]

백지연 기자 2022. 1. 21. 1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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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종 이방원' 말 사망 사고에 한국 동물보호 연합이 고발장을 접수했다.

동물보호 연합 측은 "말이 현장에서 심하게 다친 상황임에도 현장에서는 누구도 다친 말을 돌보지 않았다. 심지어 KBS는 2개월 동안 이 사고를 쉬쉬하고 은폐하다 이제야 잘못됐다는 변명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태종 이방원' 말 사망 사고는 동물 연합 측의 고발이 아니었다면 그냥 지나쳐갔을 사고로, 생각해보면 아찔한 사고가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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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종 이방원 / 사진=팽현준 기자

[스포츠투데이 백지연 기자] '태종 이방원' 말 사망 사고에 한국 동물보호 연합이 고발장을 접수했다. 말 못 하는 동물이 고통 속에 죽어갔음을 위로할 수 있는 최선이었다. 해당 사고는 동물 생명 경시를 넘어선 제작진의 안전 불감증에서 비롯된 아찔한 사고다.

지난 19일 동물 자유연대는 성명서를 통해 인기리에 방송되고 있는 KBS1 드라마 '태종 이방원 측이 촬영 중 말을 학대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말이 학대를 당하고 있는 장면이 담긴 영상이 확보됐고 동물 자유연대 측은 이를 공개했다.

공개된 영상은 생각한 것보다도 심각한 수위로 공분을 샀다. 해당 장면은 7회에서 주인공 이성계(김영철)가 말을 타고 가다가 낙마하는 장면. 이 장면은 스턴트맨이 대신해서 촬영을 했고, 촬영 당시 말의 앞 발에는 와이어가 묶여 있었다.

촬영이 시작되고 말의 몸체가 90도로 들리며 머리부터 바닥으로 고꾸라졌다. 말은 의식을 차리지 못했고 위험천만한 촬영이었음에도 현장에서 어느 누구도 말의 안위를 챙기지 않는 모습으로 충격을 더했다. 영상이 퍼져나가면서 '태종 이방원' 측에 비난이 쏟아졌고 말의 현재 상태와 촬영 장면이 담긴 원본을 공개하라는 요구가 빗발쳤다.

논란이 거세지자 KBS 측은 사과와 함께 촬영에 임했던 말은 사고 후 일주일 뒤 목숨을 잃었다는 사실을 고했다. 지난 11월 발생했던 것으로 밝혀진 해당 사고. 참담한 죽음을 맞은 말 사망 사고는 2개월이 지나 누군가 문제를 제기하고 나서야 수면 위에 오른 셈이다. 이에 대중들은 분노했고 '태종 이방원' 폐지를 요구하는 입장까지 빗발치고 있는 상태다.

21일 오후 한국 동물 연합 측은 KBS '태종 이방원' 제작진을 상대로 고발장을 접수했다. 서울 여의도 KBS 본관 앞에 모인 한국 동물보호 연합은 '동물학대 살상 행위를 규탄한다'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한국 동물보호 연합 측은 이날 인간들의 이기심으로 말을 촬영 소품 취급한 만행에 대해 깊은 분노를 드러냈다. 동물보호 연합 측은 "말이 현장에서 심하게 다친 상황임에도 현장에서는 누구도 다친 말을 돌보지 않았다. 심지어 KBS는 2개월 동안 이 사고를 쉬쉬하고 은폐하다 이제야 잘못됐다는 변명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미국 촬영 현장 법을 거론하며 "미국에서는 동물들에게 와이어를 이용해서 말을 고꾸라뜨리는 촬영을 동물 학대로 제재하고 있다. 이 같은 법은 1939년에 제정됐다. 한국은 80년이 지난 현재, 아무런 제지 없이 동물 학대 촬영 기법을 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끝으로 동물보호 연합 측은 법원과 사법부에 강력한 처분을 요구한다며 고발장을 접수했다.

'태종 이방원' 말 사망 사고는 동물 연합 측의 고발이 아니었다면 그냥 지나쳐갔을 사고로, 생각해보면 아찔한 사고가 아닐 수 없다. K콘텐츠가 세계적인 사랑을 받고 발전해나가는 상황, 해당 사고는 이에 부합하지 않는 창피한 수준의 촬영 현장 사고다. 이는 단순히 동물의 생명을 경시했다는 문제에서만 발생한 사고는 아니다. 제작진의 안전불감증이 야기한 대형 사고다.

이 사고로 말은 최악의 경우로 사망했지만 영상을 보면 스턴트맨 역시 위험천만하게 낙마하며 고통을 호소하고 있어 많은 이들의 우려를 자아냈다. 말의 죽음도 안타깝지만 스턴트맨까지 최악의 사고를 겪었다면 이 사태가 어떻게 흘러갔을지 상상하기 힘든 부분이다.

작품에 생생한 현장감을 불어넣는 것도 좋지만 촬영은 가장 기본적으로 안전이 보장되어야 한다. 제작진들의 안일함과 안전 불감증이 사고를 야기했다.

'태종 이방원' 측은 이번 사고에 동물에 대한 생명 경시 사과는 물론이거니와 열악한 제작 환경에 무거운 책임을 갖고 앞으로의 대응책을 내놓아야 할 것으로 보인다.

[스포츠투데이 백지연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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