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대폭 늘어난 전기차 보조금, 절반은 수입차가 가져간다

연선옥 기자 2022. 1. 21. 1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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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올해 지급하는 전기차 보조금의 절반은 수입 자동차 업계에 돌아갈 전망이다.

정부는 전기차 보급을 촉진하기 위해 전기차 보조금 예산을 작년 1조230억원에서 올해 1조7190억원으로 68% 늘렸는데, 남의 잔치를 차려주는 꼴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정부는 올해, 지난해(10만1000대)의 두 배인 20만7500대(승용차 16만4500대)의 전기차에 보조금을 지원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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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올해 지급하는 전기차 보조금의 절반은 수입 자동차 업계에 돌아갈 전망이다. 정부는 전기차 보급을 촉진하기 위해 전기차 보조금 예산을 작년 1조230억원에서 올해 1조7190억원으로 68% 늘렸는데, 남의 잔치를 차려주는 꼴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1위 완성차 업체인 현대차(005380)의 올해 전기차 보급 계획은 7만9000대로, 전체 전기차 보급 계획의 38% 수준이다. 정부는 올해, 지난해(10만1000대)의 두 배인 20만7500대(승용차 16만4500대)의 전기차에 보조금을 지원할 계획이다. 현대차보다 전기차 종류가 적은 기아(000270)의 보급 계획을 합쳐도 현대차그룹이 차지하는 비중은 50% 안팎이다.

현대차가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를 기반으로 처음 제작한 전기차 '아이오닉 5'./조선비즈

나머지 국내 완성차 업체 중에선 쌍용차(003620)가 첫 전기차 ‘코란도 이모션’을 출시했지만 올해 생산 계획은 1000대 수준이다. 르노삼성은 ‘조에’를 판매하고 있고 한국GM의 경우 올해 ‘볼트EV’와 ‘볼트EUV’ 등 전기차를 판매할 계획이지만, 이들 전기차는 모두 해외 공장에서 생산해 수입하는 물량이다.

점진적으로 확대되고 있는 국내 완성차 업체의 전기차 생산 능력보다 정부의 전기차 보급 목표가 더 빠르게 늘어나고 있는데, 그 반사이익은 수입차 업계가 누리게 됐다.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전기차만 판매하는 미국 테슬라는 지난해 우리나라에서 1만7828대를 판매했다. 지난해 현대차 ‘아이오닉 5′와 기아 ‘EV6′ 다음으로 많이 판매된 전기차는 테슬라의 ‘모델3′였다. 올해도 테슬라의 판매 호조가 예상된다.

전기차 전쟁에 본격적으로 합류한 다른 수입 브랜드 역시 올해 다양한 전기차 모델을 출시할 예정이다. 특히 보조금을 받을 수 있는 가격대(8500만원 미만)에서 경쟁이 치열할 전망이다.

볼보와 중국 지리차가 합작해 설립한 폴스타는 이달 ‘폴스타2′를 출시했는데, 가격이 5490만원부터 책정돼 보조금 100%(최대 700만원)를 받을 수 있게 됐다. 폴스타는 올해 국내에서 폴스타2를 4000대 판매하겠다는 목표를 발표했다. 폭스바겐은 전기 SUV ‘ID.4′를 출시할 계획이다. 지난해 ‘EQA’를 선보인 메르세데스-벤츠는 올해 ‘EQB’를 새로 내놓는데, EQB는 보조금을 받을 수 있는 가격대의 EQA와 크게 차이가 나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폴스타가 이번달 국내에 출시한 전기차 '폴스타2'./연합뉴스

업계에서는 우리 세금으로 수입차 업체의 배를 불리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미국 등 다른 나라는 자국 기업을 지원하기 위해 배타적인 보조금 정책을 펼치고 있는데, 우리 정부는 전기차 보급 속도를 높이는 데에만 치중하고 있다는 것이다.

미국 의회는 미국에서 생산된 전기차에만 추가 세제혜택을 주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노동조합이 결성된 미국 공장에서 생산한 전기차와 미국산 배터리를 장착한 경우에만 추가 세제 혜택을 줘 미국 업체의 전기차 판매를 지원하겠다는 것이다.

정만기 한국자동차산업협회 회장은 “우리나라가 자동차 생산국이라는 현실을 감안해 미국과 같이 국내 산업의 이익을 고려하는 정책 목표를 설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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