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취재파일] '관상으로 궁합 알아본다'..김건희 박사논문 내용 논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부인 김건희 씨는 지난 2007년 국민대 테크노디자인대학원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아바타를 이용한 운세 콘텐츠 개발 연구 - '애니타' 개발과 시장 적용을 중심으로>라는 제목의 논문인데, 말 그대로 아바타를 활용한 궁합·운세 프로그램의 개발 방안과 이론적 배경을 다룬 논문이다. 해당 논문에 대해서는 이미 여러 차례 표절 의혹과 적절성 논란이 제기된 바 있다.
대머리 남자와 주걱턱 여자는 궁합이 좋다? 황당 예시
황당한 내용은 이뿐만이 아니다. 논문 88쪽에는 사용자 정보를 바탕으로 'Daily matching'뿐 아니라 'Night matching', 즉 낮과 밤을 나누어 적합한 상대를 찾아 조언한다는 '맞춤형 서비스' 내용도 담겼다. 어학사전에는 검색되지 않는 용어들인데, 성적인 호기심을 자극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해당 프로그램의 고객층에는 10대도 포함돼 있다. 논문 80쪽에는 '이 운세 콘텐츠의 주요 고객층은 모마일(모바일의 오타로 보임)과 와이브로의 주 이용 연령층인 주로 10대에서 30대 초반의 학생, 직장인, 자영업자, 전문직 종사자를 목표 집단으로 한다'고 써있다.
노무현, 이명박 전 대통령 관상 모델 예시로…'고문 기술자 이근안'도
논문 2장에선 콘텐츠 모델의 '이론적 배경과 선행 연구의 고찰'을 다루고 있다. 주요 내용은 주역과 음양오행에 대한 이해, 주역의 의미, 주역의 효와 팔괘, 주역의 음양 오행사상, 사주, 궁합 및 관상에 대한 이해 등이다. 전체 126쪽 분량의 논문에서 약 20여 쪽으로 6분의 1 정도에 해당하는 분량이다. 논문 나머지 부분에선 연구의 목적과 디지털 콘텐츠로서 운세 콘텐츠 이해, 아바타를 이용한 운세 콘텐츠 시장 조사 등 프로그램 운영에 대한 내용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다만 결론 부분에선 연구 스스로도 인터넷이나 모바일을 통한 관상·궁합 서비스에 대한 인식은 부정적 응답자(36.3%)가 긍정적 응답자(22.3%)보다 높게 나타났다고 서술하고 있다.
교육부 · 국민대, 김건희 논문 · 학위 수여 과정 조사 중…어떤 결론 낼까
이에 대해 국민대 측에 입장을 물었지만 "관련 논문에 대해선 조사가 진행 중이라 답변하기가 어렵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김 씨가 어떤 이론적 근거를 가지고 해당 문건을 작성했는지,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측에 물어봤지만 "논문과 관련해선 따로 드릴 입장이 없다"고 답했다. (※ 보도 이후 국민의힘 선대본부는 "김건희 씨 박사학위 논문의 핵심은 관상·궁합에 관한 내용이 아니고, 미술·디자인 전공을 살려 아바타 생성 프로그램을 만들고 시장에 활용하는 방안에 대하여 연구한 것이며, 관상·궁합에 대한 내용은 기존의 서적이나 자료를 참고하였을 뿐"이라는 입장을 추가로 밝혔습니다.)
김 씨의 해당 박사 학위 수여 과정에 대해선 이미 교육부가 집중 감사를 진행하고 있다. 결과는 다음 주에 발표될 예정이다. 해당 논문의 표절 의혹에 대해서도 국민대 자체 조사가 이뤄지고 있는데, 다음 달 중순쯤 결과가 발표될 것으로 알려졌다. 정치적 배경은 차치하고라도 학위와 논문의 완성도가 갖는 의미는 작지 않다. 대선 후보 부인의 검증 여부를 넘어서 학위 논문은 학계뿐 아니라 사회 전체의 공정성 문제와도 연결되기 때문이다. 교육부와 국민대가 어떤 조사 결과를 내놓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강청완 기자blue@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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