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l.told] '심정지 회복' 에릭센, 브렌트포드 이적 현실화..'감동 실화' 그 이상이다

정지훈 기자 2022. 1. 21. 1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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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포투=Richard Jolly]


경기 도중 심정지로 쓰러졌던 크리스티안 에릭센이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 복귀 초읽기에 들어갔다. 몸 상태는 여전히 미궁 속이지만 얼마 전 승격팀 브렌트포드와 협상을 진행 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에릭센은 지난해 6월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 2020 조별리그 핀란드전에서 갑자기 의식을 잃고 쓰러졌다. 원인은 급성 심장마비. 빠른 응급처치가 없었다면 자칫 더 큰 비극으로 이어질 뻔한 아찔한 상황이었다.


덴마크 주장 시몬 키예르는 에릭센이 쓰러지자마자 곧바로 달려가 기도를 확보했다. 이어 동료들과 함께 에릭센의 모습이 노출되지 않게 그 주변을 둥글게 감싸며 눈부신 리더십과 동료애를 발휘했다. 개막전에서 큰 아픔을 겪은 덴마크 대표팀은 하나로 똘똘 뭉쳤다. 이들은 "에릭센을 위해 뛰었다"고 한목소리를 내며 4강 진출이라는 감동적인 이변을 연출했다.


시간이 흘러 이제 그라운드로 돌아올 시간이 왔다. 에릭센은 심장마비로 목숨을 잃을 뻔한 지 7개월 만에 현역 복귀를 추진하고 있고 브렌트포드가 유력한 행선지로 떠올랐다. 아직은 당연히 걱정스럽지만, 진심 어린 축하를 보낼 만한 일이다. 에릭센이 다시 안전하게 경기를 소화할 수 있다는 것만큼 기쁜 소식은 없을 것이다. 그에게 인생의 두 번째 기회, 제2의 축구 인생이 주어졌다는 말은 진부한 표현일지 모른다. 하지만 진부하면서도 감동적인 것, 그것이 바로 축구다.


앞서 에릭센은 심장에 인공 제세동기를 삽입하는 수술을 받았다. 그러나 이탈리아 세리에A 규정상 심장 제세동기를 장착한 선수는 경기에 출전할 수 없다. 결국, 에릭센은 인터밀란과 계약을 해지하며 자유계약(FA) 신분이 됐다.


만약 지난여름 심장 문제가 없었다면 에릭센은 덴마크 대표팀에서 역대 최다 출전, 최다 득점에 도전할 수 있었다. 이제 그의 시선은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으로 향했다. 최근 에릭센은 인터뷰를 통해 카타르 월드컵에 출전하고자 하는 강력한 의지를 드러낸 바 있다. 출전할 수만 있다면 그는 덴마크 최고의 플레이메이커로서 덴마크 축구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할 수 있을 것이다.


이를 고려할 때 선수 복귀는 월드컵을 위한 수단일 가능성이 크다. 실제로 에릭센은 2018-19시즌 토트넘 훗스퍼에서 UEFA 챔피언스리그(UCL) 결승에 진출했고 2020-21시즌 인터밀란에서 세리에A 우승을 차지했다. 그런 그에게 이전 74년간 1부 리그를 밟지 못한 브렌트포드는 어울리지 않는 듯했다. 하지만 대표팀 발탁이 목표라면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이에 에릭센은 지난해 말부터 친정팀인 덴마크 오덴세에서 개인 훈련을 시작했다. 현재 몸 상태가 어떻든 간에 자신의 클래스와 비전을 잃어서는 안 된다.


한편 브렌트포드에는 덴마크 출신 선수가 대거 포진해 있다. 이른바 '덴마크 향후회'는 에릭센이 복귀하고 팀에 적응하는 데 큰 도움을 줄 것이다. 그리고 현재 브렌트포드는 강등권과 승점 차가 벌어져 있어 에릭센에게 가해질 압박감을 최소화할 수 있다. 게다가 토마스 프랭크 감독이 가동하는 3-5-2 포메이션은 에릭센에게 적합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에릭센의 플레이는 많은 팀에 도움이 된다. 그를 원하는 팀이 상당히 많다는 사실만 봐도 이를 알 수 있다. 추후 몇 개월 동안 에릭센의 순조로운 복귀가 이뤄진다면 다음 시즌에는 더 좋은 팀으로 이적할 가능성이 크다.


에릭센은 그간 꾸준하고 담백한 플레이로 많은 사랑을 받았다. 특히 센스 있는 찬스 메이킹 과 번뜩이는 창의성으로 두각을 드러냈다. 그는 아약스에서의 2010-11시즌부터 토트넘에서의 2018-19시즌까지 9시즌 중 무려 8시즌 동안 도움 TOP10에 들었다. 2014-15시즌을 제외하면 모두 도움 랭킹 10위 안에 이름을 올린 것이다.


또한, 덴마크 국가대표 유니폼을 입고 109경기에 출전해 36골을 기록한 에릭센이다. 그는 미카엘 라우드럽과 피터 슈마이켈이 이끈 덴마크의 황금 세대 이후 현 대표팀을 이끌 명실상부 에이스로 등극했다. 전 덴마크 대표팀 감독이었던 아게 하레이데는 자신이 뽑은 전 세계 최고 선수 TOP10에 에릭센을 선정하기도 했다.


과거 토트넘 시절 에릭센은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감독 체제에서 델레 알리, 손흥민, 해리 케인과 함께 'DESK 라인'을 구성했다. 이들은 토트넘 공격의 상징과도 같았지만, 스포트라이트는 주로 알리, 손흥민, 케인에게 집중됐다. 반면 에릭센의 경우 특유의 침착성으로 과소평가 되는 경향이 있었다. 그러나 토트넘이 아직도 에릭센의 대체자를 찾지 못했다는 사실을 통해 그가 차지하는 비중이 얼마나 컸는지 짐작해 볼 수 있다.


불과 7개월 전만 해도 에릭센에게 문제가 될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그저 평범하게 선수 생활을 이어갈 뿐이었다. 비록 에릭센의 심장은 잠시 멈췄지만, 많은 이들의 심장을 뛰게 할 유일한 방법은 그가 건강히 그라운드로 복귀하는 것이다. 최근 흘러나온 EPL 복귀설에 우리가 알던 에릭센이 돌아올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번역=유다현 에디터


사진=게티이미지


정지훈 기자 rain7@fourfourtw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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