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익률 따라가자' 개인형 IRP, 펀드 등 원금 비보장 투자 65% 급증
[경향신문]
5대 시중은행의 개인형 퇴직연금(IRP) 계좌에서 펀드처럼 원리금이 보장되지 않는 상품에 가입한 규모가 최근 1년 사이 65%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은행 금리보다 높은 수익률을 추구하는 IRP 투자자들이 점차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21일 은행연합회 공시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 개인형 IRP 잔고는 지난해 4분기 기준 28조5445억원으로, 전년 동기의 21조7185억원 대비 31.4% 증가했다. 은행이 개인형 IRP의 세액 공제 및 과세 이연 효과에 대한 홍보를 강화하고, 이런 혜택에 대한 개인들의 관심이 커지면서 가입 금액이 늘어난 것으로 해석된다.
개인형 IRP 계좌에서 원리금이 보장되지 않는 상품에 가입한 금액도 크게 증가했다. 지난해 4분기 원리금 비보장 상품 가입액은 8조5976억원으로, 전년 동기의 5조2087억원 대비 65.1% 늘었다. KB국민은행의 경우 원리금 비보장 상품 가입액이 같은 기간 1조3146억원에서 2조3971억원으로 82.3% 대폭 증가했다.
퇴직연금은 노후를 위해 모아두는 돈이기 때문에 가입자 입장에선 원금 손실을 피하고자 하는 심리가 크다. 실제로 5대 시중은행의 개인형 IRP 잔고를 보면 지난해 4분기 기준 전체의 69.9%가 현금 또는 예·적금 같은 원리금 보장 상품이다.
그러나 이런 자산은 수익률이 너무 낮아 사실상 노후 소득 보장 기능을 하지 못한다는 게 문제로 지적된다. 5대 시중은행의 원리금 보장 상품 수익률은 지난해 4분기 기준 연 0.75~0.94%에 불과하다. 반면 같은 기간 이들 은행의 원리금 비보장 상품 수익률은 연 5.07~6.64%였다.
금융권에선 원리금 비보장 상품 가입액이 급증한 원인을 TDF(타깃데이트펀드) 시장 확대에서 찾고 있다. 예·적금을 고수하던 개인형 IRP 투자자들이 TDF 상품으로 눈을 돌렸다는 얘기다.
TDF는 자산운용사가 가입자의 생애주기에 맞춰 포트폴리오를 구성, 운용하는 펀드다. 은퇴 시기가 가까워질수록 주식 등 위험자산의 비중을 낮추고 채권 같은 안전자산의 비중을 키운다. 이 때문에 TDF는 은행 금리 이상의 수익률을 추구하는 펀드 상품임에도 개인형 IRP 계좌에서 ‘위험자산’이 아닌 ‘안전자산’으로 분류된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TDF는 안정성과 수익률을 고루 잡을 수 있는 상품”이라며 “TDF에 가입하면 전문가에게 퇴직연금 운용을 맡기는 효과까지 있다”고 말했다.
오는 7월 ‘디폴트 옵션’ 제도가 시행되면 TDF 등 원리금 비보장 상품 가입액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디폴트 옵션은 확정기여형(DC) 퇴직연금이나 개인형 IRP 계좌를 가입자가 직접 운용하지 않을 경우 사전에 정한 상품에 자동 투자되는 제도를 말한다. 디폴트 옵션은 퇴직연금 계좌의 수익률을 제고할 수 있는 방안으로 꼽힌다.
최희진 기자 dais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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