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학대 논란에 '태종 이방원' 결방..제작진, 경찰에 고발당해

/사진=동물권단체 '카라' 인스타그램 갈무리

동물권 단체가 말 학대 논란이 불거진 KBS 드라마 '태종 이방원' 촬영 책임자를 경찰에 고발했다. KBS는 이번주 결방을 결정했다.

21일 경찰 등에 따르면 동물권단체 카라는 전날 '태종 이방원' 촬영장 책임자를 동물학대 혐의로 서울 마포경찰서에 고발했다. 카라는 전날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 마포서 앞에서 찍은 고발장 사진을 올렸다.

카라 측은 "KBS는 이번 일을 '안타까운 일', '불행한 일'이라 공식 입장을 표명했지만 이 참혹한 상황은 단순 사고나 실수가 아니라 세밀하게 계획된 연출"이라며 "고의에 의한 명백한 동물 학대 행위"라고 말했다.

이어 "다수 촬영 관계자들에 확인한 바로는 대체로 은퇴한 경주마 등 나이든 말들이 대마업체를 거쳐 촬영 현장에 동원되는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카라는 "동물 역시 고통을 느끼는 존재인 만큼 촬영장에서 쓰이는 소품이나 도구가 될 수 없다"며 "시청자 수신료로 운영되는 공영방송 KBS는 이번 상황을 단순히 '안타까운 일'로 매듭짓지 말고 학대 사실에 관한 법적 책임을 져야할 것"이라고 했다.

말 학대 논란은 '태종 이방원' 7화에 나온 이성계 낙마 사고 장면에서 불거졌다. 촬영장에서는 말의 두 앞발에 와이어를 묶고 말이 달리면 촬영진 여러명이 뒤에서 와이어를 당겼다. 이 때문에 달리던 말은 수직으로 땅바닥에 꼬꾸라져 목이 꺾였고 일주일 뒤 죽었다고 알려졌다.

KBS는 전날 입장문을 내고 "사고에 깊이 통감하고 사과드린다"며 "다시는 이런 사고가 발생하지 않게 다른 방식의 촬영과 표현 방법을 찾겠다"고 밝혔다.

KBS는 오는 22~23일 편성한 태종 이방원 13·14회를 결방할 예정이다. 7회 다시보기 서비스도 중단했다. 오는 24일에는 동물권 단체들과 면담하고 사고 재발 방지 대책을 논의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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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진 기자 zk007@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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