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은 알겠는데 이름 기억 못 한다면..'이것'부터 확인해라 [최지원의 사이언스톡(talk)]

최지원 2022. 1. 21. 1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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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들어 얼굴은 기억나는데 이름이 기억나지 않는 경우가 많아 곤혹스러운 때가 많아요. 사람을 많이 만나는 직업이라, 업무에도 지장을 줘서 고민이 많습니다."

홍보대행사에 다니는 A씨(34세)는 최근 새로 만난 사람들의 얼굴과 이름을 잘 기억하지 못해 고민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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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노스웨스턴대 연구진 국제학술지 논문 게재


“요즘 들어 얼굴은 기억나는데 이름이 기억나지 않는 경우가 많아 곤혹스러운 때가 많아요. 사람을 많이 만나는 직업이라, 업무에도 지장을 줘서 고민이 많습니다.”

홍보대행사에 다니는 A씨(34세)는 최근 새로 만난 사람들의 얼굴과 이름을 잘 기억하지 못해 고민이 많다. 심각한 병증은 아니지만, 업무상 많은 사람의 얼굴을 기억해야 한다면 인간 관계뿐 아니라 사회 생활에도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이런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 가장 먼저 수면 상태를 확인해야 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노스웨스턴대 연구진은 수면 중 일어나는 기억의 재활성화 과정이 얼굴과 이름을 기억하는 데 큰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 결과를 국제학술지 ‘NPJ 학습과학’ 최신호에 발표했다. 연구진은 ‘깊은 수면을 유지하는 시간’이 가장 중요한 요소라고 했다. 

연구진은 18~31세의 참가자 24명을 대상으로 가상의 라틴 아메리카 수업을 듣는 학생 40명, 일본 역사 수업을 듣는 학생 40명의 얼굴과 이름을 보여줬다. 그리고 모두 낮잠을 자게 한 뒤 얼굴과 이름을 맞추는 검사를 진행했다. 

연구진은 수면 이전에 보여줬던 80명의 학생 얼굴을 포함해 총 230명의 얼굴을 차례로 보여주고, 라틴 수업이나 일본 역사 수업에 참가한 학생인지 혹은 처음 보는 얼굴인지를 분류하도록 했다. 이후 분류된 얼굴 중 기억나는 이름을 맞추게 했다.

그 결과 ‘서파 수면’을 오래 유지한 참가자군이 그렇지 않은 군보다 평균 1.5개 이상의 이름을 더 맞췄다. 서파 수면은 뇌파가 1Hz(헤르츠) 이하로 떨어지는 깊은 수면을 뜻한다. 이 단계에 진입하면 심장박동, 산소 소모량 등이 낮게 떨어지며 뇌가 ‘휴식 상태’로 돌입한다.

연구진은 참가자들이 자는 동안 뇌파(EEG), 뇌전도(EOG) 및 근전도(EMG) 신호를 기록했다. 신호를 분석한 결과, 뇌에서 기억을 활성화하는 효과와 서파 수면을 유지한 시간이 비례하는 것을 확인했다.

수면 장애가 있는 참가자는 오히려 잠을 자는 동안 기억을 활성화하는 데 방해가 된다는 사실도 확인됐다. 연구진은 뇌의 신호를 이용해 분석한 수면의 질, 시간 등을 종합해 수면장애지수를 개발했다. 참가자의 수면장애지수가 높을수록 기억 활성화 효과는 떨어졌다. 

연구를 주도한 켄 팔러 노스웨스턴대 교수는 “무호흡과 같은 일부 수면 장애를 포함해 밤에 자주 깨거나 깊이 잠들지 못하면 기억력이 손상될 수 있다”며 “이번 연구는 수면 장애가 사람의 얼굴과 이름을 기억하는 데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20년 수면 장애로 진료받은 국내 환자 수는 65만8675명이다. 2015년 51만4000명과 비교해 14만명 가량 늘었다. 20~30대의 젊은 층의 환자도 크게 늘었다. 전문가들은 기억력이 떨어지는 것 외에도 당뇨 비만 심근경색 등 다양한 질환이 수면과 관계가 있어, 수면 장애가 심각한 경우 병원을 찾아 해결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최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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