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영기의 과유불급] '선관위 7:1:0' 완전히 기울어진 운동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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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선관위(위원장 노정희)의 흑역사를 쓴 문제적 인물은 두 사람이다.
한 명은 대법관 겸 중앙선관위원장을 지내고 현재 대장동 사건의 피고인 신분으로 전락한 권순일(63). 다른 한 명은 선관위 상임위원 임기를 꼬박 채운 뒤 무슨 욕심이 남았는지 비상임위원을 하겠다고 들이대고 있는 조해주(67)다.
중앙선관위 멤버는 상임위원 1명(임기 3년)과 선관위원장을 포함한 비상임위원 8명(임기 6년) 등 9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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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저널=전영기 편집인)
중앙선관위(위원장 노정희)의 흑역사를 쓴 문제적 인물은 두 사람이다. 한 명은 대법관 겸 중앙선관위원장을 지내고 현재 대장동 사건의 피고인 신분으로 전락한 권순일(63). 다른 한 명은 선관위 상임위원 임기를 꼬박 채운 뒤 무슨 욕심이 남았는지 비상임위원을 하겠다고 들이대고 있는 조해주(67)다. 나아갈 때와 물러날 때를 모르는 공직자의 말년은 추하다. 헌법기관으로서 정치적 중립성과 독립성을 지키려고 애쓰는 2900명 선관위 직원의 수치라고 할 수밖에 없다.
문 대통령 비호로 연명에 목매는 조해주 선관위원
한국과 같은 자유민주주의 정치체제에서 권력을 견제하는 마지막 보루는 대법원이고 최초의 장치는 선거관리기관이다. 선거는 국민에 의해 권력이 탄생하는 과정. 선거관리가 불공평하면 국민은 신생 권력을 믿을 수 없게 된다. 이런 권력은 국민과 내전 상태에 빠지거나 국민에 대한 일방적 지배 즉, 독재나 전체주의로 변질하기 일쑤다.
권순일은 2020년 9월 대법관을 퇴직하면 겸임하던 중앙선관위원장도 함께 내려놓는 예외 없는 관행을 깨고 선관위원장직만은 유지하고 싶다며 정치권에 로비를 하던 사람이다. 결국 들통이 나 실패했다. 권순일 밑에서 상임위원을 시작한 조해주도 3년 임기가 끝나는 2022년 1월 관행을 깨고 비상임위원을 해보겠다며 안간힘을 쓰는 중이다.
중앙선관위 멤버는 상임위원 1명(임기 3년)과 선관위원장을 포함한 비상임위원 8명(임기 6년) 등 9명이다. 상임위원은 임기를 마치면 바로 선관위에서 퇴장하는 관행이 1999년 이래 뿌리내렸다. 상임위원의 엄중한 책무상 그것이 마지막 자리여야 한다는 인식 때문이다. 문제는 조해주가 사의를 표했는데 임명권자인 문재인 대통령이 반려한 데 있다. 비상임위원으로 3년 더 일할 수 있게 길을 터준 것이다.
조해주는 어떤 사람인가. 2017년 문재인 대선 캠프 백서에 이름이 올라 처음부터 정치적 편향성이 의심되던 인물이다. 야당이 인사청문회 참여를 거부했으나 대통령이 임명을 강행한 최초의 선관위원이기도 하다. 조해주의 선관위는 2020년 4·15 총선 때 야권의 '민생파탄' 구호가 위법이라는 유권해석을 내렸다. 반면 여권의 '친일청산'은 허용했다. 2021년 4·7 서울시장 보궐선거 땐 오세훈 야당 후보의 세금 과다 납부를 공개 게시토록 했다. 야당은 오 후보가 체납이라도 한 사람처럼 오인케 하는 편파적 결정이라고 반발했다.
3·9 대선, 공정한 선거관리 와해될 수 있어
조해주의 사의 전달과 중앙선관위의 엄중한 관행을 뭉개버린 문 대통령의 반려 조치는 3·9 대선에서 공정한 선거관리 기능의 와해를 가져올 수 있다. 조해주가 비상임 선관위원으로 남는 데 성공할 경우 선관위는 '여권 7: 중립 1: 야당 0명'으로 집권세력한테 현저하게 유리한 구성이 된다. 여권 7명은 조해주를 포함해 문 대통령이 임명한 선관위원 3명, 정치적으로 친여인 김명수 대법원장 지명 선관위원 3명, 국회에서 선출된 여당 추천 선관위원 1명을 합한 숫자다. 중립 1명은 국회에서 여당과 야당이 합의 추천해 선출한 선관위원을 말한다. 야당 0명은 국민의힘이 제 몫으로 추천한 선관위원 후보를 민주당이 선출을 거부함으로써 아무도 없게 된 상태다. 이렇게 완전히 기울어진 선관위를 필자는 30여 년 정치부 기자 생활을 하면서 본 적이 없다. 사람들은 지금 여론조사 수치 게임에 빠져 권력 탄생에 의문을 남길 불공정한 선관위 구성에 대해 거의 관심이 없다. 문 대통령의 부당한 선거 개입을 경계하고 선관위 흑역사의 주인공인 조해주를 물러나게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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