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칩에 채취하던 고로쇠 수액, 요즘은 1월 하순부터 채취..이상기후 영향
[경향신문]
과거에는 주로 경칩을 전후해 채취하던 고로쇠나무 수액을 최근 들어 1월 하순부터 채취하는 경우가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지구온난화 속에 이상기후가 이어지는 것이 핵심 요인으로 지적된다.
산림청 국립산림과학원 산림바이오소재연구소는 이상기후로 밤과 낮의 일교차가 큰 날이 잦아지면서 고로쇠나무의 수액 채취 시기가 과거 경칩 전후에서 1월 하순으로까지 앞당겨졌다고 21일 밝혔다. 경칩은 양력 2·3월인 경우가 많고 올해는 3월 5일이다. 고로쇠나무 수액 채취가 1달 이상 앞당겨진 셈이다.
연구소의 조사 결과, 경남지역에서는 최근 고로쇠 수액의 채취가 시작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소 관계자는 “2월 하순에서 경칩이 있는 3월 상순 사이에 주로 채취하던 고로쇠 수액을 최근 들어 1월부터 채취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산림바이오소재연구소의 연구 결과, 고로쇠나무에서 나오는 수액의 양은 밤의 최저기온이 영하 2.14℃ 이하, 낮 최고기온이 영상 10.6℃ 이하의 조건에서 일교차가 10℃ 이상 나타날 때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경태 산림바이오소재연구소 연구사는 “고로쇠 나무가 영하의 추운 밤에 수축돼 있다가 낮 기온이 상승하면서 팽창할 때 수액이 많이 나온다”면서 “최근 기후변화의 영향으로 일교차가 큰 날이 이어지면서 고로쇠 수액이 많이 나오는 시기가 빨라진 것으로 분석된다”고 설명했다.
이런 현상은 고로쇠 나무의 잎이 열리는 시기와도 관계가 있다. 고로쇠 수액은 보통 잎이 열리기 시작하면 나오지 않는다. 이 연구사는 “과거에는 보통 경칩이 지나면 고로쇠 나무의 잎이 열렸는데 요즘에는 지구온난화 등의 영향으로 그 시기가 2월로 앞당겨졌고, 수액이 나오는 시기도 빨라졌다”고 설명했다.
산림바이오소재연구소는 최적의 고로쇠 수액 채취 시기를 파악하기 위해 2015년부터 대기와 토양의 온·습도와 수액 양의 관계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연구소 관계자는 “고로쇠나무 수액이 나오는 시기가 빨라지는 현상은 5년전부터 관찰되고 있다”고 밝혔다.
서정원 산림바이오소재연구소장은 “고로쇠 수액을 많이 채취하는 12개 지역 등 전국 14개 지역을 대상으로 온·습도 등 대기조건과 수액 생산량을 정밀 조사한 뒤 적정 채취 시기 예측 모델을 개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고로쇠 수액은 뼈에 좋다고 해서 ‘골리수’라고도 불린다. 마그네슘·칼슘 등 다양한 미네랄 성분을 함유하고 있어 관절염·이뇨·변비·위장병·신경통·습진 등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윤희일 선임기자 yhi@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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