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이나 모빌리티] 5억 넘는 수퍼카 중국 질주..람보르기니도 롤스로이스도 없어서 못 판다
지난해 이탈리아 람보르기니, 영국 롤스로이스 등 대당 가격이 수억 원인 외국 수퍼카들이 중국에서 질주했다. 웬만한 럭셔리카 브랜드는 중국에서 역대 최대 판매량을 기록했다. 2년간 계속된 코로나 대유행 속에 중국 부유층은 럭셔리카를 사들이며 높은 소비력을 과시했다.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인 중국에서 수요가 급증하며, 고가 차 브랜드들은 지난해 연간 최고 실적을 냈다.
람보르기니는 2021년 전 세계에서 8405대를 판매했다. 2020년(7430대) 대비 13% 증가한 역대 최대 판매량이다. 지난해 중국 시장(홍콩·마카오 포함) 연간 판매량은 935대로, 1년 전 대비 55% 늘었다. 중국은 지난해 국가별 판매량에서 독일(706대)을 제치고 2위 시장으로 올라섰다. 람보르기니는 독일 폴크스바겐그룹 소속이다. 1위를 유지한 미국(2472대)의 절반에도 못 미치지만, 시장 성장률은 중국(55%)이 미국(11%)보다 훨씬 높다.
중국에서 가장 잘 팔린 모델은 람보르기니의 첫 SUV 우루스(Urus)다. 현재 중국에서 2021년형 우루스 기본 가격은 294만 위안(약 5억5100만 원)이다. 우루스는 지난해 전 세계에서 5021대가 팔린 최고 인기 모델이다.
람보르기니는 매년 중국 차주만을 초대해 로드 트립 행사를 열 정도로 중국 시장을 챙긴다. 지난해 7월엔 우루스와 수퍼 스포츠카 우라칸(HURACAN), 아벤타도르(AVENTADOR)를 모는 중국 차주 42명이 실크로드 중심지였던 중국 북서부 닝샤후이족자치구 인촨에서 네이멍구자치구 텅거리사막까지 5일간 800km 이상을 줄지어 달렸다. 밤에는 최고급 호텔에서 잠을 자고 다음 날 또 사막과 초원을 가로지르는 여행이다. 람보르기니가 2015년부터 중국 고객만을 초청해 여는 ‘에스페리엔자 지로 차이나(Esperienza Giro China)’ 투어다.
독일 BMW 산하 영국 롤스로이스도 지난해 중국 판매량 기록을 갈아치웠다. 중국뿐 아니라 미국·유럽 등 주요 시장에서 주문이 늘며, 전 세계 판매량은 전년 대비 49% 증가한 5586대에 달했다. 이 회사 117년 역사상 최고 실적이다. 지난해 10월 최고급 세단 블랙 배지 고스트(Black Badge Ghost) 출시 후 주문이 급증했다고 한다. 스테디셀러인 팬텀(Phantom)과 컬리넌(Cullinan) 인기도 이어졌다.
롤스로이스는 지난해 10월 중국에서 한 부부인플루언서(온라인 유명인)를 광고에 등장시켰다가 거센 역풍을 맞았다. 부부가 컬리넌 SUV를 타고 중국 북서부 여행을 하는 내용인데, 롤스로이스 구매자를 비롯한 중국 네티즌이 이들이 롤스로이스 품격에 맞지 않는다고 비판하면서다. ‘급에 맞지 않는’ 사람들을 광고에 써, 자신들의 품위까지 떨어졌다는 것이다. 중국 부동산 재벌 왕젠린 다롄완다그룹 회장의 아들 왕쓰충도 소셜미디어에 이 광고를 “저급하다”고 하며, 앞으로 롤스로이스 차를 사지 않겠다고 썼다.
롤스로이스 차는 주문 후 받기까지 보통 수개월에서 1년 이상 걸린다. 회사 측은 올해 3분기 이후까지 이미 주문이 밀려 있다고 밝혔다. 토르스텐 뮐러 외트뵈슈 롤스로이스 최고경영자는 최근 “영국 굿우드 공장을 완전 가동 중이지만, 오늘 우리 차를 주문하면 1년 후에나 받을 수 있다”고 했다. 구매 수요가 너무 많아 차를 산 후에도 한참을 기다려야 한다는 것이다. 롤스로이는 내년 4분기쯤 출시할 첫 완전 전기차 스펙터(Spectre)도 큰 관심을 끌 것으로 예상했다.
영국 벤틀리도 2년 연속 최고 판매 실적을 올렸다. 지난해 전 세계에서 2020년(1만1206대) 대비 31% 증가한 1만4659대를 팔았다. 그중에서도 중국 시장에서 가장 좋은 성적을 거뒀다. 지난해 벤틀리 중국 판매량은 4033대로, 2020년(2880대) 대비 40% 늘었다. 미국 판매 증가율(39%)을 앞질렀다. 중국과 미국 시장이 벤틀리 전체 판매량의 57%를 차지했다.
중국에선 3억 원에 달하는 최고급 SUV 벤테이가(Bentayga)와 세단 플라잉 스퍼(Flying Spur)가 가장 많이 팔렸다. 벤틀리는 지난해 자동차 업계를 강타한 차량 반도체 부족 영향도 거의 받지 않았다고 밝혔다. 벤틀리는 “폴크스바겐그룹이 자원을 배분할 때 핵심 요소는 수익성이며, 그런 면에서 벤틀리가 우선권을 갖기 때문에 우리가 필요한 반도체를 모두 공급 받았다”고 했다. 벤틀리는 독일 폴크스바겐그룹 소속이다. 폴크스바겐그룹에서 판매량이 가장 많은 폴크스바겐 브랜드는 지난해 반도체 공급난으로 공장을 제대로 돌리지 못해 연간 판매량이 490만 대로 8.1% 감소했다. 특히 최대 시장인 중국 판매량은 14.8% 줄었다.
독일 스포츠카 브랜드 포르셰도 지난해 중국 판매량이 9만5671대로 8% 늘었다. 전 세계 판매량은 11% 증가한 30만1915대로 집계됐다. 포르셰는 지난해 중국 진출 20년을 기념해 ‘포르셰 911 터보(Turbo) S’ 중국 특별판을 내놓기도 했다. 중국 특별판 가격은 311만4500위안(약 5억8500만 원)부터 시작했다. 포르셰는 중국 소비자의 특징으로 더 젊고 여성이 많고 기술을 중시한다는 점을 꼽았다.
올리버 블루메 포르셰 CEO는 지난해 초 중국에 공장을 짓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포르셰를 사는 중국인은 독일에서 만든 포르셰를 좋아하는 것이기 때문에, 중국 제조 비용이 싸다고 해서 중국으로 생산기지를 옮길 이유가 없다는 얘기다. 포르셰는 모회사 폴크스바겐그룹 연간 이익의 40%를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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