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엔솔, 현대차보다 GM 합작사에 '입김' 더 센 이유

안준형 입력 2022. 1. 21. 11:02 수정 2022. 1. 21. 1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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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와 합작사는 공동기업 분류 '동업'
GM과 합작사는 자회사..실질적 지배력
지분 50% 출자했어도 의결권 절반 넘어

합작회사(Joint Venture)는 LG에너지솔루션의 주요 투자 전략 중 하나다. 완성차 회사와 합작사를 설립해 안정적으로 배터리 시장 점유율을 늘리면서 공동 투자로 투자비를 줄일 수 있어서다. 

눈길을 끄는 대목은 전기차 '심장' 배터리의 합작사에서 투자자 중 누가 더 큰 '목소리'를 내느냐다. LG에너지솔루션이 완성차 회사와 설립한 배터리 합작사를 보면 지분을 '50대 50'으로 절반씩 투자하더라도 영향력의 강도가 다르다. 

LG에너지솔루션은 현대차와 설립한 배터리 합작사보다 제너럴모터스(GM)와의 합작사에 더 큰 '지배력'을 가지고 있다. 합작사 설립 때 맺은 약정에 따라 주도권이 갈린 것으로 분석된다.

/그래픽=유상연 기자 prtsy201@

지분은 반반이지만…

LG에너지솔루션이 완성차 회사와 설립한 합작사는 2곳이다. 2019년 말 GM과 설립한 얼티엄 셀즈(Ultium Cells LLC), 2021년 현대차와 세운 'PT.HKML 배터리 인도네시아(PT.HKML Battery Indonesia)'이다.

얼티엄 셀즈는 올해 40GWh규모 배터리 생산능력을 갖춘 1공장을, 2024년 40GWh 생산능력을 갖춘 2공장을 각각 미국에 건설하고 있다. 'PT.HKML 배터리 인도네시아'는 2024년부터 10GWh 규모의 배터리를 생산할 수 있는 공장을 자카르타 인근 지역에 짓고 있다.

두 합작사의 공통점은 50대 50의 지분 구조다. 

얼티엄 셀즈는 LG에너지솔루션의 미국 자회사(LG Energy Solution Michigan Inc)와 GM이 지분을 절반씩을 투자했다. 출자금 18억4950만9000달러(2조1085억원)를 두 회사가 절반씩 나눠 내고 있는 것이다.

'PT.HKML 배터리 인도네시아'는 LG에너지솔루션이 지분 50%를, 나머지 절반은 현대모비스 25%·현대차 15%·기아 10% 등 현대차그룹이 각각 투자했다. 투자금 11억달러(1조1700억원)를 LG에너지솔루션과 현대차그룹이 분담한 것이다.

이들 두개 합작사에 대한 LG에너지솔루션 입김의 세기는 다르다. 우선 LG에너지솔루션은 회계장부상 'PT.HKML 배터리 인도네시아'를 '공동기업'으로 분류하고 있다.

공동기업은 쉽게 말해 동업이라고 보면 된다. LG에너지솔루션과 현대차그룹이 50%씩 출자해 합작사를 만들어 이사회 참여 등에 대한 영향력을 공동으로 행사할 수 있다.

반면 LG에너지솔루션은 얼티엄 셀즈를 '종속기업'으로 분류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이 얼티엄 셀즈를 실질적으로 지배하고 있다는 의미다.

약정 따라 의결권 과반수 확보

LG에너지솔루션이 GM과 지분을 절반씩 가지고 있는 얼티엄 셀즈를 종속기업으로 분류한 이유는 뭘까. 과반수 의결권을 행사 할 수 있어서다.

두 회사간 맺은 약정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은 얼티엄 셀즈의 의사결정 과정에 '과반수의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다. 지분은 절반만 가지고 있지만 실제 의결권은 절반이 넘는다는 것이다.

최소 지분 보유 기한을 정하기도 했다. LG에너지솔루션과 GM은 합작사 설립 계약 8년 뒤부터 제 3자에게 지분을 양도할 수 있다는 약정을 맺었다. GM이 최소한 8년은 얼티엄 셀즈 지분을 보유하고, 그 뒤부터는 외부에 지분을 팔 수 있다는 것이다.

반면 채무불이행 시 지분을 매입할 수 있는 권리도 있다. GM이 계약조건을 위반하면 LG에너지솔루션이 GM이 보유한 지분을 살수 있다는 것이다. 

실적도 달라진다

합작사가 회계상 어떤 기업으로 분류되느냐에 따라 LG에너지솔루션의 실적이 달라질 수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종속기업인 얼티엄 셀즈를 하나의 기업으로 보고 이 회사의 실적을 연결 재무제표에 반영한다. 얼티엄 셀즈의 매출과 이익뿐만 아니라 자산과 부채 등 모든 것이 LG에너지솔류션 재무실적에 반영되는 것이다. 

반면 공동기업으로 분류된 'PT.HKML 배터리 인도네시아'는 지분법이 적용된다. LG에너지솔루션은 보유 지분율(50%)만큼만 'PT.HKML 배터리 인도네시아'의 순이익을 인식하면 된다.

예컨대 'PT.HKML 배터리 인도네시아'가 100억원의 순이익을 내면, LG에너지솔루션은 50억원을 지분법 이익으로 반영한다.

안준형 (why@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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