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종 이방원' 말 학대에 폐지 요구까지..배우들도 "동물은 소품이 아닌 생명" 성토

강소영 입력 2022. 1. 21. 10:25 수정 2022. 1. 22. 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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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BS1 드라마 '태종 이방원' 촬영 당시 말의 발에 와이어를 달아 강제로 넘어뜨리는 등 말 학대 의혹이 불거진 가운데 해당 말은 촬영 일주일 후 사망한 것으로 알려져 공분을 더 하고 있다.

지난 20일 동물자유연대는 공식 인스타그램을 통해 KBS 드라마 '태종 이방원' 낙마 장면에 대한 말 학대 의혹을 제기하고 당시 촬영 현장 영상을 공개했다.

이어 "말을 강제로 쓰러뜨린 장면은 명백한 동물 학대고, 그동안 지속해서 제기돼 온 촬영 현장에서의 동물학대 문제를 여실히 드러낸 사건"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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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1 드라마 ‘태종 이방원’ 방송화면 캡처
 
KBS1 드라마 ‘태종 이방원’ 촬영 당시 말의 발에 와이어를 달아 강제로 넘어뜨리는 등 말 학대 의혹이 불거진 가운데 해당 말은 촬영 일주일 후 사망한 것으로 알려져 공분을 더 하고 있다.

지난 20일 동물자유연대는 공식 인스타그램을 통해 KBS 드라마 ‘태종 이방원’ 낙마 장면에 대한 말 학대 의혹을 제기하고 당시 촬영 현장 영상을 공개했다. 

해당 말은 뒷다리에 줄이 묶인 채로 달리다 일정 지점에 다다르자, 더는 앞으로 나가지 못하고 앞으로 고꾸라졌다. 말에 타고 있던 배우도 바닥에 떨어지며 심한 충격을 받아 정신을 잃은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몸체가 뒤집힌 채 바닥에 고꾸라진 말은 일어나지 못하고 움직임을 보이지 않았다. 이에 대해 동물자유연대는 “촬영 직후 스태프들은 쓰러진 배우의 상태를 확인하기 위해 급하게 달려간다. 그러나 그 누구도 말의 상태를 확인하는 이는 없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말을 강제로 쓰러뜨린 장면은 명백한 동물 학대고, 그동안 지속해서 제기돼 온 촬영 현장에서의 동물학대 문제를 여실히 드러낸 사건”이라고 비판했다.

동물자유연대는 청와대 국민 청원 게시판에도 ‘방송 촬영을 위해 안전과 생존을 위협당하는 동물의 대책 마련이 필요합니다’라는 제목의 청원을 올렸다. 21일 오전 8시 기준 5만3000여명이 동의한 상태다. 또한 ‘방송 촬영을 위해 동물을 소품 취급하는 K** 드라마 연재를 중지하고 처벌해주세요’라는 제목의 청원도 동의수 3만5000명을 넘은 상태다.

태종 이방원 시청자 게시판에는 방송 중단·폐지를 요구하는 글이 쏟아지고 있다.

배우들도 이에 대한 심각성을 전했다. 배우 고소영은 “너무하다. 불쌍해”라고 나타냈으며, 김효진도 “정말 끔찍하다. 배우도 다쳤고, 말은 결국 죽었다고 한다. 스턴트 배우도 하루빨리 완쾌하길. 촬영장에서의 동물들은 소품이 아닌 생명”이라고 일갈했다. 

영화배우 이병헌 소속사 BH엔터테인먼트 손석우 대표도 동물자유연대가 올린 청원 동참을 촉구하고 나섰다. 손 대표는 “같은 업종에 종사하지만 정말 부끄럽다. 동물에게 폭력적인 현장은 스태프들에게도 배우들에게도 안전할 수 없다. 당신 같은 연출자와 함께 일할 일은 없을 듯”이라는 뜻을 나타냈다. 

한편 이에 대해 KBS는 공식입장을 내고 “‘태종 이방원’ 촬영 중 벌어진 사고에 대해 책임을 깊이 통감하고 사과드린다. 사고는 지난해 11월2일, ‘태종 이방원’ 7회에서 방영된 이성계(김영철 분)의 낙마 장면을 촬영하던 중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KBS 측은 “낙마 장면 촬영은 매우 어려운 촬영”이라며 “이 때문에 제작진은 며칠 전부터 혹시 발생할지 모를 사고에 대비해 준비하고 확인하는 과정을 거쳤다. 하지만 이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실제 촬영 당시 배우가 말에서 멀리 떨어지고 말의 상체가 땅에 크게 부딪히는 사고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이어 “사고 직후 말이 스스로 일어났고 외견상 부상이 없다는 점을 확인한 뒤 말을 돌려보냈다. 하지만 최근 말의 상태를 걱정하는 시청자들의 우려가 커져 말의 건강 상태를 다시 확인했는데, 안타깝게도 촬영 후 1주일쯤 뒤에 말이 사망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 같은 안타까운 일이 발생한 점에 대해 깊은 책임감을 갖지 않을 수 없다. 이번 사고를 통해 낙마 촬영 방법에 문제가 있다는 점을 확인했다”면서 “다시는 이 같은 사고가 재발하지 않도록 다른 방식의 촬영과 표현 방법을 찾도록 하겠다. 또한 각종 촬영 현장에서 동물의 안전이 보장될 수 있는 방법을 관련 단체와 전문가들의 조언과 협조를 통해 찾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강소영 온라인 뉴스 기자 writerks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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