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중앙은행, 가상자산 사용 및 생산 금지 제안

러시아 이르쿠츠크주 브라츠크에 위치한 가상자산 위탁생산 업체 비트리버의 가상자산 생산 시설.로이터뉴스1

[파이낸셜뉴스] 세계에서 3번째로 가상자산을 많이 생산하는 러시아에서 가상자산의 사용과 생산을 금지해야 한다는 중앙은행 보고서가 나왔다. 러시아 중앙은행은 가상자산이 금융 안정성과 금융 정책 등에 악영향을 끼친다고 지적했다.

미국 경제매체 CNBC 등에 따르면 러시아 중앙은행은 20일(현지시간) 발표한 보고서에서 러시아 영토 내 가상자산 사용과 생산 금지를 제안했다. 중앙은행은 가상자산 시장에서 투기적 수요가 급증하고 있고 피라미드식 시장 구조가 나타나고 있다며 거품 붕괴 위험이 크다고 지적했다. 이어 금융 안정성과 국민을 위해 모든 금융기관이 가상자산 관련 거래를 하지 못하게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앙은행은 이러한 제재를 위해 가상자산 거래소 폐지까지 언급했다. 이와 관련해 세계 최대 가상자산 거래소인 바이낸스는 규제 당국과 계속 논의중이며 이번 보고서로 인해 러시아 가상자산 사용자의 권익을 논의할 수 있게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러시아 중앙은행의 엘리자베타 다닐로바 금융안정부문 대표는 가상자산 보유 자체를 금지하는 규제는 아직 구상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러시아는 현재 미국과 카자흐스탄에 이어 세계에서 3번째로 가상자산을 많이 생산하는 국가다. 러시아 중앙은행은 국민들이 연간 거래하는 가상자산 규모가 50억달러(약 5조9700억원)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중앙은행측은 가상자산 생산에 막대한 전기가 필요하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최선의 방법은 러시아에서 가상자산 생산을 금지하는 것이다”고 밝혔다.

CNBC 등 외신들은 러시아가 중국의 정책을 따라한다고 의심했다. 앞서 중국이 지난해 9월 모든 가상자산 거래 및 생산을 전면 금지했다. 다닐로바는 “지금으로서는 중국 방식의 가상자산 금지 조치를 추진할 의도가 없다”며 “우리가 제안한 방식만으로 충분하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