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눈]"LG엔솔 청약? 그딴거 안합니다" 이 악문 LG화학 주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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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였다 하면 "청약했어요?" 묻는다.
"10년을 LG화학 주식 보유하고 있었어요. 저도 예전부터 배터리 성장가능성 보고 투자했는데 어느날 갑자기 이 사업부를 분리해서 새 회사를 만들더니, 상장하면서 저한텐 아무 혜택도 안 주네요. 제가 그거 1주, 2주 받자고 여기저기 눈치작전 하면서 청약해야 한다는 사실이 너무 어이가 없어요. 제가 청약을 안하는 건 회사에 대한 항의의 의미입니다." LG화학 소액주주 중 한명은 이같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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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대폰 보조금도 신규와 기존가입자 차별하면 처벌받는데.."
(서울=뉴스1) 강은성 기자 = 모였다 하면 "청약했어요?" 묻는다. 지인들과의 단톡방도 온통 "몇주나 받을 수 있을까? 어디가 유리할까?"라는 물음이 주를 이룬다. 대한민국 증시 사상 최대 규모로 기업공개(IPO)를 진행하면서 일반 공모주 청약에서 무려 114조원의 천문학적인 증거금을 끌어모은 LG에너지솔루션(이하 LG엔솔) 얘기다. 그야말로 '청약 광풍'이었다.
이런 상황을 취재하던 중 정반대로 LG엔솔 청약에 냉정한 투자자들을 만날 기회가 있었다. 이들은 "그딴거(LG엔솔 청약) 안해"라고 잘라말했다.
"10년을 LG화학 주식 보유하고 있었어요. 저도 예전부터 배터리 성장가능성 보고 투자했는데 어느날 갑자기 이 사업부를 분리해서 새 회사를 만들더니, 상장하면서 저한텐 아무 혜택도 안 주네요. 제가 그거 1주, 2주 받자고 여기저기 눈치작전 하면서 청약해야 한다는 사실이 너무 어이가 없어요. 제가 청약을 안하는 건 회사에 대한 항의의 의미입니다." LG화학 소액주주 중 한명은 이같이 말했다.
아예 확성기와 피켓을 둘러메고 시위에 나선 LG화학 소액주주들도 있었다.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 앞에서 'LG화학 물적분할 반대, LG에너지솔루션 상장 반대'를 외치던 LG화학 소액주주 대표자는 "알짜사업부를 물적분할해서 기존 주주들의 가치를 훼손하고 주가가 하락한 것도 너무 억울한 일이지만 신규 분할회사를 상장하면서 얻는 천문학적인 이익을 대주주와 회사만 가로채고 주주들은 외면해버리는 작태는 도저히 묵과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이어 "해외처럼 물적분할을 할 때 기존 주주들에게 일정부분 지분을 부여하는 것까지는 바라지도 않고, 하다못해 기존 LG화학 주주에게 '신주인수청구권'이라도 부여해야 하는 것 아니냐. 이런 상황에서 1주 받자고 공모주 청약에 참여하라니 너무 화가 난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국내 증시가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겪는 여러가지 요인 중 '주주의 이익'을 외면하는 기업의 행태도 한 몫을 한다. 선진 시장의 경우 기업 이익이 주주에게도 곧바로 분배된다는 강한 신뢰관계가 형성돼 있다. 반면 주주의 이익을 훼손하는 행위는 막대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으로 이어져 기업의 존립 자체를 흔든다.
즉 물적분할로 핵심사업을 떼어 내더라도 그로 인한 수익이 주주가치를 높이는 결과를 가져온다면 주주들이 반대할 이유가 없는 셈이다.
기존 주주를 보호하는 방법으로는 신주인수청구권 혹은 주식매수청구권을 부여하거나 '주주 우선 공모제' 등 여러가지 방안이 있지만 법적, 제도적 장벽에 가로막혀 시행하는 것이 쉽지는 않다.
다만 LG화학이 기존 주주를 보호하기 위해 백방으로 노력했음에도 제도적 한계에 가로막혀 어쩔수 없이 신규 공모금액 12조7500억원을 100% 차지하게 된 것으로는 보이지 않는다.
전문가들은 "LG화학의 경우 물적분할 과정에서 기존 소액주주들과 이해관계 충돌에 관한 충분한 소통이 이뤄지지는 않았던 것 같다"고 지적했다.
휴대폰을 하나 교체할 때도 신규가입자에게만 보조금을 수십만원 주고 기존가입자에게는 보조금을 주지 않으면 '이용자 차별행위'로 사업자가 처벌을 받는다. 지난 2020년 방송통신위원회는 이용자차별행위를 한 통신3사에 역대 최대 규모의 과징금 512억원을 부과한 바 있다.
하물며 회사 '주주'다. LG화학이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어떤 실효성 있는 주주환원책을 내놓을지 지켜볼 일이다.
esther@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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