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의, 바다에 의한 세상의 모든 역사

이재성 2022. 1. 21. 0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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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의 모든 역사는 육지 관점으로(만) 쓰인 역사다, 라고 이 책은 선언하는 듯하다.

지구 표면의 4분의 3을 차지하는, 생명의 근원이었으나 종말의 시원이 될 가능성 또한 높아진 바다를 제외하고 인간의 역사를 기술할 수 있을까.

<대항해 시대> 등의 저서로 '해양 사학'을 개척하고 있는 주경철 서울대 교수의 새 책 <바다 인류> 는 "바다의 관점으로" 다시 쓴 방대한 인류사로서 오랜 연구 성과를 대중적 눈높이로 집대성한 역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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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 인류
인류의 위대한 여정, 글로벌 해양사
주경철 지음 l 휴머니스트 l 4만6000원

지금까지의 모든 역사는 육지 관점으로(만) 쓰인 역사다, 라고 이 책은 선언하는 듯하다. 지구 표면의 4분의 3을 차지하는, 생명의 근원이었으나 종말의 시원이 될 가능성 또한 높아진 바다를 제외하고 인간의 역사를 기술할 수 있을까.

<대항해 시대> 등의 저서로 ‘해양 사학’을 개척하고 있는 주경철 서울대 교수의 새 책 <바다 인류>는 “바다의 관점으로” 다시 쓴 방대한 인류사로서 오랜 연구 성과를 대중적 눈높이로 집대성한 역작이다.

바다의 관점으로 역사를 서술한다는 것은 아프리카의 초원에서 빠져나와 거대하고 검푸른 물결의 장벽을 처음 접한 호모 사피엔스의 마음으로부터 출발하는 것이다. 주 교수는 인류가 생각보다 훨씬 일찍부터 바다를 건넜다고 말한다. 현생 인류 이전에 지구에 살았던 호모 에렉투스도 “의도적인 항해를 했을 가능성이 있다. 유럽의 크레타섬에 들어간 호모 에렉투스 혹은 인도네시아의 플로레스섬에 들어간 호모 플로레시엔시스는 뗏목을 이용하고 노를 젓지 않았다면 바다를 건너는 게 불가능했으리라고 추론한다.”

동서고금의 바다에서 일어난 디테일 가운데는 이순신의 거북선이 우연의 산물이 아님을 알 수 있는 대목도 있다. 1279년 몽골의 2차 일본 원정 때 고려에서 출항한 동로군은 70%가 살아 돌아갔는데 중국의 강남군은 30~40%만 귀환했다. 중국에서 만든 배들이 쉽게 부서지고 쪼개졌기 때문이었다.

야심찬 기획을 뒷받침하는 튼실한 사료와 도판들이 상상의 날개에 카메라 렌즈를 달아 준다. 책의 영어 제목은 ‘A MARITIME HISTORY’다. 바다의 역사, 뭔가 웅장해지는 느낌이다.

이재성 기자 s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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