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어보는 말이에요? [우리말 톺아보기]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우리말은 끝까지 들어 봐야 무슨 말인지 알 수 있다고 한다.
우리말은 서술어가 문장의 끝부분에 나오는데, 서술어가 어떠한 종결 표현을 갖춰 나타나느냐에 따라 문장의 의미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분명 의문형 어미와 억양의 끝을 올리는 의문 종결형 표현을 사용하였음에도 아이는 이것이 대답을 꼭 하지 않아도 되는 말이라고 받아들인 것이다.
문법적으로도 우리말은 끝까지 잘 듣고 그 의미를 잘 헤아려 소통해야 하는 예의 바른 언어라고 할 수 있겠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우리말은 끝까지 들어 봐야 무슨 말인지 알 수 있다고 한다. 우리말은 서술어가 문장의 끝부분에 나오는데, 서술어가 어떠한 종결 표현을 갖춰 나타나느냐에 따라 문장의 의미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정보나 생각을 단순히 전달하는 문장은 평서문, 듣는 사람에게 행동을 지시하는 문장은 명령문, 같이 하자고 요청하는 것은 청유문, 느낌을 표현하는 문장은 감탄문, 그리고 흔히 듣는 이에게 대답을 원하는 문장을 의문문이라고 한다.
아이가 말을 안 듣기에, "이러면 엄마가 속이 안 상하겠어?"라고 조금 언성을 높였다. 잘못인 것을 알고 있기에 이미 주눅이 든 아이는, "엄마, 그건 지금 대답하라고 물어보는 말이에요?"라고 조심스레 묻는다. 분명 의문형 어미와 억양의 끝을 올리는 의문 종결형 표현을 사용하였음에도 아이는 이것이 대답을 꼭 하지 않아도 되는 말이라고 받아들인 것이다. 이처럼 의문형 종결 표현으로 나타나지만, 물음에 꼭 대답해야 하는 의문문은 아닌 것을 '수사 의문문'이라고 한다.
"오랜만에 얼마나 신날까?"는 말하는 사람의 감탄 의미를, "이게 무슨 난리야?"는 혼잣말을, "그만 울고 뚝 하지 않을까?"는 듣는 사람에게 명령 의미를 전달하는 기능을 하는 수사 의문문들이다. "이거 하나 못 사줄까?"는 강한 긍정을, "공든 탑이 무너지랴?"는 강한 부정을 전달하는데, 역시 답변을 요구하지 않고 강한 긍정 진술과 강한 부정 진술을 내포하고 있는 반어법으로 표현되고 있어서, 이때의 수사 의문문은 '반어 의문문'이라고도 한다. 문법적으로도 우리말은 끝까지 잘 듣고 그 의미를 잘 헤아려 소통해야 하는 예의 바른 언어라고 할 수 있겠다.
박미영 국립국어원 학예연구사
Copyright © 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윤석열, 홍준표 "측근 공천" 요구 거부... 반나절 만에 멀어진 '원팀'
- MBC 스트레이트 "'김건희 녹취록' 후속방송 안 한다"
- [단독] "형이 내기로 했잖아" "양아치" 멤버 반목 고스란히
- 슈주 은혁, 코로나19 확진…"백신 3차 접종 완료한 상태"
- 최홍림 "정수라, 신장 이식해 준다고 울면서 연락... 가족같이 지낸다"
- '태종 이방원' 낙마장면 말 결국 사망… 동물학대 적용될까
- [단독] 박영수, 화천대유 사업 5억 투자... 초기부터 깊숙이 관여
- 北 "핵·ICBM '레드라인' 넘겠다"... 어른거리는 2017년 '한반도 위기' 그림자
- SES 슈 "도박으로 패가망신... 반찬가게 일하며 빚 갚아"
- "방역 위반 논란에도 전국승려대회 강행...조계종, 불순한 의도 있다"